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서 오디오북을 듣다가 의문이 생겼습니다. 왜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마케도니아에게 무너졌을까?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기원전 수백 년간 유럽 고대사의 백미를 장식했습니다.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와 알렉산더 부자에게 정복되기 까지.
알렉산더 이후에는 로마가 부상해서 팍스 로마나가 이루어집니다.
아테네 vs. 스파르타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여러 면에서 대조적이었습니다.
아테네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고대 사상/철학을 꽃피운 자유롭고 민주적인 분위기의 도시(폴리스) 국가였고, 철기문명을 앞세워 그리스 원주민을 정복했던 암흑기의 주인공 도리아인들의 후손들이 세운 스파르타는 어려서부터 건강하지 못한 아이는 도태시키고 통과된 어린이는 지옥 같은 훈련을 통해 성장하고 살아가다 보니 전쟁터에 나가는 것이 오히려 휴가와도 같이 느껴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강하게 훈련을 해야 했습니다. 말수가 적다는 영어 표현 laconic이 스파르타가 속한 지역인 '라코니아'라는 이름에서 유래한다고 하니까요... 10% 정도의 소수 지배층이 다수 피지배층을 지배하기 위해 군사 공동체를 이룬 것입니다.
육상에서는 스파르타식 훈련을 겪은 스파르타가 강했으나, 해상에서는 문화를 꽃피운 아테네가 강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강력한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그리스 북방의 마케도니아에게 왜 패배했을까요?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리스 도시국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폴리스
폴리스(도시)에서 가장 높은 언덕인 '아크로폴리스'에는 각종 신전(파르테논 신전)이 있었고, 그 밑에는 시장이 열리거나 시민들이 모여서 토론도 하는 넓은 광장 '아고라'가 있었습니다. 폴리스 성곽 바깥은 포도와 올리브를 주로 재배하는 농촌이었습니다.
각 폴리스는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독립되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았으나, 같은 민족이라는 의식이 강하여 4년마다 올림피아 제전을 열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많은 폴리스가 생겨났는데, 그리스 사람들은 지중해와 흑해 일다, 아프리카 해안과 시칠리아 섬, 남부 아탈리아 등을 다니며 곳곳에 폴리스를 세웠습니다. 한때는 폴리스의 수가 본토에만 150여 개가 넘었고, 세계 곳곳에 건설된 폴리스까지 1000개가 넘었다고 합니다. 이토록 많은 폴리스가 탄생한 것은 그리스의 복잡한 지형 때문인데, 국토의 4/5가 산지이고 섬이 많아 해안선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각 도시들이 교류하기 쉽지 않았기에 통일 국가로 통합되기 어려웠습니다.
그리스 - 페르시아 전쟁
대표적 폴리스로서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발전하던 그리스의 걸림돌은 페르시아였습니다. (트로이 전쟁은 허구라는 주장도 있지만 역사적 사실로서 인정하더라도, 이보다 훨씬 이전인 기원전 12세기 이야기입니다.) 바빌론은 물론이고 이집트와 인도까지 확장하던 페르시아는 소아시아의 그리스 식민지들을 병합해갔고 기원전 492년 경에는 마침내 그리스 공격을 시작합니다.
아테네를 중심으로 폴리스들이 맺은 군사동맹은 델로스 동맹이었으나 공동 군사비의 남용 이슈로 분열되고,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승리한 스파르타가 주도권을 가진 펠로폰네소스 동맹이 결성된 후, 아테네는 빠르게 몰락해갔고 힘을 소진한 스파르타도 쇠퇴하다가 마케도니아의 왕 필리포스 2세에게 정복당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의문이 풀렸습니다.
점으로서의 폴리스 vs. 영역으로서의 마케도니아
조금 결이 다른 해석도 있습니다.
산악이 많은 그리스에서 발달한 폴리스는 점과 같은 구성이었습니다. 해외에 식민지를 만들 때조차 폴리스를 만들었지 그 영역을 점령하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그리스의 변방에 위치한 마케도니아는 영역으로 발전합니다. 영역이라 함은 정복지를 개간하고 거기에서 상비군을 구성하여 또 다른 정복에 나서는 것입니다. 이미 기원전 6세기 경에 마케도니아에서는 큰 세력가들이 존재할 정도였고, 필리포스 2세 이후 그러한 배경 하에서 확대 재생산이 가능했습니다.
그리스와 연결된 교역로의 페르시아는 당연하게 알렉산더의 원정의 대상이 되었고, 특히 교역로와 잘 정비된 '왕의 길' 등은 알렉산드로스의 원정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Others > 생각의 흐름' 카테고리의 다른 글
Quotes (to be continued) (0) | 2022.11.11 |
---|---|
Depression - 우울할 땐 뇌 과학 (0) | 2022.10.24 |
잡생각들... (0) | 2022.10.24 |
뉴스를 보다가 느낀 마음이 더욱 아프다 (0) | 2022.09.09 |
책을 읽다 울다 (0) | 2022.08.29 |
하나됨과 구분됨 (0) | 2022.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