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드라마를 보다가 우는 경우는 있어도, 책을 읽다가 우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어령 선생의 마지막 글을 정리해서 낸 책 '눈물 한 방울'의 84.글을 읽다가 아버지 생각에 가슴 먹먹해져 울었다.
---+---
폴리덴트 한 알을 찢어
틀니를 세척한다.
하얀 거품이 일고 하루가
씻긴다.
어제도 오늘도 이런 순서로
하루가 끝나고 까만 밤이 이부자리를 편다.
5분이면 깨끗이 끝난다.
이빨 사이에 낀 하루의
찌꺼기들이
틀니는 플라스틱
통 안에서 잔다.
내가 내일 아침 깰 때까지.
내일 아침은 오지 않을 수도 있어
"안녕" "잘 자" 혼자 인사말을 한다.
---+---
** 아버지 죄송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의 마지막 달들이 이러했으리라 생각되어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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