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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호 대표 - 다니엘기도회 23. Day 20.

Jesus Christ/다니엘 기도회 2023. 11. 20.

안전지대를 넘어서는 우리의 기도

강사 : 민준호 대표

- IJM(International Justice Mission) Korea 대표 (https://www.ijm.or.kr/ , https://www.ijm.org/)
- UNAI(UN Academic Impact) 운영위원
- 한동대학교 경영경제학부 졸업 (1976년생)

성경 본문: 이사야 58:10-11

주린 자에게 네 심정이 동하며 괴로워하는 자의 심정을 만족하게 하면 네 빛이 흑암 중에서 떠올라 네 어둠이 낮과 같이 될 것이며
여호와가 너를 항상 인도하여 메마른 곳에서도 네 영혼을 만족하게 하며 네 뼈를 견고하게 하리니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물이 끊어지지 아니하는 샘 같을 것이라

블로거는 다음과 같은 포인트로 이번 간증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1. IJM은 널리 알려진 사역/기관은 아닌데 어떤 일을 하며, 그것은 사회 구호와는 어떻게 다른가? 어떻게 하나님의 뜻과 연결되는가? 어떤 열매를 맺고 있는가?
2. 그 기관의 한국 대표는 왜 이 일을 하게 되었으며, 그의 삶 속에서 하나님은 어떻게 준비시키셨는가?
3. 오늘 우리에게 하나님은 어떤 새로운 깨우침/열림을 주시며, 어떤 결단을 기대하실까?

낮은 곳의 잊힌 사람들을 향한 하나님 마음

- 이사야 선지자 시대의 이스라엘 민족도, 오늘 우리도 일상생활에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 적당히 선하고 성실하게 종교 생활을 하며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위안하며 살아갑니다.
- 그러나 하나님의 마음은 낮은 곳에서 신음하는 사람들, 잊힌 사람들을 향하고 있습니다.
- 예수님을 믿는 믿음은 추상적 관념이나 종교적 행위에만 있지 않고, 낮은 곳의 잊힌 사람들과 자연에 드러나는 우리의 구체적 마음 즉 '관계'에도 큰 비중이 있습니다.

 

우리가 성경을 볼 때 흔히 범하는 실수가 있다. 앞뒤로 문맥을 살피지 않고, 우리가 좋아하는 성경 구절만 딱 잘라서 보는 경우다.

오늘 성경 본문, 특히 이사야 58:11에는 우리가 '물 댄 동산'과 '물이 끊어지지 않는 샘'이라고 하신다. 대개 시험을 보거나 중요한 일을 앞둘 때 이 구절을 애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앞 구절이나 특히, 6절 이후 앞부분에 대한 하나님의 심정을 이해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고 하지만, 하나님이 기뻐하는 기도(금식)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생각하는 기도 또는 금식과는 다르다고 말씀하신다.

  • 사 58:7~8 또 주린 자에게 네 양식을 나누어 주며 유리하는 빈민을 집에 들이며 헐벗은 자를 보면 입히며 또 네 골육을 피하여 스스로 숨지 아니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리하면 네 빛이 새벽같이 비칠 것이며 네 치유가 급속할 것이며 네 공의가 네 앞에 행하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뒤에 호위하리니

이 말씀에는 하나님의 마음이 드러나 있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잊힌 사람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다. 하나님의 관심은 고아와 과부들, 결박당한 사람들에게 있었다.

  • 사 58:12 네게서 날 자들이 오래 황폐된 곳들을 다시 세울 것이며 너는 역대의 파괴된 기초를 쌓으리니 너를 일컬어 무너진 데를 보수하는 자라 할 것이며 길을 수축하여 거할 곳이 되게 하는 자라 하리라

이 구절은 오늘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이 말씀을 내게 주셨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미 2000년 전에 이 이사야서 말씀이 쓰인 배경을 다 이해하고 있기에, 하나님의 경고를 듣고도 수용하여 하나님께로 돌아오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만 엇나가는 이스라엘이 바보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사야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 말씀을 할 때는 일상의 삶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우리가 북한을 마주하고 있지만 매일의 일상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지내는 것과 유사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보지만, 하나님의 관심은 오직 사람들, 특히 낮은 곳의 잊힌 사람들에게 향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이 구절을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그들에게는 오히려 뜬금없이 들렸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 하나님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무것도 모르던 제 젊은 때 이야기를 드리고자 한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에서 가까스로 살았습니다.

나는 특별한 훈련을 받은 목회자이거나 매우 믿음이 깊은 사람이 아니다.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자라난, 아주 평범하고 소심한 평신도이다. 청소년기에는 잠시 신앙의 갈등을 잠시 겪기도 했다. 고3 때는, 나는 겉으로는 모범적이고 교회생활에 충실한 학생이었기 때문에 하나님이 자신의 '선교적 영업'을 위해서라도, 내가 대입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도록, 나를 좋은 대학으로 보내주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원하던 학교(서울대)에 떨어져서 재수를 했다. 그리고 그 재수 시절에 예수님을 만나게 되는 커다란 사건이 있었다.

 

1995년 6월 아버지 생신날이었다. 아버지 생신 선물을 사기 위해 야간자율학습을 빠지고 집 근처에 있는 백화점에 갔다. 돈을 찾으려고 1층에 모여 있는 현금지급기 코너에 갔는데, 대부분은 '현금 부족' 경고등이 들어와 있었고 한 대만 현금이 남아 있어 대기 줄이 무척 길어 보였다. 그래서 나는 길 건너 다른 은행 CD기 코너로 가서 돈을 찾았다. 백화점으로 돌아오는 길에 녹색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깜박거리기에 서두르지 않고 다음 신호를 기다렸다. 그때 내 눈앞에서 백화점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참혹한 사건이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였다.

어머니가 맨 먼저 걱정되었다. 집 근처였기에 어머니가 늘 식품관을 오후 6시경에는 가셨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기도를 거의 하지 않았지만,  하나님께 어머니를 살려주시기를 기도했다. '어머니를 살려만 주시면, 하나님께서 하라시는 대로 살겠습니다.'라고 서원했다. 그런데 그때는 우리 가족이 삼촌이 개척한 작은 교회를 다녔는데 여러 돌볼 일이 많아서 어머니께서 교회에 자주 가셨기에, 교회로 전화를 해봤다. 전화를 받으신 분이 내 목소리를 알아보시고 어머니를 바꿔 주겠다고 했다. 그분이 기도 부탁을 해서 어머니가 장보기를 포기하고 교회로 가셨던 것이다. 어머니가 살아계신 것을 알고 난 후에는 하나님께 약속한 것은 깡그리 잊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의식 없는 여고생 한 명이 사고 현장에서 발견되었는데, 신분증을 확인해 보니 내 동생이라는 전화를 받고 백화점 뒤편의 소방서로 쫓아갔다. 급한 마음에 다시 잊었던 기도를 드렸다. '여동생만 살려주시면, 하나님께서 하라시는 대로 살겠습니다.' 여동생은 그때는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다. 붕괴 당시 3층에 있던 내 여동생은 백화점 화단의 건물 잔해 사이에서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되었는데, 그 후 몇 차례의 수술을 거쳐서 지금은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긴급 상황이어서 구급차에 동생과 함께 다른 부상자까지 싣고 나도 올라타서 성모병원으로 갔는데 시체와 구급차로 붐비는 상태였다. 그래서 다른 병원을 찾아 한 두 시간을 헤매야 했다. 이들이 하나님을 모르고 죽으면 어떻게 될까? 한 번만 깨어나게 해 주시면 이들에게 결신 기도를 하게 돕겠다며 기도를 했지만 허사였다.

의료진이 부족해서 보호자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해서 식염수로 환자들을 씻기다가 새벽 2~3시에 병원 복도에 앉아 있는데, 내 마음에 이런 마음이 확고하게 들었다. "이 건물은 내 인생과도 같구나. 기초가 똑바로 놓여있지 않으면 마지막 때 와르르 무너질 것이다." 당시 삼풍 백화점은 내부 확장을 위해 필요한 기둥을 빼 버렸다. 우리 인생도 기초가 예수님 위에 놓이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는 와르르 무너질 것이다. 겉모습이 화려해 보여도 예수님이라는 기둥이 빠진 신앙은 무너지기 쉽다.

한동대에서 IJM까지 이끄시다

대학입시철이 되었을 때는 급할 때 하나님께 드렸던 내 서원은 모두 잊혔다. 대형 사고에서도 살아났으니 서울대를 가게 될 줄 알았다. 하나님께서 선교 영업 차원에서 붙여주실 줄 알았다. 그러나 다시 떨어졌다.

그런데, 어머니가 3 지망으로, 새로 생긴 기독교 대학의 원서를 써오셨다. 바로 포항의 한동대였다. 눈물로 기도하시는 어머니께서 면접만이라도 보고 오라고 권유하시고 친구들과 놀러 갈 돈과 차표도 주셨고 또 바다가 가깝다기에 바람이나 쐴 겸 놀러 가는 마음으로 갔다.
그 당시의 한동대는 광야 그 자체였다. 캠퍼스의 모습은 전혀 없이 벌판에 강의동, 기숙사, 식사동이 각각 '한 동'씩만 덜렁 있었다. 친구들은 우스개 소리로 그렇게 '한 동'만 있어서 '한동대'라고 했다.

 

아무도 몰라주는 학교에 들어갔기 때문에 하나님이 나를 돌보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거기에서의 4년이 하나님께서 나를 준비시켜 주시는 시간이었고 은혜 체험의 시간이었고 나의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내 인생의 기회였다. 혹시 이 자리에 수능 시험을 본 사람이나 가족이 있으면 당부하고 싶다. "수능의 결과에 너무 얽매이지 않기 바란다."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고 따라가 보라.

 

1996년 봄, 제2회로 한동대에 입학했다. 그런데 불과 입학 후 일주일 만에, 재정이 열악했던 학교가 부도가 난다는 게시물을 보며 아침에 강의를 들으러 가야 하는 날들이 시작되었다. 교직원이나 학생들 모두 기도실에 모여 매일 학교의 어음 부도를 막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했다. "조흥은행에 2천만 원!" "주시옵소서"를 선창, 후창 하며 부르짖어 기도하는 식이었다. 그렇게 근근이 학교의 재정이 이어지며, 하나님의 채우심을 경험하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벤치를 살 돈이 없어서 빨간 벽돌을 학생들이 H, D 모양으로 모아서 벤치를 만들었다. 한동의 이니셜인 HD이었으나, 또 다른 우스개 소리로 "하나님(H), 돈 주세요(D)" 광장이었다. 한동대에서의 시간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신다는 것과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신다는 것, 그리고 함께 일하는 공동체의 중요성도 배웠다.

 

삼풍백화점 붕괴에서 부상당했던 내 동생은 선교사가 되어 중동지역에서 십여 년 넘게 사역하고 있다.
"오빠. 이 시간 이후의 삶은 덤으로 사는 거야. 그러니까 하나님이 원하는 대로 가야 해" 하고 중동으로 떠났다. 

그러나 나는 겁이 많았다. 안전지대에 머무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한동대 졸업 후 IT 직장을 다녔다. 보수가 좋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어디 다니는지 설명하기도 무척 좋았던 곳이었다. 그렇지만 늘 마음에 선교의 부담이 있어서 마음의 평안을 위해 '비영리 법인'에서 일하는 것을 택했다. 비영리 법인으로 옮겼지만 나는 안전지대에 머물기를 원했다. 그래서 이름이 알려진 외국계 NGO에서만 주로 십여 년을 일했다.(UNICEF, 한국적십자사)

NGO 관계자의 소개로 IJM 본부 분들을 만났다. 현대 사회의 노예 생활자들을 구하고, 가해자들을 법정에 세우고 개발도상국의 취약한 사법체계도 구축하는 사역을 한다고 하는데 무척 낯설었다.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도 노예가 없어진 적이 없는데, 그리고 무슨 수로 그 강력한 범죄자들을 대적할 수 있을까?"

그러나, 한국전쟁에의 참전을 미국이 결정할 때도 거의 백중세의 갈등 속에서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어 군대를 파견한 것이었다. 나도 늘 안전지대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용기를 내어 사랑을 흘려보내는 일을 해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감이 커졌다. 결국 긴 고민 끝에 나는 IJM에 들어갔다.

현대판 노예들이 전 세계에 5천만 명이 있습니다

아직 세계에는 절대 빈곤이 존재한다. 국제기구마다 통계 기준이 다를 수 있지만, "겨우 하루에 2달러로, 4인 이상의 가족이 하루 세끼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들"을 '절대 빈곤층'이라고 한다. (절대 빈곤선 이하의 사람들) 먹을 것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빈곤은 어느 정도의 돈을 들여 먹을 것을 제공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빈곤을 발생시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빈곤의 원인 중의 하나는 '폭력'이다. 배고픔과 폭력은 관련이 깊다. 만일 우리가 어느 곳에 가서 사역을 하며 먹을 것을 제공하더라도, 우리가 떠나는 순간 그 지역의 힘 있는 약탈자들이 나타나서 우리가 기부한 것들을 빼앗아 가는 것이 현실이다. 매질, 인신매매 이런 것들은 낮은 곳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현실이다.

 

인신매매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요즘 세상에 노예가 어디 있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이 또한 현실이다.

2022년 기준 노예는 약 5천만 명에 육박한다. 태어나면서부터 고아였거나 거리에서 생활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기 이름도 특정되지 않고 나이도 모르고 부모도 모르며 주소도 없기에,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잊힌 사람들이다. 자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방법이 없어, 경찰이나 사회의 공식적 도움을 받기 어렵다. 이들이 현대의 '고아와 과부들'이다.

해외에서 수입된 냉동 새우를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사먹는다. 그 새우 껍질을 누가 어떻게 벗겼을까? "설마 사람이 했겠어? 기계로 했겠지...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상당수는 노예처럼 인신매매된 어린이들이 껍질을 벗긴 경우가 많다. 커피농장도 그렇고... 공정무역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러한 학대에 의식 없이 동참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대개는 온라인 성범죄라고 하면 무엇인지 잘 모를 수 있다. 'n번방 사건'은 우리나라에서 유명했다. 그런 일과 유사하다. 한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컴퓨터로 영상을 보며 어떤 행위를 시키면 후진국의 어린이들이 무슨 짓이든 시키는 대로 행하는 추한 일이다.

 

P국(필리핀?)은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안타깝게도 여성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성범죄가 아직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연간 50만 명 이상이 성매매로 착취받고 있다. 그런데 대개(83%)는 부모나 친인척이 여성과 어린이들을 팔아넘긴다는 점이 충격적이다. 악은 선의 얼굴을 하고 나타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좋은 직장과 좋은 환경이라는 말에 현혹되어 (교육 수준이 낮고 하루하루 먹고살기에 힘든) 부모들이 분별을 못하고 어린아이들을 팔아넘긴다. 이 아이들의 평균나이는 11세다. 겨우 초등학교 4학년 또래다. 가장 무서운 것은 '가정'이 깨진다는 것이다. 

전 세계 인신매매와 노예무역 현장에서 구출한 생존자들이 미국 구회의사당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위 사진의 사람들은 개발도상국의 위정자들과 리더십들은 자기 나라에는 인신매매나 노예제도가 없다고, 국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부정하는 노예 생활의 생존자들이다. 그들이 증거다. 5년간, 10년간 노예로 갇힌 채 살았던 사람들이다. 가운데 있는 한 흑인 생존자는 한쪽 팔을 잃어서 자세가 어색한데 노예로 잡혀 있는 동안에 부패 경찰에 의해 팔을 잃었다. 그는 구출된 후, 국제변호사가 되어 노예 구출 작업에 앞장서고 있다. 

그들이 가장 무서운 것은 '나는 잊혔다'는 두려움이 가장 컸다고 했다. 그리고 자기 같은 사람들을 구출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안도가 된다고 했다. 잊힌 사람들을 기억하고 위해서 기도해 주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소망한다.

 

IJM이 하는 일은 일반적 구호와 조금 결이 다르다. 인신매매 희생자와 노예로 사는 사람들을 구출하고, 범죄자들을 끝까지 추적하여 현지 법정에 세워 처벌받도록 하고, 지속가능성을 위해 그 나라의 법 체계를 세워주는 일을 한다.

그런데 범죄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 그들로서는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2014년 기준 통계에 의하면, 인신매매 및 노예 범죄 수익으로 210조 원 규모의 경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몇 해 전에 케냐의 변호사 및 동료 2명이 퇴근길에 실종되어 며칠 후에 시체로 발견되었다. 부패한 경찰에 의해 죽은 것이다. 범죄 카르텔이 매우 강력하다. 이 강력한 카르텔을 어떻게 깰 수 있을까? 

 

100미터 높이까지 자라는 거대한 나무를 벨 때는 먼저 약간을 베고 틈을 만든 후 거기에 웨지(wedge, 쐐기)를 박아 망치질을 하면 나무에 크랙(crack, 틈)이 생겨 마침내 그 거대한 나무가 넘어간다.(쐐기의 끝이 좁을수록 작은 힘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원시시대에도 바위 틈새에 밀어 넣은 나무쐐기를 물로 불려서 그 팽창하는 힘으로 바위를 가르기도 했다. 못 ·핀 ·침 등은 모두 쐐기의 일종이다.) 
자기들의 카르텔이 너무 강력해서 자신은 절대 감옥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범죄자들이 '나도 감옥에 갈 수도 있다'라는 것을 깨닫게 하면 범죄율을 훨씬 낮추게 된다. 그 생각이 쐐기가 되어 그 강력한 카르텔이 깨지게 된다. 빛 되신 하나님의 진리 말씀이 어둠 가운데 들어가면 어둠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범죄자들이 '나도 처벌받을 수 있다'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매우 큰 위축 효과가 나오고 범죄가 감소하는 것을 실제 목격했다.  위에서 언급한 P국 사례에서, 우리는 다른 단체와 협력하여 아동 성매매의 사역 목표를 아동 성매매 범죄 20% 감소로 정하고 4년 동안 피해자를 구출하고 가해자를 현지 법정에 세워 감옥에 집어넣고 그 나라 법체계를 계속 보완해 주다가, 4년 뒤에 모니터링해 보니 자그마치 72%의 범죄가 감소한 결과를 볼 수 있었다.

 

우리가 기도하고 하나님께 간구하고 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할 때에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지난 26년간 이러한 구출 작전을 펴는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부패한 관공서 관련자들의 정보 누출로, 어쩌다가 급습을 해도 대부분 도망갔다. 그렇지만 그런 일이 5년 이상 반복되니 경찰 내부에서 우리에게 질문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돈이 생기는 일도 아닌데, 왜 이런 일을 하는 것인가?" 그때 직원 하나가 대답했다."우리를 여기로 보낸 분이 계시다. 너무도 강력하고 위대한 분이다." 그 말을 들은 경찰들이 다른 강력한 세력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줄을 서려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것은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이신 것을 알고, 거짓말처럼 깨어진 크리스천이 나오면서 부패 관료들 사이에서도 놀라운 변화가 생기고 있다.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법인을 만들 때, 코로나로 인해 한국에 법인을 만들기가 너무 어려웠다. 3~4개월이면 될 줄 알았는데 1년이 지나도 법인을 세울 수 없었다. 그때 미국 본부의 대표인 Gary Haugen이 위로해 주었다. Gary는 1963년생으로 하버드 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하여 우등으로 졸업한 후, 시카고 로스쿨을 우등으로 졸업한 후 로펌의 고소득자 생활을 거쳐 미 법무부 특별검사로도 일했고, UN에 법무관으로 파견되었다가 처음 간 곳이 아프리카 르완다(Rwanda)였다.

르완다와 브룬디에서는 다수파 피지배 계급인 후투족과 소수파 지배계층인 투치족 사이의 갈등이 커서, 1994년에 100만 명이 서로 죽고 죽이는 르완다 대 학살이 있었다. 은자 대마라는 시골에서는 마을 한가운데  있는 교회에 반대편 부족이 이 부족사람 300명을 몰아놓고 문과 창문에 못질을 해서 불을 질러서 다 죽게 한 일도 있었다. 미국의 유명한 변호사였던 Gary가 이를 보고 기도하며 워싱턴 DC에 돌아와 IJM을 구상하게 되고 창립하게 되었다. 그러나 일은 진척은 더뎠고 낙심했다가 1년쯤 되었을 때 사람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본격적인 사역을 시작할 수 있었다. 계기는 팀 켈러 목사님과 연결된 것이었다.
수천 교회에 홍보물을 보내며 '우리를 불러주세요'라고 요청했는데, 어느 날 시카고에서 연락이 왔다. 그런데 워싱턴에서 비행기를 타고 시카고까지 가보니, 60명의 7살 어린이들에게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설명해야 하는 모임이었다. 그런데, 그 일을 계기로 그곳을 잠시 방문한 유명 목사님과 연결이 되었다. 팀 켈러 목사님이었다. 그의 관심과 지원으로 다른 교회들에게 이 사역을 소개해 줘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우리 계획,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많으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선한 것을 주시기로 작정하셨고 또 실제로 가장 선한 것을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믿고 기도하시기 바란다.

한동대 김영길 초대 총장의 제자, 또한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

  • 롬 8:28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대학 다닐 때 들었다. 어떤 사람은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어떤 사람은 거두는 사명을 받을 수 있다. 하나님은 가장 선한 것으로 주신다.

한동대에는 나무 그늘이 필요했다. 한 장로님이 돈이 없으니 큰 나무는 심을 수 없지만, 묘목을 사 오셔서 나무를 심자고 하셨다. '너희는 그늘을 누리지 못하겠지만 후배들이 누릴 것이다'라며 독려하셨고, 그 나무들은 큰 나무가 되었다.

  • 히 11:39~40 이 사람들은 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증거를 받았으나 약속된 것을 받지 못하였으니 이는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여 더 좋은 것을 예비하셨은즉 우리가 아니면 그들로 온전함을 이루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나님의 약속은 반드시 성취된다.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한다. 그것이 얼마나 큰 특권인지 놓칠 때가 많다. 하나님은 우리를 하나님의 계획에 초대해 주신 것이다.

내게 딸이 둘 있는데, 한 아이가 눈물 길이 막혀서 시술로 뚫어주는데 아이는 겁에 질려 울었고 이를 바라보는 아빠 마음은 찢어졌다.

십자가의 예수님을 하나님은 어떻게 바라볼 수 있었을까? 혹시 당신의 자존감이 낮아지면, 당신이 예수님'짜리'의 가치를 가진 사람임을 기억하라.

 

내게는 한동대 김영길 총장이 멘토다. "공부해서 남 주자!" 
그래서 그 제자들이 가장 낮은 곳에 가서 살고 있다. 의과대학이 없는데 의사가 300명이다. 목회자와 선교사가 약 700명 정도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자. 예수님의 제자를 길러 내자.

총장님은 췌장암에 걸렸으나 3년 정도 건강하게 지내셨다. 병이 나아도 낫지 않아도 모든 것이 감사하다.

미국에 살던 총장님의 따님이 한국으로 와서 간호를 하다가 매우 안 좋은 종류의 암이 발견되어 총장님보다 먼저 천국으로 가셨다. 미국에서 진행되는 따님의 장례식을 한국의 집에서 보실 때, 제자들이 곁에서 총장님을 위로했지만 한참을 엎드려 우시던 총장님은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도 하나님이 내 아버지인 관계는 그 무엇도 해칠 수 없다. 너희도 인생을 살아가다 이해할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만날 때,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하나뿐인 예수님을 십자가에 달리게 하셨다. 그분은 우리 아버지이고 우리는 그분의 자녀다. 그것만 기억해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소천하시던 날에는 가족과 제자들을 모아놓고 "오늘이 이 땅에 마지막 날이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고 천국으로의 새로운 여정이 열린다. 이 땅에서 선한 싸움 마치고 우리 모두 천국에서 만나자"라고 남기고 천국으로 돌아가셨다. 오늘 이 자리에 '갈대 상자'의 저자인 김영애 사모님(김영길 총장 미망인)이 오셨다.

 

아픈 가족으로 인해 기도하고 있는 분께 하나님께서 위로와, 견딜 수 있는 힘과, 하나님 자녀의 관계임을 고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사망의 권에는 이 땅에서 뿐이다.

  • 사 43:2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라"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다. 그분을 이해하고 따르는 것이 제자다. 우리는 늘 통쾌한 역전승을 기대하며 기도하지만, 마태복음 예수님의 기도는 그런 방향의 기도가 아니다.

  • 마 26:39 조금 나아가사 얼굴을 땅에 대시고 엎드려 기도하여 이르시되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
  • 마 26:42 다시 두 번째 나아가 기도하여 이르시되 내 아버지여 만일 내가 마시지 않고는 이 잔이 내게서 지나갈 수 없거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하시고

또한 누가복음 4장 예수님의 시험에서도 예수님은 모든 유혹을 물리치시고 십자가의 길로 걸어가셨다. 인간의 눈으로는 패배이고 죽음이지만, 십자가는 최고의 역전승이 되었다.

  • 고전 1:18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우리의 일상과 안전지대(safe zone, 또는 comfort zone?)를 넘어서는 기도를 하자. 하나님의 마음이 닿는 곳을 향한 기도를 하자.

 

어느 90세 원로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다. 그분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내 평생에 드린 많은 기도를 하나님께서 다 들어주셨다. 또 때로는 응답하지 않은 기도도 많았다.
그러나 90 평생을 이제 와서 돌이켜 볼 때, 응답하지 않은 기도의 결과가 나를 살렸다. 내가 기도한 대로 들어주셨다면 나는 그때 죽었을 것이다. 응답하심도 응답하지 않으심도 모든 것이 감사하다." 우리 인생을 하나님님께서 가장 선한 것으로 인도하셨다는 확신의 고백이었다.

우리 모두의 인생길도 마지막 순간에 하나님께서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셨다, 모든 것이 감사였다고 고백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우리는 완성형이 아니고 진행형이기 때문에, 내일 또 넘어질 수 있으나 넘어진 것을 보면 실족하지 말고 서로 일으켜 세워주길 바란다. 이렇게 연약한 나라도 괜찮다는 예수님의 사랑에 기대어, 십자가 보혈에 힘입어 또 걸어 나가자.

마침내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셨고 세상이 감당 못할 역전승을 주셨다는 기도도 넘치지만, 그 기도보다도 이런 순간, 상황에도 내가 하나님의 아들, 딸입니다 라는 기도가 더욱 넘쳐나길 원한다. 우리가 그런 주인공, 간증의 주인공 되길 소망한다
하나님 진리 말씀을 붙들고, 우리가 각자 서있는 곳에서, 어두운 바다를 향해서 우리는 진리의 불빛을 비추고 도움이 필요한 분들의 손을, 잊힌 사람들의 손을 잡아서 일으켜 세워주며 주님 다시 오시는 그날까지 한걸음 한걸음 걸어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김은호 목사님 기도 인도:

잊힌 사람들을 향한 주님의 마음,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삶, 어두운 세상에서 빛이 되는 삶을 결단하며,

5천만 명이나 되는 노예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인식하고 기도의 지경이 넓힙시다.

오늘 본문도 이사야서이지만, IJM의 핵심적 commitment도 이사야서 1:17이다. 
- 사 1:17 선행을 배우며 정의를 구하며 학대받는 자를 도와주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 하셨느니라
(Learn to do right; seek justice. Defend the oppressed. Take up the cause of the fatherless; plead the case of the widow.)
현장 예배에서 배포한 검은색 밴드에는 'Seek Justice'라는 구절이 있다. 바로 사 1:17에서도 핵심으로 IJM이 생각하는 구절이다.
반면에 일각에서는 IJM의 접근방법에 대해 우려도 있을 수 있다.
유흥업소 급습과 성노동자 체포 및 추방과 같은 일련의 활동 과정에서, 강요에 의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IJM이 고유의 선한 뜻을 지키며 지혜로운 행동으로 어두운 세상에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는 사역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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