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9:24
다시 너희에게 말하노니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시니
And again I say unto you, It is easier for a camel to go through the eye of a needle, than for a rich man to enter into the kingdom of God.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무척 충격적 표현의 비유였기에 낙타와 바늘귀를 대조시킨 것은 너무 지나친 것이라는 의견이 줄곧 있었습니다.
20세기의 성경주석가 윌리엄 바클레이(W. Barclay)는 '바늘귀'를 '작은 문'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였습니다. 흔히 성곽을 두르고 있는 도시의 문은 큰 문과 작은 문이 함께 있어서, 큰 문은 낮에 사람이나 짐수레 등이 다니는 용도로 사용했고, 작은 문은 밤에 사용되는 것으로서 사람도 서서는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것이었는데, 이를 '바늘귀 문門'이라고 불리었다고 풀었습니다.
종교개혁자 칼뱅(Calvin)은 '낙타'를 가리키는 헬라어 '카멜로스'가 배에서 사용하는 밧줄인 '카밀로스'를 잘못 이해한 것으로 보고 밧줄이 바늘귀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어느 경우이든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 것은 사실이므로 대세에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바늘귀'의 원어는 바늘(라피스, rhaphis)과 구멍(트뤼페마, trupe-ma)로 구성됩니다. 1800년대말에 로스 선교사가 우리말 성경을 처음 번역할 때 '바늘 구멍'을 어떻게 번역할지를 놓고 고민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언어마다 바늘 구멍을 '관용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죠.
영어에는 위의 본문에 나온 것처럼 'the eye of a needle' 즉, 바늘'눈'이라고 합니다. 중국어 성경에서도 '针眼儿'이라고 영어와 동일한 표현으로 되어 있지만 '바늘귀'를 针鼻儿(바늘코) 또는 针孔(바늘구멍)이라고도 한다고 합니다.
그리스어 성경의 '절대적 직역'을 원칙으로 고수하던 로스 선교사님이 '바늘 구멍'이 아니라 '바늘귀'로 우리 표현에 맞게 첫 번역을 하신 덕분에 우리말 표현에 맞는 성경 말씀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아래 '아'를 썼기에 아래 '아'가 사라지면서 하느님과 하나님으로 나뉘기는 했지만, 중국어 성경의 '상제上帝'를 따르지 않은 것도 너무 감사합니다.
최초의 우리말 성경 번역은 한국인 성도들이 중국어 성경을 우리말로 초역하면, 그것을 로스 등 외국인 선교사들이 그리스어와 영어 성경에 비추어 가급적 원어 직역을 원칙으로 추진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주로 사용한 것이 서북 방언이어서 최초 한글 성경인 누가복음은 서북방언으로 번역되었고, 이어서 출판된 요한복음은 서북말 버전과 서울말 버전으로 나뉘어 출판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
또한 우리 어렸을 때는 성경에서 '약대'라는 표현을 쓰다가 나중에 '낙타'로 바뀌었는데, 오히려 '약대'가 순우리말이고 '낙타'가 한자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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