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훈 목사님 설교를 제가 소화할 수 있는 내용으로 조금 바꾸었습니다.)
성경 본문 : 여호수아 15장 13~19절
갈렙이 받은 땅에는 거인들이 있었고, 악사가 받은 땅에는 물이 부족했습니다. 약속의 땅이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면 모든 조건이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주신 기업은 이미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믿음으로 들어가고 책임 있게 일구어야 할 삶의 자리였습니다.
갈렙은 하나님께서 주신 헤브론에서 아낙 자손을 쫓아냈습니다. 싸워서 기업을 차지한 것이 아니라, 먼저 주신 약속을 믿었기에 나아가 차지한 것입니다. 은혜가 먼저였고, 순종은 그 은혜에 대한 응답이었습니다.
우리의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붙들기 전에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를 붙드셨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이루기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죄 사함과 새 생명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얻기 위해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사랑받았기에 순종합니다.
약속이 장애물을 없애주지는 않지만, 장애물이 하나님의 약속을 없애지도 못합니다.
갈렙의 기업에는 옷니엘도 참여했습니다. 믿음의 기업은 혼자 독점할 소유물이 아닙니다. 내가 받은 은혜와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다음 세대가 자신의 믿음으로 하나님을 경험하도록 자리를 내어주어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의 모든 길을 대신 걸어줄 수 없습니다. 믿음의 선배도 다음 세대의 결정을 모두 대신할 수 없습니다. 곁에서 붙들어 주되, 그들이 직접 하나님을 의지하며 자신의 책임을 감당하도록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악사가 받은 네겝은 건조한 땅이었습니다. 그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갈렙에게 요청했습니다. “샘물도 내게 주소서.”
악사는 자신에게 주어진 땅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물 없는 현실을 믿음이라는 말로 덮지도 않았습니다. 그 땅을 일구기 위해 필요한 것을 정확히 알고 요청했습니다.
믿음은 어려움이 없는 것처럼 포장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맡겨진 삶을 일구기 위해 필요한 은혜와 도움을 정직하게 구하는 것입니다. 기도하며 배우고 준비하며,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면 사람에게도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악사가 샘을 구하자 갈렙은 윗샘과 아랫샘을 주었습니다. 모든 요청이 우리가 기대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뜻은 아니겠으나, 적어도 우리의 필요를 감추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는 때로 환경을 바꾸시고, 때로 견딜 힘을 주시며, 때로 새로운 길을 열어주십니다. 응답의 모습은 달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형편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우리의 삶에도 헤브론과 네겝이 있습니다. 마주해야 할 두려움이 있고, 일구어야 할 메마른 땅이 있습니다.
그때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먼저 은혜를 주셨습니다. 그 은혜가 오늘의 순종을 가능하게 합니다. 받은 은혜는 함께 나누어야 하며, 메마른 땅에서는 샘을 구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가장 큰 기업은 좋은 환경이나 많은 소유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업이십니다. 생명보다 귀한 나의 영원하신 기업입니다.
그 사실 하나로 모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사실 때문에 우리는 다시 헤브론으로 들어가고,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메마른 네겝에서 샘을 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기업을 믿음으로 살아내라
여호수아 15장 13~19절
기업을 받았는데 그 땅에는 거인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결혼하여 땅을 받았는데 그 땅에는 물이 부족했습니다.
약속의 땅이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땅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기업이라고 해서 아무런 수고 없이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갈렙과 옷니엘과 악사가 등장합니다. 갈렙은 거인들이 살고 있는 헤브론으로 들어갔고, 옷니엘은 기럇 세벨을 점령하는 일에 참여했으며, 악사는 건조한 네겝을 살아가기 위해 샘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중심은 세 사람의 능력이 아닙니다. 그들에게 약속하시고, 기업을 주시며, 약속을 따라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여신 하나님이 중심입니다.
오늘 우리가 말하는 ‘기업’은 현재의 모든 환경을 하나님께서 바꾸지 못하게 정해놓으셨다는 뜻이 아닙니다. 성경에서 가나안 땅은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특별한 언약의 기업이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궁극적인 기업은 그리스도 안에서 받은 구원과 하나님 나라입니다. 그리고 그 은혜 안에서 우리에게 맡겨진 삶과 책임을 믿음으로 감당해야 합니다.
1. 하나님께서 기업을 주십니다
13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명령하신 대로 유다 자손 중에서 분깃을 여분네의 아들 갈렙에게 주었으니.”
갈렙이 먼저 땅을 차지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먼저 그에게 분깃을 주셨습니다.
갈렙이 헤브론을 받은 것은 그의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오래전 하나님께서 약속하셨고, 이제 그 약속을 이루어 주신 것입니다. 갈렙의 기업은 인간이 성취한 보상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었습니다.
우리의 믿음도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우리가 먼저 하나님을 붙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를 붙드셨습니다. 우리가 충분히 선하고 의로워서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구원의 기업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신앙의 출발은 “내가 무엇을 이루어야 하는가?”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무엇을 주셨는가?”를 먼저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죄 사함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습니다. 성령을 주시고,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기업으로 약속하셨습니다.
성경은 고백합니다.
“여호와는 나의 산업과 나의 잔의 소득이시니 나의 분깃을 지키시나이다.”
우리의 가장 큰 기업은 좋은 환경이나 높은 지위가 아닙니다. 하나님 자신이 우리의 기업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는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조건이 있습니다. 가정과 기질, 재능과 한계, 예상하지 못한 사건과 관계가 있습니다. 어떤 현실은 감사로 받아야 하고, 어떤 불의에는 저항해야 하며, 어떤 위험에서는 벗어나야 합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잊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흔들려도 하나님께서 주신 구원의 기업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믿음은 모든 현실이 좋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실의 악에 저항하면서도 하나님의 손길을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2.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이 순종을 일으킵니다
갈렙이 받은 헤브론은 빈 땅이 아니었습니다. 그곳에는 세새와 아히만과 달매, 곧 아낙 자손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업을 주셨지만, 갈렙은 그 땅으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약속을 받았지만, 거인들과 맞서야 했습니다.
14절은 간결하게 말합니다.
“갈렙이 거기서 아낙의 소생 곧 세새와 아히만과 달매를 쫓아내었고.”
이 짧은 문장 안에는 갈렙의 오랜 기다림과 두려움을 넘어선 순종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순서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갈렙이 싸웠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헤브론을 주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먼저 헤브론을 주셨기 때문에 갈렙이 믿음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은혜가 먼저이고 순종은 그다음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원을 얻기 위해 순종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구원받았기 때문에 순종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사랑받은 사람으로서 그 사랑에 응답합니다.
믿음은 자기 확신이 아닙니다.
“나는 강하니 반드시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믿음의 본질이 아닙니다. 갈렙의 힘은 자신에 대한 확신이 아니라 약속하신 하나님에 대한 확신에서 나왔습니다.
약속이 있다고 장애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장애물이 있다고 약속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갈렙 앞에는 실제 거인들이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도 하나님께 순종하는 길을 막는 실제적인 장애가 있습니다. 반복되는 죄의 습관, 책임을 피하려는 두려움, 용서를 거부하는 마음,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교만과 미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장애물을 다른 사람에게 투사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 안에서 열매 맺지 못하게 하는 죄와 불신앙입니다.
믿음으로 기업을 차지한다는 것은 더 많은 재산이나 지위를 얻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용서받은 사람으로서 용서하는 것입니다.
사랑받은 사람으로서 사랑하는 것입니다.
은사를 받은 사람으로서 섬기는 것입니다.
맡겨진 책임을 오늘 성실하게 감당하는 것입니다.
기업을 살아낸다는 것은 소유를 늘리는 일이 아니라 순종을 깊게 하는 일입니다.
3. 하나님께서는 기업을 공동체 안에서 이어가십니다
갈렙은 기럇 세벨을 점령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딸 악사를 아내로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옷니엘이 나아가 그 성을 점령했습니다.
본문은 갈렙이 왜 이러한 제안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의 마음속 동기를 추측할 필요도 없습니다.
본문이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하나입니다.
갈렙에게 주어진 기업을 이루는 일에 옷니엘이라는 동역자가 참여했다는 사실입니다.
헤브론의 역사는 갈렙 한 사람의 영웅담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옷니엘도 자신의 자리에서 믿음으로 응답했습니다. 그는 훗날 이스라엘의 첫 번째 사사가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한 사람에게 모든 일을 맡기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기업은 공동체 안에서 함께 감당하도록 주신 선물입니다.
우리는 자신이 받은 경험과 지식과 기회를 독점하려는 유혹을 받습니다. 내가 시작했기 때문에 끝까지 내가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이 참여하면 내 역할이 줄어들 것처럼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은 자리를 독점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받은 은혜가 다른 사람에게도 흘러가도록 길을 엽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믿음으로 하나님께 순종할 수 있도록 참여와 책임의 자리를 내어줍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는 자녀의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 줄 수 없습니다. 자녀가 스스로 기도하고, 말씀으로 판단하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것은 자녀에게 일부러 어려움을 주거나 필요한 보호를 거두라는 뜻이 아닙니다. 안전하게 붙들어 주되, 부모의 믿음에만 기대어 살지 않도록 세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교회도 다음 세대를 구경꾼으로 남겨두어서는 안 됩니다. 과거의 역사를 말할 때 몇몇 사람의 이름만 기억해서도 안 됩니다. 이름 없이 수고한 사람들의 헌신을 존중하고, 새로운 세대가 자신들의 시대에서 복음을 살아내도록 실제적인 책임을 맡겨야 합니다.
믿음의 기업은 한 사람이 독점할 소유물이 아닙니다.
함께 누리고, 함께 섬기며, 다음 사람에게 이어주어야 할 은혜입니다.
4. 하나님께서는 기업을 일굴 샘을 주십니다
옷니엘과 결혼한 악사는 아버지 갈렙에게 나아갔습니다. 갈렙이 묻습니다.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
악사는 대답합니다.
“내게 복을 주소서. 아버지께서 나를 네겝 땅으로 보내시오니 샘물도 내게 주소서.”
네겝은 건조한 지역이었습니다. 땅이 있어도 물이 없으면 사람과 가축이 살아가기 어렵고, 농사를 지을 수도 없습니다.
악사는 네겝의 현실을 정확히 보았습니다.
땅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그 땅을 실제 삶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필요한 것을 분명히 요청했습니다.
“샘물도 내게 주소서.”
악사는 수동적으로 주어진 현실에 끌려가지 않았습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기업을 책임 있게 일구기 위해 행동했습니다.
믿음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물이 필요한데도 “믿음이 있으니 물이 없어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은 믿음이 아닙니다. 믿음은 현실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며, 필요한 도움을 사람들에게도 요청하는 것입니다.
기도하면서 배워야 합니다.
기도하면서 준비해야 합니다.
기도하면서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면 공동체에 알려야 합니다. 지식이 부족하면 배워야 합니다. 관계가 무너졌다면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면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악사는 아버지에게 샘을 요청했고, 갈렙은 윗샘과 아랫샘을 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삶을 감당할 때 우리에게도 샘이 필요합니다.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할 인내가 필요합니다.
맡겨진 일을 감당할 지혜가 필요합니다.
상처를 회복할 도움과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멈추어야 할 때와 나아가야 할 때를 분별할 지혜가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때로 환경을 바꾸십니다. 때로는 환경을 견딜 힘을 주십니다. 때로는 새로운 길로 옮기십니다.
응답의 방식은 달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필요를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바울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나님의 은혜가 족하다는 것은 우리의 고통이 작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의 약함보다 하나님의 능력이 크다는 뜻입니다.
광야와 같은 현실을 만났다면 광야가 아니라고 자신을 속이지 마십시오.
그곳을 살아갈 샘을 구하십시오.
맺는말
갈렙이 받은 기업에는 거인들이 있었습니다.
옷니엘이 참여해야 할 싸움이 남아 있었습니다.
악사가 받은 네겝에는 물이 부족했습니다.
약속의 땅에도 싸움이 있었고, 기업을 받은 뒤에도 필요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약속만 주고 그들을 버려두지 않으셨습니다. 갈렙이 약속을 따라 순종하게 하셨고, 옷니엘이 그 일에 참여하게 하셨으며, 악사가 받은 땅을 일굴 샘도 허락하셨습니다.
오늘 우리의 믿음도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기업을 얻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구원의 기업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얻기 위해 순종하지 않습니다. 이미 사랑받았기 때문에 순종합니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물어보십시오.
내가 두려워 피해 온 헤브론은 어디입니까?
하나님의 은혜를 믿고 오늘 시작해야 할 순종은 무엇입니까?
내가 혼자 붙들고 있어서 다른 사람이 참여하지 못하는 기럇 세벨은 무엇입니까?
다른 사람과 다음 세대가 자신의 믿음으로 참여하도록 나는 어떤 자리를 내어주어야 합니까?
내게 맡겨진 네겝을 일구기 위해 지금 필요한 샘은 무엇입니까?
하나님께 기도하십시오. 그리고 필요하다면 사람에게도 정직하게 도움을 요청하십시오.
우리의 가장 크고 영원한 기업은 땅도, 지위도, 성공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업이십니다.
그 하나님이 먼저 주신 은혜를 붙들고, 오늘의 순종을 살아내며, 받은 기업을 공동체와 나누고, 필요한 샘을 구하는 성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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