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반과 짬밥
모든 음식이 아름답고 맛있게 준비되었더라도 그것을 사람이 일단 먹어 뱃속에서 섞이거나 남긴 음식 쓰레기로 버려져 섞이게 되면 무척 역한 상태로 변합니다.
군대에서는 병사들에게 배식을 했다가 남은 음식 ‘잔반’을 잔반통에 버리고 담당 병사가 그를 처리를 하는데, 그 잔반통에 버려진 잔반 역시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이 ‘잔반’을 거친 군대 표현으로 ‘짬밥’이라고 하는데, 그 의미가 확장되어서 '짭밥'이 질 낮은 군대 음식을 지칭하는 속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음식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아온 노련함과 경력'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긍정적인 뜻으로 발전해서 '짬밥을 오래 먹었다'라고 하면 단순히 군대 밥을 많이 먹은 것이 아니라 군대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다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그 의미의 '짬밥'이 일반 사회에서 '짬'으로 줄어 우리말 구어체에서 '특정 분야에서 오랜 시간 활동하면서 쌓은 숙련도나 노련함'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즉, '짬' = '경험, 시간적 누적'의 의미가 되었습니다.
바이브와 짬바
한편 바이브(Vibe)는 영어 단어로, '분위기, 감각, 낌새, 느낌'을 의미합니다. 특정한 상황, 사람, 장소, 음악 등에서 느껴지는 독특한 무드(mood)를 표현할 때 '바이브'라고 합니다. '이 노래 바이브 미쳤다'는 '이 노래 분위기가 정말 멋지다'라고 해석하면 됩니다. 즉 '바이브'는 본질적으로 특정 순간의 감각적 느낌을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위의 '짬'과 바이브의 '바'가 만나서 '짬바'라는 신조어가 되었습니다. 즉 짬바는 '짬밥'을 군대에 다녀오지 않은 여성들이 모르고 잘못 사용하는 표현이 아니라, '짬'과 '바이브'가 만나서 새롭게 생긴 신조어로 '오랜 경험인 짬에서 우러나오는 바이브, 즉 능숙함, 여유, 노련미, 분위기, 느낌'을 의미합니다. 비교적 좋게 말하는 표현이지 비속어가 아닙니다.
다음 주에 모임에서 만난 분에게 이렇게 인사해 보시죠. '와우! 오늘 바이브 미쳤는데~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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