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 한마디가 선물이 되게 하세요
연못의 메기?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하면 으레 '연못의 메기'가 되어달라는 부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연못의 기존 물고기들에게 자극이 되기를 바랄 뿐이지, 베스처럼 토종 물고기들을 몰아내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영입된 인재는 '무엇인가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부담 속에서 여러 실수를 하게 됩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 이야기였습니다.
가정에서, 회사에서 또 어떤 관계에서든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다면 먼저 말과 눈길과 표정을, 그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이때 제게 가장 도전을 준 영어 단어는 identify라는 단어입니다. 이것은 타동사일 뿐 아니라 자동사로도 사용됩니다. 목적어가 틀림없음을 확인하고 식별한다는 타동사의 의미도 있지만, 자동사로 쓰이면 '동일시'한다는 뜻이 됩니다. with 등의 전치사와 함께, ~와 동일시한다... 는 뜻이 됩니다.
제가 신앙생활을 하는 오륜교회의 요즘 주일 설교 본문은 계속 스가랴서입니다. 스가랴 선지자는 유대 민족이 바빌론 포로 생활을 마치고 페르시아의 귀환령에 따라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때에 활동한 선지자입니다. 1차 귀환 후 80년 후에 2차 포로 귀환까지 이루어졌으나 무너져버린 성벽으로 인해 예루살렘은 황폐하고 암울한 상황입니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페르시아에서의 고위직을 내놓고 유대 총독으로 부임 겸 3차 귀환한 사람이 느헤미야입니다.
느헤미야가 처음 한 일이 바로 '그곳 사람들과의 동일시'였습니다. He identified with the people there.
그는 리더로서 성벽 재건에 대한 비전과 계획이 있었습니다. 오늘날 기업에서의 많은 영입 인재들도 그렇습니다. 자기가 외부에서 경험한 성공 체험들이 있고, 영입된 기업의 기존 관행을 개혁해야 할 포인트들이 많이 눈에 보입니다.
그렇지만 그 계획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귀환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지내고 있던 '그들'이 그의 계획에 동참해주어야만 했습니다.
느헤미야는 그곳 사람들의 '인싸(insider)처럼 이야기합니다. 대개의 영입 인재들이 '나는 당신들과 다르다'라며 아싸(outsider)처럼 이야기하는 것과 반대입니다.
느헤미야 2장에서 '우리'가 당한 곤경은 여러분도 보고 있는 바입니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여기서 우리는 '여러분'을 포함하는 표현입니다. 즉, 여러분의 곤경이라고 하지 않고, 페르시아가 임명한 총독인 자신을 유대인들과 동일시하여 '우리가 당한 곤경'이라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내가 보기에는...'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첫마디부터 '공동체'를 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성벽이 무너져 있는데 그 돌더미 안에서 살면서도 여러분이 신경도 안 쓰는 것 같아서, 내가 페르시아에서 여기까지 일부러 왔어요!'라고 지적질하거나 개혁자로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함께 맞선다면 신께서 우리와 함께 해주셔서 반드시 성공할 것을 확신합니다.'라고 외쳤습니다.
꿈, 팀
'우리가 남이가?'로 접근하는 리더들이 있습니다. 영입 직후부터 업무 파악보다는 조직 내 정치와 관계만 신경 쓰는 임원들이 많습니다. 좋습니다. 필요합니다. 그러나 일과 사업에서의 꿈과 비전이 없으면 그들은 최악입니다. 위대한 리더는 꿈이 있습니다. 계획이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꿈과 계획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팀을 세워야 합니다. 위대한 리더는 기존 구성원이나 조직에 대한 비난으로 처음을 시작하지 않습니다. 그 상황의 일부 책임을 자기의 책임으로 분담합니다.
일에서 우리는 늘 '문제'가 보이게 됩니다. 이때 우리는 그 문제의 원인과 책임이 있는 누군가를 비난하며 그 사람을 고칠 것인지, 문제를 해결하고 고쳐나갈지 선택해야 합니다. 누군가를 비난하면 데 집중하면 조직의 의욕은 사라지고 그 사람은 고치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문제의 해결책에 집중하면 조직의 분위기는 고양될 것입니다. 가정도 그렇습니다. 어쩌면 조직의 리더로서 여러분께 누가 문제인지 물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주의해야 합니다.
성경 에베소서에서는 말을 할 때 '다른 사람의 필요에 따라서 다른 사람을 세워주는데 도움이 되는 말만 하라'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비수가 되거나 욕이 아니라 '선물'이 되도록 하라고 합니다.
조직에서의 성공은 우리의 말로 서로를 하나 되게 하고, 그들이 너무나도 달성하고 싶었던 그 일에서 성공하도록 도와주겠다고 제안을 하고 실행을 해나갈 때 비로소 실현될 것입니다.
이것이 제 실수가 여러분께 유익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숨기고 싶은 부분이지만 여기에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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