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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경 기자가 세바시에서 얘기한 5S 유인경 경향신문 부국장께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서 발표한 내용이 좋아서 정리합니다. 1. Sorry 내 알량한 자존심으로 먼저 미안하다고 얘기하지 못했던 잘못을 회개합니다. 아버지께, 어머니께, 형에게, 누나에게, 동생에게, 상사분께, 동료에게, 후배에게, 고객에게, 그리고 잘 모른다고 함부로 대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2. Simple 간단한 일을 복잡하게 만들었던 제 허물을 회개합니다. 직원을 위한 것이면, 직원과 직접 얘기해야 했습니다. 고객을 위한 것이면, 고객과 직접 얘기해야 했습니다. 제가 얘기하면 어렵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잘난 '척'한 것을 회개합니다. 원하는 것, 필요한 것에, 직접적으로 다가가겠습니다. 3. Surprise 어느덧 감탄사를 잃어 버렸습니다. 감탄을 자주, 강.. 2012. 2. 19.
미워하지 않는 방법 어느 페북 친구가 인용한 신영복 교수의 글 중에, '윗집 아이가 떠들면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 사 줘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우리 윗집과 저와의 관계를 떠올리고는 절대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윗집에는 맞벌이 하는 젊은 부부와 아직 학교에도 다니지 않는 두 딸이 살고 있습니다. 이 분들은 한밤중에 청소기를 돌리고, 구슬이 바닥에 쏟아지는 소리와 보행기 굴러다니는 소리를 하루 종일 우리 집에 들려줍니다. 매우 짜증날 때가 많지만, 그래도 오랜 시간 우리 두 아들의 소란을 감내해주셨던 우리 아랫층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참고 살고 있었습니다. 두 달 쯤 되었나요?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이모라는 여인과 함께 있는 그 두 아이를 만났습니다. 입바른 소리가 목까지 올라 왔지만, 두 .. 2012. 1. 2.
Kiss & Cry 어릴 적 늘씬한 금발 미녀들의 노출로만 인식하던 것, 카트리나 비트의 매력에 빠져서 허우적 대던 것이 전부였던 피켜 스케이팅은, 김연아 선수로 인해 제게도 중요한 분야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이 자기 순서를 마치고 나면 '키스앤크라이'라는 영역에 앉아서 점수 발표를 기다리는 모습에도 익숙해지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헐떡이는 가쁜 숨을 진정시키며, 처음에는 경기를 마쳤다는 안도감에 웃기도 하고, 점수 발표에 신경을 쓰며 초조해 하기도 하다가, 점수가 발표되면 기쁨의 키스를 코치와 나누기도 하고, 아니면 시무룩한 얼굴이 되거나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모습들에서 우리들 삶의 단면을 보곤 햅니다. 12월의 끄트머리에 서서, 지난 1년의 삶을 마무리하는 '키스앤크라이' 포인트에 있는 듯한 느낌을 갖습.. 2011. 12. 29.
참꽃 참꽃 눈이 아프도록 피었다 때맞게 시들거나 때가 되면 몸빛 내릴 줄 아는 꽃이 꽃이다 새로 솟는 꽃눈 닮으려 눈주름 펴가며 팽팽한 욕망 채우지 않는 꽃이 참 꽃이다 - 김헌. 시집《장미농원, 궁궁궁》중에서 -------------------------- 사진에서는, 맨 앞 한 행이 생략되었습니다. '눈이 아프도록 피었다...'가 맨 앞에 나옵니다. 그저 그렇게 살았다가 어느 덧 시들게 되니 서글픈 마음 가득해 욕망만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 힘 있을 때, 눈이 아프도록 활짝 피는 한 해를 소망합니다. 2011. 12. 29.
수수방원기 어제 출근길이었습니다. 회사 근처에 도달해서야 마음의 급함이 덜해져서, 부모님께 문안 전화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신변의 여러 일을 말씀드렸습니다. 통화의 끄트머리에 아버님께서 수수방원기이니 지혜롭게 처신하라고 하셨습니다. 예~ 하고 대답했지만, 그리고 대강의 뜻을 이해 했지만, 확신은 서지 않았습니다. '따를 수'자가 앞에 올까, 뒤에 올까...? 水隨方圓器 같은 글을 놓고도 해석은 달라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전이 의미하는 바는 아마도...물은 그릇의 모남과 둥긂에 따라 그 모양(模樣)이 달라진다는 뜻으로, 사람은 상종하는 사람의 선악(善惡)에 따라 달라지므로 좋은 친구(親舊)를 사귀어야 한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친구를 가려 사귀어라는 뜻이지요. 한비자에 나오는 글귀입니다. 그러나, 아버님께서 .. 2011. 11. 22.
할머님의 새벽기도 자정을 훨씬 넘겨 잠자리에 들었건만 다시 새벽에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피곤한 중에 문득 어린 시절의 기억의 단편이 생각힙니다. 할아버님은 제가 태어나고 바로 돌아가셨지만, 제가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까지는, 지금은 도시가 되어버린 그 때 시골에는 할머님이 계셨습니다. 어쩌다 큰집(할머니 계신 곳)에 가면 잠자리가 설어 새벽에 잠을 깨곤 했습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석유 등잔불을 썼는데, 방 안에서 쓰는 것은 호롱불이라 했습니다. 호롱불은 외풍에 따라 흔들리며 잦아들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듯이 커지곤 했습니다. 쪽진머리 풀어내리고 참빗질을 하시며 '성신이여~ 강림하사~' 찬송을 부르시던 할머니의 그림자도 함께 흔들리고 커지는 바람에, 새벽 소변 참아가며 실눈으로 지켜보던 어린 손자는 무섭기도 했습니다. 이어.. 2011.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