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찍을 들지 않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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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s/이것 저것
모래먼지 속의 빈손1959년 영화 〈벤허〉의 전차 경주에는 아홉 대의 전차가 나섭니다. 여덟 기수는 쉴 새 없이 채찍을 휘두릅니다. 벤허의 손에만 고삐뿐입니다.메살라의 채찍이 가장 사납습니다. 그는 검은 말들을 때리고, 나란히 달리는 벤허의 얼굴까지 후려칩니다. 그의 바퀴 축에서는 남의 바퀴살을 갈아버리는 칼날이 돌고 있습니다. 벤허는 네 마리 흰 말을 한 번도 때리지 않습니다. 안타레스, 리겔, 알타이르, 알데바란. 그는 별의 이름을 가진 말들을 이름으로 부릅니다.사랑은 알아보는 일족장 일데림의 말들은 사막의 천막 안에서 가족처럼 자랐습니다. 일데림은 이 말들에게 필요한 사람을 한마디로 말합니다. "채찍이 아니라 사랑으로 다스릴 사람"입니다.벤허의 사랑은 막연한 다정함이 아닙니다. 그는 말마다 속도와 ..
상처 입은 치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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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us Christ/주님과 함께
칼 융이 제안한 ‘상처 입은 치유자(The Wounded Healer)’는 자신의 아픔과 한계를 인정하면서 다른 사람의 회복을 돕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본디 자신의 상처를 피하지 않고 껴안을 때 비로소 타인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뜻이었는데, 나우웬은 이 개념을 가져와 기독교적 사랑의 원리로 발전시켰습니다.자신의 상처를 돌아보고 필요한 돌봄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타인의 고통에 더 겸손하게 다가갈 바탕이 됩니다.상처를 성찰하며 타인을 돌보는 사람에게도 사랑과 도움이 필요합니다. 도움을 주는 일과 도움을 받는 일은 한 사람의 삶 안에 함께 존재할 수 있습니다.상처를 돌아볼 때 공감이 깊어집니다고통의 경험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슬픔과 고립을 이해하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경험이 ..
그것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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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us Christ/주님과 함께
성경 본문 - 여호수아 22:21~30 · 설교자 - 주경훈 담임목사님2026년 10월 4일 들어가며: 사소한 오해가 큰 사건이 됩니다몇 해 전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이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심심(甚深)하다'는 심할 심, 깊을 심 자를 써서 마음의 표현이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하는 일 없이 지루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은 사과를 듣고 오히려 불쾌해했습니다.'사흘'도 그렇습니다. 사흘은 3일인데, '사'라는 소리 때문에 4일로 알아듣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며칠 만에 부활하신 것일까요?누군가 휴대폰을 내 쪽으로 들고 있을 때에도 헷갈립니다. 나를 찍는 것인지, 자기 셀카를 찍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같은 말, 같은 장면을 두고도 우리는 얼마..
기도, 말씀을 삶으로 옮기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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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us Christ/주님과 함께
기도는 하나님께 삶을 맡기는 일입니다기독교에서 기도는 하나님께 자신의 삶을 아뢰고, 말씀에 응답하며, 그분을 신뢰하는 일입니다. 감사와 기쁨뿐 아니라 두려움과 후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기도의 내용이 될 수 있습니다.성경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과 그 말씀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돌보심을 배웠다면 자신의 걱정을 아뢰고, 용서를 배웠다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사랑을 배웠다면 이웃을 위해 도움을 구할 수 있습니다. 기도는 이해한 말씀을 자신의 삶과 연결하는 시간입니다.기도는 그리스도의 은혜를 의지하여 하나님께 나아가는 일입니다.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며, 부족한 모습 그대로 자신의 삶을 아뢸 수 있습니다. 기도를 시작하기 전에 마음이 완전히 정리되어 있을 필요는 없습..
하나님의 집이 왕의 성소가 될 때 - 벧엘에서 묻는 은혜의 기억과 예배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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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us Christ/주님과 함께
성경의 벧엘(Beth-El, 하나님의 집)에는 서로 다른 기억이 겹쳐 있습니다.창세기에서 벧엘은 길을 떠난 야곱에게 하나님이 찾아오신 장소입니다. 그러나 열왕기와 예언서에서는 왕권을 지키기 위한 예배와 우상 숭배가 고발되는 장소가 됩니다. ‘하나님의 집’이라는 이름과, 그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삶이 한 도시 안에 함께 남아 있는 것입니다.이 이야기는 거룩한 장소도 타락할 수 있다는 경고를 들려줍니다. 동시에 묻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기억하며 살아갑니까? 아니면 그 은혜의 기억을 이용하여 지금의 욕망과 권력을 지키고 있습니까?벧엘을 따라가는 일은 옛 성소의 위치를 찾는 여행이면서, 우리의 신앙이 무엇을 섬기고 있는지 돌아보는 여정입니다.하나님의 집은 어떻게 왕의 성소가 되었습니까솔로몬 사후 ..
거실에만 계신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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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us Christ/주님과 함께
여러분의 하나님은 지금 어떤 자리에 계십니까?결혼해서 분가한 뒤에도, 고향 본가에 가면 저는 어느 방이든 편하게 들어가 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서울 저희 집에 오셨을 때는 주로 거실에만 머무셨습니다. 안방에 들어가 좀 쉬시라고 해도 무척 미안해하셨습니다. 저희 부부를 배려하신 마음이었겠지만, 그 모습이 마음 아팠습니다.부모님의 것은 모두 제 것처럼 누렸는데, 제 것은 부모님께 조심스럽게 지켜 주고 존중해 주어야 하는 영역이었던 것입니다. 그것이 슬펐습니다. 부모님께 "이 방에서는 편히 계십시오" 하고 특별히 자리를 정해 드려야 했던 일이 너무나 송구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도 저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을까요? 하나님이 머무실 자리를 제가 정해 드리고, 그 바깥으로는 들어오지 않으시기를 바라면..
김은생 (金殷生) 개인 블로그
In His St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