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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리채우다 보골채다 우리 고향의 따뜻한 말들... "어머, 너 어디 사니?" 어제 퇴근길 아파트 놀이터에서 너무 귀여운 아이와 마주쳤을 때 내가 무심코 뱉어낸 말이다. 억양도 스스로 놀랄 만큼 매우 서울틱했다. 서울에서는 그토록 깔끔한 서울말과 악센트를 사용하지만, 익산 톨게이트만 타고 있는 차가 지나가면 내가 말하는 습관이 확 바뀌곤 했다. "워메... 야는 워디 산댜...?" 같은 상황에서 고향 아파트에서라면 내가 할 법한 표현이다. 보고리채다 초등학교 동창 밴드에서 고향을 지키고 있는 두 친구가 재미있는 사진을 밴드에 올리고 내리고... 이른바 고향 표현으로 '찢고 까불고' 하는 도중에 한 친구가 얘기했다. " 그러면 나도 너 보고리챈다!" 그 댓글을 보고 빵 터졌다. 이것이 얼마 만에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으로 보는 .. 2014. 8. 2.
초원의 빛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 갔습니다. 몸에서는 제2차 성징이 나타나고, 호르몬의 변화는 스스로 감내하기 어려웠습니다. 몸뿐 아니라 마음도 크게 흔들렸습니다.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상투적으로 표현하는....그런 상태요.그 때 학교 앞 문구점에서 예쁜 그림에 아름다운 시가 적혀 있는 카드를 하나 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흠뻑 빠졌습니다. 시편23편이 내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듯이, 워즈워드의 초원의 빛은 내 중학교 시절 완전히 외워서 읊고 다니던 사춘기의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 비가 갠 후 이 시가 마음에 줄줄 흐릅니다. '초원의 빛'이라고 영화에서는 번역했지만, 사실은 '풀잎의 반짝임' 또는 더 나아가 '풀속의 번뜩임'(Splendour in the grass)이 원 제목에 맞고 그 .. 2014. 7. 26.
나에 대한 두번째 그림 나에 대한 두번째 그림....을 보았습니다. 친구들의 얘기를 통해. 영어를 잘 하든 못 하든, 영어로 꿈을 꾸든 아니면 영어를 듣기만 해도 골치가 아프든, 여기 이 유명한 링크를 꼭 보세요. http://youtu.be/XpaOjMXyJGk 제 눈에 여러분이 어떻게 보였는지... 제 눈에 보인 여러분은 분명 모두 두번째 그림과 같은 모습입니다. 지루해도 끝까지 보세요. 그리고 화장실로 가서 가장 밝은 불을 켜고 문을 잠그고 수돗물을 틀고 거울을 보세요. 거기... 두번째 그림보다 아름다운 생생한 사람이 있습니다. 눈가에는 자글자글 주름이 잡혔고 곳곳에 검버섯과 기미가 가득해도, 팔자주름에 턱살은 쳐졌고 목의 주름은 어릴 적 할머니 모습이 떠오르게 하더라도... 서울에서 30년을 살아도 여전히 시골티를 벗.. 2014. 7. 22.
한국교회의 현 모습 2012년 한국교회 교인들이 교회에 처음 나가게 된 시기는 주로 결혼 이후부터였고 교회 출석 동기는 다른 사람의 전도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교인 4명 중 1명만 십일조 생활을 철저히 하고 있었고 음주 흡연 이혼 등 윤리적 문제에 대해선 점차 관용적 태도를 보였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는 지난 19일 서울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에서 ‘2012 한국인 종교생활과 의식조사’ 중 기독교인의 신앙·의식 조사결과를 추출 분석해 발표했다. 한목협이 지난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를 보면 교인들의 의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교인들은 다른 문제보다 음주 흡연 이혼 문제에 높은 허용도를 보였다. 14년 전에 비해 수치상 가장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 것은 이.. 2014. 4. 5.
어느 쪽으로 돌고 있을까요? 어느 쪽으로 돌고 있을까요? 시계반대방향으로 돌고 있는 모습이 보이면 좌뇌형이고, 시계방향을 돌고 있는 것으로 보이면 우뇌형이래요. 저는...처음에는 둘 다 보여요. 사실은 누구나 둘 다 보입니다. 훈련에 따라서. 2014. 4. 5.
우물쭈물...오역이 감동은 더 컸는데...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라고 적혀 있다던 버나드 쇼의 묘비.... 일부러 영문을 찾아본 적도 있었습니다. "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stayed around long enough'가 충분히 오래 머문다는 뜻처럼 보였지만... '우물쭈물'이 맞나 보다...라고 넘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어떤 글을 보고... 다시금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역이라니... “내 오래 살다 보면 이런 일 (죽음) 생길 줄 알았다니까" 오역의 변형이지만 소설가 이기호 님의 단편소설 제목이 더 재미있습니다. "갈팡질팡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2014.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