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오늘 새벽기도 중에는 왠지 하나님이 멀게만 느껴져 마음이 조금 쓸쓸했습니다.
기도를 잠시 내려놓고 주님의 임재를 묵상하던 중, 다메섹 도상에서 빛 가운데 주님을 만났으나 이내 눈이 멀어버렸던 사울의 이야기가 마음을 스쳤습니다.
예수님은 왜 사울에게 앞으로의 길을 직접 다 일러주지 않으셨을까요?
왜 굳이 아나니아라는 한 사람의 깊은 고뇌와 발걸음을 거쳐 아나니아가 사울을 찾아가게 하셨을까요?
태초에 인간이 홀로 있는 것을 기뻐하지 않으셨던 하나님은, 우리가 홀로 신앙을 증명하며 살아가는 것 역시 원치 않으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주님은 앞이 보이지 않아 무력해진 사울에게는 타인의 손길을 받아들이는 '겸손'을 배우게 하셨고, 아나니아에게는 두려운 원수마저 '형제'라 부르며 품어주는 '순종'의 비밀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그 아름다운 연합을 통해 사울은 비로소 고립을 깨고 예수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 연합의 은혜는 오늘날 우리의 교회 생활 속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를 기도로 세워주는 한 몸의 지체이자 거룩한 가족입니다.
오늘 제게 주님이 멀게 느껴지는 홀로 된 시간을 허락하신 것은, 역설적이게도 내 곁에 둔 지체들을 통해 주님의 살아계심을 경험하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사랑의 아나니아'가 되어 함께 걸어가라는 부르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앙이란 주님과의 깊은 일대일 독대를 넘어, 믿음의 동역자들과 함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어가는 '연합의 신비'임을 가슴 깊이 깨닫는 주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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