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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진정으로 예배하고 찬양하려면

Jesus Christ/주님과 함께 2022. 11. 26.

저는 육 남매의 다섯째입니다.
윗목과 아랫목이 분명하던 제법 큰 방과 부엌 건너편의 작은 방, 이렇게 방 2개짜리 한옥에서 육 남매가 북적대며 자라던 시절이, 예전에는 싫었고 자기 공부방이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지만, 지금은 그립습니다.
한 방에서 함께 살던 육 남매도 차례대로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룬 후에는 한자리에 함께 모이는 것이 무척 어렵게 되었습니다. 아파트로 옮기신 부모님 댁에는 명절에도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경우는 매우 적었습니다. 아들들이 먼저 왔다가 처가로 옮겨갈 즈음해서, 딸들이 시댁에 있다가 잠시 들렸기 때문에 식사 한 끼 함께 할 뿐, 서로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부모님을 통해 전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버지께서 정년퇴임을 하시는 날이나 고희연, 출판기념회 등을 할 때는 무리를 해서라도 모두가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오랜만에 육 남매가 모여서 수다를 떨면 아버지와 어머니는 함께 웃으시다가도 어느 순간에 보면 조용히 안방에 들어가 주무셨습니다. 이제는 다 커서 각자 가정을 이룬 자녀들의 시끌벅적한 소란이 처음에는 좋다가도 시간이 좀 지나면 정신 사나울 수도 있었겠지만, 시댁에서 참한 며느리로 억눌려 지내던 누이들이 큰소리를 내며 마음의 소리를 쏟아내고 육 남매가 함께 어울려 유쾌하게 웃고 떠드는 광경에서 부모님께서 소외감을 느끼신 것은 절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 모습을 기뻐하셨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집, 본가에 왔으면 너희끼리는 떠들지 말고 한 명씩 안방에 와서 부모님을 독대하고 부모/자녀의 정을 부모님과 나누고 가야 한다. 너희들끼리의 교제는 나중에 따로 해야지...'라고 생각하시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에게는 육 남매가 각자의 배우자와 자녀들까지 몰고 와서 옛날처럼 떠들고 (까불고) 박장대소하는 모습에서 화목을 느끼셨고 '사람 사는 재미'를 느끼셨습니다.

 

하나님 아버지께 드리는 교회당에서의 예배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주일에 교회당에 나와서도, 제가 예전에 작은 교회에서 목회자에게 상처받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던 것처럼, '사람은 쳐다보지 않고' '오직 예수님만' 생각하며 예배드리는 것을 하나님이 진정 원하실까요? 아니면 먼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든지 용서하든지 하고, 함께 손잡고 나아와 신령과 진정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을 원하실까요?

 

이전에 다니던 200여 명 출석 규모의 교회에 비하면, 수만 명 재적의 대형교회인 오륜교회 예배는 정말 편안한 익명 예배에 가깝습니다. 옆 자리의 사람을 모르는 것은 당연하고, 교구장 목사님 및 간사님조차 인파 속에서 제대로 찾아 인사하기도 어렵습니다. 혹시 미운 사람이 있더라도 그 사람을 피하는 것은 정말 쉽습니다. 얼마든지 '나는 하나님만 바라보고 교회 다닌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만약에 그레이스 콰이어 봉사가 없고, 순/목장 모임이 없다면 오륜교회에 다니면서도 성도의 교제를 나눌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적을 것입니다. 그러한 신앙생활에서도 하나님을 사랑할 수는 있겠으나, 이웃을 현실적으로 사랑하고 부대끼는 경험을 하거나 하나님을 '함께' 찬양하고 함께 기도하는 신앙 체험을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저 같은 공간에서 같은 교인으로서 같은 시간에 같은 인도자를 따라 찬양하고 예배함으로써, 삶을 나누는 하나의 공동체가 된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긍정적인 답이 쉽게 나오지 않습니다.

 

자녀들이 만일에 서로 다른 형제가 언제 오는지 체크한 후에 미운 사람이 없을 때 본가에 들른다면 부모님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겠습니까? 또 함께 모여서도 서로는 못 본 체하고 부모님께만 이야기 나누고 형제자매와는 그냥 헤어진다면, 그때 부모님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전체 예배와 큰 단위의 단체 예배에 참석할 뿐만 아니라 그레이스 콰이어와 같은 작은 그룹의 모임으로도 모여야 합니다. 또, 콰이어로 모였을 때는 서로 관심을 나타내며, 찬양을 연습할 뿐 아니라 삶을 나누고,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참된 예배와 찬양이 되고 온전히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형편 때문에 부모님 집에 오지 못하는 형제자매의 상황이 좋아져서 다 함께 모이기를 원합니다.(건강이 좋지 않아서, 여러 돌볼 일들이 많아서 콰이어에 다시 함께 하지 못하는 단원들이 모두 다시 함께 모이기 원합니다.) 모이면 다투거나 서로 상처를 주지 않고, 서로 삶을 나누며 서로 힘을 주고 기쁘게 웃는 형제자매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레이스 콰이어가 그렇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나아가서 하나님을 향한 찬양을 연습할 뿐 아니라 서로의 삶을 격려하는 콰이어가 되면 좋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제한적인 실력으로 부르는 찬양 자체에서 얼마나 큰 영광을 바라시겠습니까? 우리의 삶으로 올려드리는 찬양을, 우리가 한마음으로 서로를 기뻐하며 부르는 찬양을 기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그러한 그레이스 콰이어 안에서 우리를 바라보시며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잠잠히 사랑하시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즐거이 부르시며 기뻐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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