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어떤 소원이 있어 기도하다가 어떻게 기도를 하는 것이 옳은지 판단이 서지 않아서 기도를 쉬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불치의 병을 앓는 분이 있습니다. 그분은 의식도 없이 중환자실에 있습니다. 안락사 논쟁의 대상이 되는 상황입니다. 하나님께 그분을 위해 기도할 때, 처음에는 이분이 속히 치유되기를 기도하지만 그 상태가 여러 해 지속되면서 무의식 속에서도 너무 고통스러울 그분의 상황을 생각하면 '속히 하나님 품에 안기게 해 주세요'라는 무서운 내용을 완곡하게 표현한 기도가 생각납니다. 그러면 이렇게도 저렇게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고, 자신의 믿음 없음만을 한탄하며 기도를 멈추게 됩니다. 더 나쁜 상황은 하나님을 원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B.
어제는 '믿음'에 대한 노진준 목사님의 설교를 유튜브를 통해 들었습니다.
설교 시작 전의 기도에서 '제 설교가 절대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니,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메시지'가 분명하게 드러나게 도와주소서'라고 간구하는 데서 제 마음의 감동과 동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교회와 성경에서 말하는 '믿음'은 (단순한) '지적 동의'인지, 아니면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에 대한) '인격적 신뢰'인지에 대해 풀어나가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마음으로 받아들인 메시지는 '굳센 믿음은 지적 동의의 강력함에서 비롯한 소원 성취에 대한 확신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인격적 신뢰의 강력함이다'라는 것입니다.
B --> A
안락사 논쟁 상황에 있는 그분을 위한 기도로 돌아갑니다.
그분을 사랑합니다. 그분의 행복한 삶이 생명의 연장인지, 극심한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인지 모르겠습니다.
믿음이 '지적 동의'일 때는 그분의 치유를 위해 기도하며 '믿습니다!'라고 했고 그 상태가 계속되는 것을 내 믿음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하며 마음 아팠습니다.
믿음이 '하나님에 대한 인격적 신뢰'일 때는 그분의 치유를 위해 기도하고 고통이 없기를 위해 기도하지만, 기도의 마무리는 언제나 하나님에 대한 신뢰 안에서, 선하신 하나님의 뜻대로 그분의 삶을 선하게 인도하시기를 기도하게 됩니다.
P.S.
중학교 시절에 배웠던 영어에서는 believe와 'believe in'을 구별했습니다. 단순한 믿음은 타동사로서의 believe를 사용하지만, 신의 존재와 인격을 믿는다고 할 때는 자동사에 전치사 in을 붙여 'I believe in God.'라고 합니다.
오랫동안 하나님을 믿는 삶을 살아왔지만, 'I believe'의 신앙으로 살아온 것 같아서 다시 돌이키고 기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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