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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옥 사모 - 다니엘 기도회 23. Day 6

Jesus Christ/다니엘 기도회 2023. 11. 6.

예비된 나라를 상속하라

강사 : 유정옥 사모 

- 소중한 사람들 대표
- 전) 하나로교회(노원구 중계동) 목회자(이영도 목사) 사모
- 「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 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 「말하지 않아도 들리는 소리」 저자
- 1956년 인천 출생

성경 본문 : 마태복음 25:40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첫 번째 사역 - 서울역 노숙자를 섬기다

서울역 노숙자를 섬기는 것이 하나님께서 내게 맡기신 첫 번째 사역이었다.
 
종로 5가에 개척한 우리 교회에 어느 날(1989년 어느 봄날) 남루한 옷에 병색이 완연해 보이는 한 아버지가 딸과 아들인 아이들 둘을 데리고 2개월 동안 출석을 했는데, 예배만 드리고 갈 뿐 어디에서 왔는지 누구인지도 좀처럼 말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정성스레 교회 음식을 먹인 후에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7월 31일 무덥던 날) 그 아들이 교회로 전화를 했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집을 물으니 성남시 수정동이라고 했다. 주위 어른들에게 부탁해 병원으로 아버지를 모시라고 하고 우리 부부가 급히 찾아갔지만 그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신 후였다. 빈소를 차렸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2학년 딸인 그 아이들 이야기가, 아버지는 고아였고 외가의 외삼촌께도 연락할 형편이 아니라고 했다. 고인을 화장하려고 했지만 그 아들이 나중에라도 보살피고 싶다고 간곡히 부탁을 해서 벽제 용미리에 매장을 했다. 그리고 고인이 예전에 물끄러미 쳐다보던 눈길이 (또 성남에서 종로 5가의 우리 교회까지 멀리 와서 예배를 드린 이유가) 아이들의 새 부모를 찾고 있던 것일 것 같았다. 병든 아버지의 기도를 듣고 하나님은 부지런히 찾으셨을 것이고 내가 그 후보로 뽑힌 것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우리가 그 아이들을 입양하여 양자로 받아들여 양육하기로 했다.
 
이 이야기를 내가 졸업한 여고(인천 인일여고) 동창회 홈페이지에 올렸더니 반응이 매우 뜨거워서 계속 올리게 되었다. 이글들은 회를 거듭할수록 하루 평균 조회 수가 1000회를 넘는 인기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글을 읽고 "나도 예수를 믿고 싶다", "자살하려다가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라는 댓글들이 올라왔다. 나는 전도의 사명을 느끼게 되어 낮에 일하고 집으로 돌아와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글을 100일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올리게 되었다. 글들은 복사가 되어 돌려져 읽히며 사람들의 출판 요구를 받게 되었다. 독자들이 인터넷에서 한 달 동안 1 권당 만원씩 선불을 받고 출판 비용을 모금했는데, 한 달 동안 모인 돈은 무려 1천만 원이었다. 2004년 첫 출판 이후 숱하게 쇄차(刷次)를 거듭하며 계속 출간되었다.

“어머니! 우리가 사업에 실패했을 때나 질병으로 고생할 때나 고통 속에 있을 때는 하나님을 찾지 말라고 해도 쉬지 않고 찾게 되지요. 그러니까 우리는 어렵고 힘들 때가 위기인 줄 알지만 실상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축복의 기회이지요. 그러나 우리가 사업에 성공했을 때나, 건강할 때나 배부를 때,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돼 나갈 때는 하나님을 부르지 않고 하나님을 잊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그때는 신앙의 위기가 되지요. 그동안 어머니는 적은 수입을 가지고 어렵고 힘들게 우리 가정과 교회를 이끌어 오시는 동안 매일 매 순간 기도로 하나님을 믿고 의지했는데 지금은 많은 돈이 들어오니 바로 신앙의 위기인 거예요. 그리고 하나님이 무엇을 싫어하시는 줄 아세요? 잉여를 싫어하세요. 하나님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 외에 남겨 놓는 것을 싫어하세요. 그러니까 옷이 두 벌이면 한 벌을 이웃과 나눠야 하는 거예요.” - 유정옥 사모 책에서 발췌

책이 잘 팔리고 유명해질 무렵, 아들이 내게 '엄마는 인생의 위기를 맞았다'라고 경종을 울렸다. 인생의 여러 일들이 잘 풀릴 때 시험에 들기 쉽고, 특히 하나님은 잉여를 가장 싫어하신다고 도전을 주었다. 그래서 그 책의 수익금을 하나님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시는 분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서원했다.
 
책이 알려지면서 초청을 받아 교회 간증에도 나가게 되었다. 그때부터 하나님께서 나를 사용하시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2004년 12월에는 뉴저지연합교회 초청을 받아 미국에 갔는데, 가까운 뉴욕 구경을 하다 노숙자가 교회 담벼락에 기대고 자고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나구용 목사로부터 한국의 노숙자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귀국 후에는 청량리로 가서 이른 아침에 노숙자들을 만났다. 마음은 있으나 가진 것이 없다는 내 얘기에 한 노숙자 노인 말씀이 '꼭 주기 싫은 것들이 핑계만 댄다.' '밥 줄 수 없으면 물 주면 되지.'라고 하셔서, 곧바로 물주전자와 이동식 가스레인지 등을 구입했다. 다음 날 새벽 따뜻한 물이라도 드리기 위해 청량리로 나가면서 컵라면 20개를 사서 나눠 드렸다. 맛있게 드시는 모습에 김치도 1회용 컵에 담아 가지고 나갔더니 다음 날은 50명으로 늘어나 있었다. 당황했으나 근처의 샐러리맨들이 라면을 후원해 줘서 50명, 100명으로 늘어나는 것을 감당할 수 있었다.
2005년 1월에는 더 비참하다는 서울역으로 진출했다. 그곳에는 1000명의 노숙자들이 있었다. 여러 분의 후원으로 라면을 제공하다가, 국밥을 드릴 수 있도록 확장했다. 또 씻을 곳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나님께서 그 문제를 풀어 주시기를 마음에 품고 기도했더니, 창녕에 사는 남혜정이라는 분이 은행에서 적금 탄 것이라며 1000만 원을 보내주셨다. 그 돈으로 서부역 쪽에 중림식당 작은 공간을 세를 얻어서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노숙자들을 씻겼다.
한 노숙자의 말씀이 '밥도 감사하지만 예배가 너무 좋은데, 자신들이 교회에 가면 냄새난다고 1000원, 2000원 돈을 주며 돌려보낼 뿐이지 예배의 장소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안타까운 이야기를 해서, 그들이 마음껏 예배드릴 장소를 마음에 품고 기도하게 되었다.
 
그렇게 기도하던 중에, 남가주 사랑의 교회의 초청을 받아 미국으로 간증 집회를 갔는데, 마중 나오신 장로님 댁에 머무르게 되었다. 그런데, 그 장로님의 190cm 장신 아들이 1년이 넘게 자기 방에만 머무르며 밖에 나가지 않고 있었다. 그 청년이 악한 영에 잡혀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그 가족과 함께 열심히 기도했더니 청년이 그날로 치유가 되어서, 곧바로 주방으로 나와 식사하고 그다음 날은 외출까지 하는 것이었다. 장로님 가족이 무척 좋아하셨다.
불과 보름 후에 한국으로 그 장로님이 나오셨다가, 서울역에 오셔서 우리가 좁은 곳에서 씻기는 사역을 하는 것을 보시고 안타까운 마음에 1억 원을 후원해 주셨다. 그 돈을 가지고 부동산을 통해 지하 95평에 1, 2, 3층이 있는 집을 소개받았다. 우리는 그 집이 너무 마음에 들어 지하만이라도 세를 얻으려 했으나 집주인은 매매를 하고 싶어 했다. 별 수 없이 포기하고 그냥 나오며 사진을 찍고 '10년 후에는 이 집을 제게 주세요'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리고 차선책으로 근처 빌딩의 3층을 세를 얻어서, 빙 둘러 샤워장을 만들고 가운데는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식탁이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우리 어머님은 거지에게 밥을 줄 때라도 꼭 상에 밥을 채려 주곤 하셨듯이, 노숙자들이 식탁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게 하니 너무 마음이 좋았다. 그러나 그 상태도 얼마 가지 못하고, 노숙자들이 오가는 것에 불만을 품은 위아래층 세입자들로 인한 건물주의 압력으로 쫓겨날 상황을 마주했다.
후원받은 돈은 모두 사용했고, 그저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사역이니 책임지실 것으로 믿고 기도만 하고 있었는데, 한 권사님이 후원하시겠다고 오셨다. 점심 식대 정도를 기대했는데, 예전에 사진 찍었던 3층 집, '우리들의 꿈'으로 기도했던 그 집 사진을 보시고, 그 집을 사주셨다. 5년 10년 후가 아니라 불과 몇 개월 만에 하나님께서 기도에 응답해 주신 것이다. 그 이후 지난 19년 동안 우리는 문자 그대로 하루도 쉬지 않고 노숙자들의 식사와 씻을 곳을 제공하고 있다. 사람이 식사를 거를 수는 없기 때문에 이 사역은 문자 그대로 하루도 쉴 수 없다. 오늘도 설교와 점심봉사를 하고 왔다.
 
어느 날은 노숙자 한 분이 술에 취해 나를 때려죽이겠다고 찾아다녔다. 서울시의 보조금을 내가 갈취했다는 것이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하나님께 기도를 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거의 없었으나 이제는 노숙자에게 밥을 제공하는 단체도 많아졌으니, 무엇인가 다른 일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기도를 했다. 그런데 밥을 통해 그들의 '영혼을 구원'하도록 사역을 하라는 응답을 받았다. 나는 그동안 밥 주느라 바빠서 그들의 영혼 구원은 미처 생각도 못했었다. 울면서 다시 기도했다. 하나님께서 내게 맡기신 일이 그저 노숙자들에게 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영혼을 구원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앞으로 노숙자들을 대할 때는 그들을 '변장한 예수'로 바라보기로 했다. 누구를 대하든 하나님께서 사랑하시고 불쌍히 여기시는 영혼이라고 생각하고 섬기기로 결심하였다.

주님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로 변장하신다는 것이다. 우리는 주님의 이 기본적인 변장술을 지나 더 난해한 변장을 알아내야 한다. 내 뺨을 치는 자, 무례하고 험악한 자, 나를 멸시하고 조롱하는 자, 후욕 하는 자, 능욕하는 자, 핍박하는 자, 나와 원수 된 자… 누구든지 나에게 관계된 사람은 주님이 그에게 생명 주기를 원한다는 것을 눈치채야 한다. 그리고 그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주님은 천하보다 귀한 것이라도 아낌없이 공급하신다는 것을 굳게 믿어야 한다. - 유정옥 사모 책에서 발췌

 

두 번째 사역 - 암환자를 섬기다

하나님께서 내게 맡긴 두 번째 사역은 암 환우를 섬기는 것이었다.
1988.5에는 종로 5가에 교회를 개척했다. 개척 직후부터 매트리스 2개를 놓고 암환자들을 섬겼다. 그들의 영혼 구원을 간절히 소망하며 섬겼고 기도했다.
어느 날은 기도 중에 내 입으로 여러 암의 종류별로 부르고 있는 것이었다. 뇌종양을 마지막으로. 
 
그때 하나님께서 '사람의 생명의 근원이 어디에 있느냐?'라고 물으셔서 생명의 근원은 피에 있고, 피의 근원은 물에 있다고 대답했는데, 하나님께서는 맞다며 '물이 중요한데 사람들이 물을 오염시켜서 채소와 가축들이 오염되었고, 그로 인해 우리 사람들에게 암이 왔고 앞으로 더욱 창궐할 것이라며, 내가 그 암 환우들을 사랑과 믿음으로 섬길 수 있을지 물으셨다.

1988년 5월은 내 남편이 신학교를 다니면서 종로 5가에 교회를 개척한 때였다.  나는 교회에 병상을 2개 놓고 병원에서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포기한 호스피스 환자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내가 돌보는 환자들이 어찌하든지 예수님을 영접하게 해주고 싶어서 그들을 위해 밤바다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이었을 것이다.  기도하고 있는 내 입에서 순암, 치주암, 설암, 식도암, 위암, 췌장암, 담낭암, 신우암, 신장암, 폐암, 유방암 같은 암에 대한 기도가 계속 쏟아져 나왔다.  나는 이런 기도가 왜 나오는가 의아애하며 마음을 비우고 성령께 귀를 기울였다.  그때 이런 물음이 던져졌다.
"사람의 생명의 근원이 어디에 있느냐?"
"예! 피에 있습니다."
"피의 근원은 어디에 있느냐?"
"물에 있습니다. "
"이렇게 많은 암이 사람에게 온 것은 사람이 하나님께서 주신 물을 오염시켰기 때문이고, 그 오염된 물은 나무와 채소와 동물을 오염시켰고, 사람은 그 오염된 것을 먹음으로써 암이라는 질병에 매이게 된 것이다.  네가 암에 걸린 사람들을 사랑과 믿음으로 돌보아 주거라.  물이 오염되지 않은 곳을 보이리라."

 
내게 물이 오염되지 않은 곳을 보여 주겠다고 하셨는데, 4년 전에 은혜받았던 기도원의 모습과 똑같았다.
그 기도원에 가서 다짜고짜 내게 팔라고 했지만 미친 사람 취급만 받고 쫓겨났다.
쫓겨나서 내려오는 길에 바로 옆 땅에 꿈에서 본 오동나무 7그루를 보고 그 주인에게 찾아가 팔라고 했다. 시가보다 비싼 가격에 매매를 계약하고, 친정어머니께서 준비해 주셨던 7백만 원을 계약금으로 걸었다. 11월에 계약 했고 약속한 잔금일(12월 27일)이 다가왔지만 잔금 6천3백만 원을 마련할 길이 없어 계약금만 날릴 상황이 되었다. 
12월 26일, 내 안타까운 상황에 대한 전화를 받았던 친정 언니가 기도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가, 언니 교회의 장로님 한 분을 만나서 속상한 내 사정 이야기를 했는데, 그 장로님이 마침 위암에 걸려 투병 중에 치악산 땅을 팔아서 의미 있는 곳에 그 돈을 쓰려고 물색 중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장로님의 후원으로 나는 잔금을 치르고 그 땅을 온전히 사게 되었다. 

나는 그날 밤 신비한 체험을 하며 오동나무가 줄지어 있는 곳을 보게 되었다.  그곳은 4년 전 내가 주님을 만난 H기도원과 너무 흡사하였다.  나는 이튿날 날이 밝은 대로 H기도원을 찾아갔다.  그리고 다짜고짜 H기도원을 나에게 팔라고 했다.  기도원 관계자는 뭐 이런 정신 나간 여자가 이른 아침부터 쓸데없는 소리를 하나 싶었는지, 장난 삼아 천문학적인 금액을 말했다.  그 돈이 있으면 어디 한번 사보라는 것이었다.  나는 돈은 하나님이 주는 것이니 주님께 맡기고, 단숨에 가평 등기소로 달려갔다.  알아보니 매매, 양도, 설정 등을 할 수 없는 국유지였다.
나는 다시 기도원으로 되돌아가 "매매할 수 없는 국유지를 어찌 매매한다고 했느냐?"라고 항의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H 기도원과 경계가 붙은 집에 오동나무가 줄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두발걸음에 그 집으로 뛰어 올라가 "혹시 이 땅을 팔 생각이 없느냐?"라고 물었다.  그 집주인은 갑작스러운 제의에 어안이 벙벙해하더니 정신을 가다듬고 더듬더듬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이 땅에서 주님의 사역을 하고 싶어서 두 번 40일 금식을 했지요.  그런데 요즘 아내가 집을 팔고 아파트로 이사를 가자고 졸라대서 고민하던 중입니다."
그러면서 집과 땅을 팔게 되더라도 그다음 사람이 주님을 위하여 이 땅을 쓰는 사람이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나는 집과 땅을 사면 갈 곳 없고 돌보아 줄 사람이 없는 극빈한 말기 암환자들을 위한 쉼터로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주님이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었다고 기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나는 그 땅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중개인도 없이 그 자리에서 무조건 계약을 했다.  마침 며칠 전 친정어머니가 주신 7백만 원이 주머니에 있었기 때문에, 주님께서 그 돈을 계약금으로 주셨다면 계약금의 열 배인 7천만 원을 땅값으로 제안했다.  땅주인도 흡족해했다.  나는 목회를 하고 있으니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바빠서 12원 27일에 잔금 6,300만 원을 갖고 오겠다고 말하고 돌아왔다.
하지만 달포가 지나도록 단 한 푼의 돈도 마련되지 않았다.  그렇게 12월 26일이 되었고 나는 은행 마감시간까지는 '주님이 분명 잔금을 주실 텐에..' 하며 기다렸다.  그러나 4시 30분이 지나고 5시가 되었다.  나는 '주님이 어디엔가 그 돈을 마련해 놓으셨을 텐데...' 하면서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언니!  지난번 엄마가 주신 돈으로 갈 곳 없는 말기 암환자 요양소를 짓기 위해 청평에 땅을 하나 계약을 했어.  내일이 잔금 치르는 날인데 주님이 그 잔금을 어디에 두셨는지 찾기 어려워서 언니가 나와 함께 보물찾기 해달라고 전화를 했어."
"뭐?  너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딸들이 엄마에게 용돈 쓰시라고 한 푼 두 푼 보내 드린 것 엄마가 쓰지 않고 알알이 모아서 너에게 준 것인데, 한꺼번에 날리려고 얘가 또 무슨 짓을 한 거야?  그 잔금이 도대체 얼만데?"
"응,  6천3백만  원."
"뭐!  너 그게 얼마나 큰돈인 줄이나 알고 있니?  지금 저녁인데 하루 사이에 어디서 어떻게 그 많은 돈을 해놔?"
언니의 목소리는 화를 넘어 울음이 섞여 있었다.  나는 그런 언니의 마음을 잘 안다. 63만 원이나 630만 원이라면 몰라도, 그 돈은 언니에게도 나에게도 불가항력적인 금액이기 때문인 것을...
"정옥아!  정신 좀 차려라.  너도 다른 사람들처럼 조용히 목회만 하면 얼마나 좋으냐?  아니, 내가 믿는 하나님 다르고 네가 믿는 하나님 다르니?  한 부모 밑에서 똑같이 예배드리고 자랐는데, 왜 그렇게 이상하게 예수를 믿니?"
"언니!  언니에게 그 잔금 해달라는 것 아니야.  주님이 준비한 것 함께 찾자는 것이었어."
"시끄러워!  네 엉뚱한 짓 때문에 엄마 돈만 날아가게 됐어!"
언니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한 시간이 흐른 6 시경,  이번엔 언니가 전화를 했다. 
그런데 "정옥아!" 한 마디  하고는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언니!  왜 울어?  나는 정말 언니에게 돈 해달란 것이 아니라니까."
"아니야  정옥아!  네가 믿는 하나님이 다르고 내가 믿는 하나님이 달라서 울어.  네 전화받고 네가 매일 엉뚱한 짓만 저지른다고 두 발 뻗고 울면서 주님께 너 좀 말려달라고 기도하고 시장을 나갔지 뭐냐?  그런데 시장에서 전에 너를 사랑해 주시던 장 장로님을 만났어.  반가워하시며 "막내 동생 목회 잘하냐?"라고 묻기에, 네가 조금 전에 엉뚱한 소리를 해서 속이 상해 한참 울었다고 했더니, 그 장로님이 눈물을 흘리며 우시잖아.  내가 쓸데없는 소리를 했다고 미안해하니까 이런 말씀을 하셨어."
"아니야!  그 보물 나에게 있어.  내가 위암에 걸렸는데 지금 말기야.  병상에 누워 생각해 보니 내 평생에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놀랍고 커서 주님께 어떻게 보답하고 죽을까 생각하였지.  그래서 유산받은 땅을 팔았어.  지금 그 돈을 가지고 오는 길이야.  주님의 은혜를 티끌만큼이라도 갚고 싶은데 나에겐 시간이 없다고, 어쩌면 좋으냐고 한탄했는데, 주님이 이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한다고 확실히 증거 해주셨어.  어서 동생 은행 계좌를 알려줘!"
전화 속의 언니도 울고 나도 울었다. 
주님이 감추어 놓은 보물 찾기는 그날 그렇게 말기 암환자 무료요양소가 되어 나에게 왔다. - 유정옥 사모의 책에서 발췌

블로거 생각:
당시 매우 큰 금액이었던 잔금을 유산을 정리한 돈으로 후원하신 인천의 장 장로님은 어떻게 그렇게 짧은 시간에 결단을 하고 유정옥 사모를 후원했을까? 하나님의 일하심을 상세히 나누기 위해 국민일보에 나왔던 내용을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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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목회를 하기 전 내가 인천의 작은 교회를 나갈 때 정년 퇴임을 앞둔 한 교장선생님을 만났다. 부인이 먼저 돌아가시고 혼자 지내셨던 그 장로님이 어느 날 내게 책을 한권 주셨다. 본인의 수필집이었다.
나는 그 책을 정성껏 읽으며 글에 대한 나의 느낌을 작은 노트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노트는 그 책의 부록처럼 또 한 권의 분량이 되었고 그 교회를 떠나오던 날 나는 그 노트를 그분께 선물했다.
그리고 나는 까마득히 그 사실을 잊었다. 사업 실패와 이어진 남편의 신학교 입학,목회 등으로 세월이 빠르게 흘렀다.
(중간 생략)
나는 빌려주시는 것으로 알고 계좌번호를 알려주었다. 다음날 아침 돈이 들어왔고 무사히 잔금을 치렀다. 내가 그분을 다시 만난 것은 병원이었다. 환자복을 입은 장로님은 무척 야위어 있었는데 말기암이었다. 나는 마음이 아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분은 “그 돈은 아버지가 딸에게 주는 유산이야. 내가 오래전부터 네게 주려고 마음 먹고 있었지. 그리고 이 노트는 내가 하늘나라에 갈 때 가지고 갈게”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써서 드린 그 노트는 얼마나 많이 읽으셨는지 손때가 가득 묻어 있었다. 나는 다시 한번 하나님의 섭리를 깨달았다. 암환자를 돌보기 위한 이 장소를 암에 걸리신 장로님의 헌금으로 장만하게 하신 것은 내 사명감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한 하나님의 방법이란 것을…. 나는 장로님을 떠올릴 때마다 암환자 전도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내 서원을 받으시며 '이 땅은 7년이 가물어도 물이 있다. 암반석에서 물이 나올 것이나, 능력의 생수는 오직 예수님 뿐이시다.
고 하셨다. 또 이 물을 돈을 받고 팔지 말라는 말씀도 하셨다. 당연히 나는 자신 있게 안 팔겠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설계사에게 건축을 맡겼는데, 그 땅이 맹지라는 것이었다. '토지거래 확인서'를 받아오면 된다고 했지만 인근 토지의 주인은 확인서 승낙을 거부했고 청평에 160만 평이나 되는 땅이 있는 부자였기에 땅을 팔 생각도 없었다. 그 후로 포기하지 않고 25년을 찾아가며 땅을 팔기를 부탁을 했더니 결국 2013년에 맹지를 해결할 수 있는 땅을 팔겠다고 했다. 당시에는 종로에서 중계동으로 교회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분양 사기를 당해서 형편이 어려웠다. 물장사들이 땅을 팔라고 했지만 그 땅은 팔지 않고 버티고 있었던 참이었다. 결국 그 땅을 여러 7가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구매했다. 무연고 산소 건도, 무허가 주택 건 등의 모든 이슈도 우리가 주님의 도움으로 해결했다. 25년 만이었다. 하필 2013, 2014년 2년간은 그 지역이 청정지역으로 건축허가가 나지 않다가 12월 말에야 마침내 건축허가를 받았다.

맹지(盲地)란? 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전혀 없는 토지를 가리킨다. 건축법에 의하여 도로에 2m 이상 접하지 않을 때에는 건축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인근 토지소유자로부터 타 토지사용에 대한 승낙을 받은 뒤 시장이나 군수로부터 사도개설허가를 받으면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

 
그렇게 모아놓은 돈 한 푼도 없이 2015년에 건축을 시작하게 되었다.
마침 남산교회 신년 부흥성회에 갔다가 그 교회 장로님인 성도건설 대표의 도움으로 600평에 병원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장로님은 병원 건축을 위해서는 매월 2억 원씩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나님의 도우심만 믿고 자신 있게 약속을 하고 건축을 시작했지만, 매월 2억 원의 돈을 마련하는 것은 내 힘으로는 전혀 불가능했다. 결국 첫 2억 원을 입금해야 하는 날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나는 아무런 대책도 없었다. 이 말을 들은 장로님이 긴급히 찾아오셔서 아침 7시에 서울역 센터에서 잔뜩 흥분한 장로님을 만났다. 30년 건설 경험에서 처음 겪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때 아들이 치유 받은 미국 장로님이 전화를 하셔서, 하나님의 감동이 있었다고 하시며 후원금 2억 원을 보내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첫 달 2억 원을 해결하고, 다음 달은 부평교회에서 집회를 하고 2억 원을 후원받는 등, 매월 매월 하나님께서 2억 원씩을 해결해 주시는 역사가 계속되었다.
 

소.사.힐. - 소중한 사람들  암 환우 힐링센터

하나님께서 모든 필요를 채워 주셔서 마침내 병원이 지어졌다.
그러나 영적으로도 보살펴 줄 목회자가 필요했다. 기도 중에, 당시 단독 목회를 준비하던 아들(이성일 목사)을 마음에 두고 기도했다. 처음에는 거절하다가 결국 아들이 힐링센터 운영을 맡겠다고 했는데, 그가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님 전기를 읽고 감동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호스피스 병원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환자들의 임종이 아니라 암이 막 낫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박효정 집사님은 온몸에 다양한 암이 퍼져서 대수술을 한 분이었는데, 그곳에서 암이 나았지만 재발이 두려워 부부가 병원에서 살기 시작했었다. 그 남편이 건물을 관리하고, 아내는 항암 이후의 환자를 위해 미음을 쑤어 제공하는 봉사를 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지난 10월에 완치 판정을 받고 부부가 대전 집으로 내려갔다.(할렐루야!)
이재오 집사님은 췌장암이었다. 예후가 많이 나빴는데 그곳에서 암이 나은 그는 기존에 다니던 무역회사로의 복귀를 거부하고 소중한 사람들 서울역 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난소암을 앓은 김연희 집사님. 유방암을 앓은 이옥경 집사님. 림프암 4기여서 골수까지 전이되었던 이겨울 집사님 등의 암이 나았다.
이렇게 47명의 사람들의 암이 나았다. 그래서 병원의 이름에서 '호스피스'라는 명칭을 떼고 '힐링센터'로 명칭을 바꾸었다. 이제는 암 치유를 위해 기도하고 우리의 생명을 하나님께 다 맡기는 기관이 되었다.
 
청평은 공기가 매우 좋다. 우리 힐링 센터에는 좋은 물이 있다. 항암 직후에도 메스꺼움 없이 밥을 먹게 해주는 놀라운 물이다. 원래 그 산은 물이 안 나오는 곳인데, 우리가 오동나무가 있던 자리에 물을 파내려 갔는데 20톤의 물이면 준공이 나는 곳에 60톤의 물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 조리사들이 한국 재료만으로 음식을 만들어 제공한다. 아들 이성일 목사가 하루에 2회씩 설교를 하고 있다. 암환자들이 함께 중보기도하고 함께 산책을 하는 등 무척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암은 하나님께서 고치시는 것이다. 암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좋은 자리다. 암은 하나님의 특수학교에 입학하는 것이다.
우리 힐링센터는 비용이 무료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이단이 아니냐고 하는 분도 있지만, 남편과 나, 두 아들 모두 총신을 졸업했다. 절대 이단 아니다. 비용은 하나님의 은혜로 해결하고 있다.
 

  • 출 15:26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 임이라.

이 말씀은 하나님은 우리를 치료하고 싶어 하시고,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의 하나님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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