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정초에 남선교회원들께 보낸 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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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 남선교회 회원 여러분 모두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새해에도 충만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인간생활에 필요한 역량을 독립지수와 관계지수로 평가할 수 있듯이, 기독교 신앙생활에도 독립적 측면과 관계적 측면이 모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교회생활에서의 기본이 하나님과 나 자신의 은밀하고도 깊은 만남이 선행되어야 함은 두 번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즉, 독립지수가 높아야 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 면으로는, 성도간의 교제가 매우 중요합니다. 즉, 관계지수도 높아야 합니다.
저는, 지금은 지난 17년간 은현교회를 거의 매주 출석하였고 집사로서 많은 성도들을 알고 있고 낯선 성도와도 참으로 기쁜 마음으로 인사를 나눌 수 있지만, 17년 전, 결혼 초기의 은현교회는 모태신앙인 제게 있어서도 매우 서먹서먹한 곳이었습니다. 예배 후의 교제는 '그들만의 리그'로 느껴졌고, 다정하게 인사해오는 장로님, 권사님들도 혹시 가식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찬양/기도/설교 등의 예배순서를 통해 받은 은혜가, 예배 후에 밖으로 나오다가 마주쳐야 하는 사람들과의 어색함 때문에 반감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개선된 것은, 제게 있어서는 성가대 봉사를 시작하면서 가능해졌습니다. 교회에서 아는 지체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난 것이죠. 집사람이 주일학교 교사를 시작하면서 선생님들과의 안면식이 늘어 났고, 여전히 사각에 있던 청년부와는 샬롬찬양단장을 맡으면서 어색했지만 일부러 함께 한 MT를 통해 무척 깊어졌습니다.
최근 가장 큰 기쁨을 준 교제는, 바울 남선교회입니다. 지난 오랜 은현 생활에서 장인어른과 함께 했던 남선교회 시절도 있었고, 신혼부부 등의 목록을 주시면서 남선교회 회장을 하도록 임명 받아서 암담해 했던 때도 두어 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울 선교회의 모임이 활성화되면서, 더 이상 하나님께 드릴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던 제가 금요일 저녁의 대부분을 바울 모임을 위해 떼어낼 수 있음을 확인하며 스스로 놀라게 되었습니다. 함께 나누는 삶의 기쁨과 아픔… 마음을 열기 쉽지 않았지만, 한 번 열어 놓으니 봇물이 터진 격이었습니다. 제가 중고등학교 이후에, 나이를 불문하고 누군가를 친구로서 바라는 반대급부 없이 만나고 생각하고 좋아하게 될 줄,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지체 서로간에 상처를 주고 받아, 교회를 떠나고 싶을 때도 생기게 됩니다. 이제 이런 상황이 혹시 생겨도 저를 은현교회에 묶어 두는 것은, 안수집사 직분이 아니요, 성가대와 남선교회를 중심으로 한 성도들과의 교제 입니다. 어느 다른 곳에 가서 또 다시 서먹서먹한 만남을 시작할 생각이 전혀 생기지 않습니다. 모든 교회에 하나님은 한 분이시지만, 은현교회에서 우리가 서로 지체로서 어린 왕자의 여우처럼 '길들이는' 것이 신앙생활에 매우 유익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예배 후에 서로 서먹서먹하기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교회 생활에서 우리 각자는 서로 다른 상태에 있습니다. 저처럼 17년을 다닌 사람도 있고 이제 등록을 마치신 분도 계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선교회나 여러 교회 봉사를 통해 조금씩 관계지수가 높아지는 것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대하십니다.
오늘 이 긴 메일을 쓰게 한 QT 문장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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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 하나님이 가라사대 사람의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 - 창세기2:18 |
미국의 한 감옥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수감자 25,000명이 작은 콘크리트 독방에 감금당한 채 고독을 견디어냅니다. 그들은 외부세계와의 접촉이 사실상 차단되어 있습니다. 오레곤 주립 교도소에 있는 한 수감자는 누군가의 얼굴을 보고, 대화를 나누고, 만지고, 껴안고, 사랑받는 것을 느끼고, 사람을 느끼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어 버리는 것"이 그러한 격리의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말합니다. 이 사람의 말은 마치 비명같이 들립니다. "나는 외롭다구요! 이건 아니란 말입니다!" 창세기 저자도 이에 동의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신 후에 아담의 외로움을 인식하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사람의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본질적으로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완전하게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 함께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비록 즉각적인 형태는 동반자 관계이지만, 보다 큰 맥락에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완전한 사람이 되려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즐겨야 한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죄, 상실, 부끄러움, 질병, 우울 등 고독의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하나님께서는 "좋지 않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다른 사람(전4:9-12)과 또 하나님(계21:3)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창조하셨습니다. 손을 내밀고 우정을 만들어 가십시오. 당신을 위해, 그리고 그들을 위해. |
사방이 암흑 같을지라도 세상의 즐거움이 사라질지라도 나의 구주가 속삭이며 약속하시네 결코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겠다고 |
우정은 고독을 털어버리는데 도움이 된다. |
무자년 원단에,
김 은 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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