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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그래도 감사해요 요양 병원 침대 위에 누워만 계시는 어머니 생각에 새벽부터 눈물이 흐릅니다. 그래도 소천하신 아버지를 향한 도리 없는 그리움보다는 나은 듯 하여 감사한 마음도 생깁니다. 어머니의 야위었지만 여전히 고운 볼에 내 볼을 대고 비빌 수 있고 어머니께 찬송을 불러드릴 수 있고 "엄마, 사랑해요~"를 끝도 없이 말할 수 있으니까요. 2023. 10. 9.
우리말 톺아보기 눈보라, 비보라 : 바람에 휘몰아쳐 날리는 눈. 세찬 바람과 함께 휘몰아치는 비. ('눈보라, blizzard, snowstorm'는 많이 사용하지만, '비보라, rainstorm'라는 말은 처음 들었다. 그러나 '보라'는 '잘게 부스러지거나 한꺼번에 많이 가루처럼 흩어지는 눈이나 물 따위'를 가리키는 말로서 '물보라', '꽃보라' 등 일반적인 표현입니다. 보라 : 색깔을 나타내는 '보라'는 몽골어에서 온 단어입니다. 원래 우리말에서 온 색깔들은 하얗다. 검다. 노랗다. 파랗다 등의 형용사 기본형이 있지만, '보랗다'라는 말은 없는 것도 그런 연유입니다. 샛별, 개밥바라기 : 금성의 명칭은 하루 중 어느 때에 보이느냐에 따라 그 이름이 달라집니다. 새벽 하늘에 보이면 새로난 별이라는 뜻으로 '샛별 또는 .. 2023. 9. 18.
하나의 사건인가, 수만 개의 사건인가? 가끔 유튜브의 홈 화면에 TV 시리즈 드라마의 몰아보기 영상이 알고리즘 추천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대개 그냥 흘려보내지만, 자막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클릭을 하는 경우도 있고 그 후에는 1시간이 넘는 전체 영상을 보게 됩니다. 지성 배우가 열연한 '악마 판사'를 보았습니다. 폐수가 흐르는 것을 방치하여 수십 명의 마을 사람들을 죽게 만든 사업주 회장이 피고인이었습니다. 변호인은 '업무상 과실치사'로 몰고 갑니다. 그 경우, 5년 형刑이 최대입니다. 국민 참여 재판이어서 압도적으로 유죄 판정이 난 후에 지성 판사는 형량을 선고할 때 사망한 피해자 47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고 5*47=235로서 235년 형을 선고합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희생자의 이름이 하나하나 불릴 때 제 가슴도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 2023. 9. 15.
영원 (永遠) "주의 친절한 팔에 안기세~... 영원 영원 영원하신 팔에 안기세~" 어려서부터 즐겨 부르던 찬송 가사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영원한 삶을 의미하는 영생(永生)이 그저 무료(無聊)함이 길게 이어지는 삶으로 느껴져 매력이 떨어질 때도 있습니다. 영원을 그저 시간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을 의미하거나 늙음과 죽음이 없는 세상으로 받아들인다면 그렇게 무료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영원은 지금의 무한한 연장이 아니라 전혀 다른 차원의 초월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만을 위한 삶, 내가 최고이고 내가 행복해야 하는 삶에서 벗어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영원하신 하나님께 나아가는 삶을 살 때, 그분의 시선으로 세상과 이웃을 바라보며 살 때, 그야말로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천국이니'라고.. 2023. 9. 15.
바늘귀? 바늘눈? 바늘문? 바늘구멍? 바늘코? 마태복음 19:24 다시 너희에게 말하노니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시니 And again I say unto you, It is easier for a camel to go through the eye of a needle, than for a rich man to enter into the kingdom of God.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무척 충격적 표현의 비유였기에 낙타와 바늘귀를 대조시킨 것은 너무 지나친 것이라는 의견이 줄곧 있었습니다. 20세기의 성경주석가 윌리엄 바클레이(W. Barclay)는 '바늘귀'를 '작은 문'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였습니다. 흔히 성곽을 두르고 있는 도시의 문은 큰 문과 작은 문이 함께 있어서, 큰 문.. 2023. 9. 11.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오륜교회 김은호 목사님은 설교에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라는 금언을 자주 인용합니다. 그런데, 물리학에 이해가 깊은 어떤 이는 이 금언은 오류가 있으며 속도를 속력으로 바꿔 말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속도는 크기와 방향을 모두 포함한 움직임의 빠르기를 나타내는 벡터값이고, 속력은 크기만을 포함한 움직임의 빠르기를 나타내는 스칼라값이므로, '방향'을 강조하는 본 문장의 경우는 방향이 중복 포함되지 않도록 속도보다는 속력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입니다. 일반적인 표현에 물리학적 정의를 적용하여 너무 빡빡하게 지적하는 것 같아서, chat GPT와 Bard 등의 생성형 AI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표현이 맞을까.. 2023. 9.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