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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이어달리기에서의 따로 또같이

Others/생각의 흐름 2017. 11. 25.

#인생이란이어달리기에서의따로또같이

어릴 적 초등학교 운동회에서의 백미는,
곤봉체조도 아니고 꼭두각시 춤도 아니고 소고 춤도 아니고,
릴레이 달리기 곧 예전에는 계주라고 부르던 이어달리기였습니다.

그러나 관중으로서 열광하는 것과
많은 관중 앞에서 그 경기장 안에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계주 대표 선수가 될 기회가 없었으나,
회사나 교회에서의 친목 운동회에서는
어쩔 도리 없이 이어달리기에서 선수로 뛰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어달리기는 참 재미있는 경기입니다.
대개 4명이 한 팀을 이룹니다.
혼자 잘 한다고 이길 수 있는 경기가 아닙니다.
축구나 배구, 농구 등의 구기 종목과 달라서
팀웍으로 경기를 하는 부분은 바통을 주고 받을 때 뿐이고,
나머지는 대개 각자 자기 차례에서 개인적으로 달려야 하는 경기입니다.

물론 이기면 4명의 팀이 함께 즐거워하고
하나가 되어 기뻐하지만,
계주의 선수는 항상, 혼자 달려야 하는 때가 있습니다.

바통을 넘겨 받아 홀로 달려 나갈 때,
그 때 받는 시선의 중압감은 얼마나 큰지요.
때로는 그 무게에 다리가 엉키어 넘어지기도 합니다.
그 구간에서는 완전히 혼자가 됩니다.
아무도 도와 주지도 도와 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대신해 줄 수도 없습니다.

우리네 삶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통을 넘겨 주고 받는 때, 완전히 우리가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또 절대적으로 혼자가 되어 이를 악물고 달려 나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오랜만에 사랑하는 가족을 다시 만나고, 옛친구와의 해후 같은 즐거운 시간을 가진 후, 즉 바통 터치의 어울림의 단계가 지난 후, 서운하고 허무한 감정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제는 혼자 달려 나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전적으로 내가 책임지고 달려야 할, 자기의 길을 홀로 달려야 할 때 입니다.
그래서 다시 바통을 주고 받아야 할 그 어울림의 시점이 다시 올 때....
너무 늦지 않게, 부끄럼 없게 도착하여 그렇게 바통을 넘겨 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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