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의 끝에서 시작하시는 하나님
강사: 앤 라이체마 (Anne Reitsema) 대표
- 국제 긴급구호 NGO 메데어 대표
- 유엔 글로벌 긴급구호 디렉터
- 커버넌트 신학교 (MO, USA) 상담학, 신학 석사
성경 본문 : 하박국 3:17~19
- 합 3:17~19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 나를 나의 높은 곳으로 다니게 하시리로다.
https://youtu.be/zuUNYeq39Ig?si=qUeE4VOfgJEkv_Xm
세상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왜 길이 끝나는 그곳으로 달려가느냐고
메데어는 대답합니다
“길이 끝나는 그곳에, 삶의 끝에 선 한 사람이 있습니다”
개인적 소개
우리 부모님은 남아공 줄루(남아프리카 원주민 부족으로 매우 호전적이고 용맹하다) 지역의 선교사이셨고 지금도 선교 사역 중이다. 갈등이 심하던 선교지에서 성장했기에, 나는 어린 시절부터 아프리카 분쟁 지역의 유혈 상태를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성장해서도 자연스럽게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섬기게 되었다.
국제 NGO인 Medair(이하 '메데어'로 표기)에서 사역한 지 이제 19년이 되었다. 메데어는 분쟁 지역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에 특화된 기관이다. 메데어에서 일하면서, 길의 끝에서 소망을 만드시는 하나님을 늘 경험하게 된다. 오늘은 사역 중에 내가 경험한 '절망의 한복판에서 소망을 만드시는' 하나님을, 그분의 신실하심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
남수단 분쟁 지역에서 직원을 구출하신 하나님
수단에서 구호 사역을 하다가 전쟁이 일어나 전쟁을 피해 남수단으로 베이스캠프를 피난시켰는데 또 그곳에서도 전쟁이 일어났다. 메데어는 기독교 정신으로 세워졌고, 삶에서 기독교적 삶을 살아내는 것이 목표다. 그런 원칙으로 난민촌 42,000명에게 식수, 의료 및 보건 등의 구호 작업을 하고 있었다. 24시간 병원을 운영하면서 많은 신생아들이 안전하게 태어날 수 있었고, 메데어가 만든 10개 정도의 5만 리터 용량의 물탱크, 18km 길이의 식수 파이프를 통해 난민들에게 매일 마실 물을 제공했다. 아울러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도 치료했다.
그 베이스캠프에는 총 35명의 스태프들이 있었는데, 7명은 수단 현지인이었고, 나머지는 세계 각국에서 왔었다. 나는 디렉터로서 수도 주바에 있었고, 캠프 팀은 '소피아'가 리더를 맡고 있었다. 메데어 팀은 공동생활을 하며 매일 아침 먼저 예배와 기도를 통해 하나님이 주시는 힘을 받고 봉사에 나서는데,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토요일 밤, 두 종족이 힘을 합해 다른 한 종족을 끔찍하게 살해하는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우리 베이스캠프는 마을의 가장자리에 있었는데, 그 살상 사태 당시, 캠프의 수단 현지 직원 7명 중에서 3명이 희생 타깃이 된 종족 출신이었다. 그중 한 명은 유혈사태 발생 전날, 하나님께서 이곳이 안전하지 않다고 말씀하신다며, 우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캠프를 떠났다. 결과적으로 다행이었고 그는 2년간 공부하고 돌아와서 다시 메데어에서 일하고 있다. 다른 한 명은 며칠 전에 먼 곳으로 교육을 받으러 떠났었기에 그 살상 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 마지막 한 명이 문제였다. 그는 얼굴의 흉터가 비교적 희미해서 외모로는 그 종족이라고 구별해 내기가 쉽지 않았다.
유혈사태가 시작된 다음 날, 무장세력이 베이스캠프를 포위하고 타깃 종족 직원 3명을 넘기라고 요구했다. 다행히 경비원이 3명 모두 먼 곳으로 교육 간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기에, 자신 있게 그렇게 대답해서 일단 무사히 넘겼다. 반면에 길 건너에 있던 다른 구호단체의 경우는 그 종족 직원들은 모두 무장세력에게 끌려갔다. 또 탈출을 시도하던 기관도 있었는데, 그들도 탈출 과정에 검문소에서 발각되어 모두 사살되었다. UN평화유지군도 흙탕길에 갇혀서 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캠프 리더인 소피아는 전화를 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하길래 그저 '기도하라'라고 했다. 그리고 나도 주바의 본부에 있던 의료진들을 포함한 모든 분들에게 각자가 하던 일을 멈추고 1시간 동안 소피아의 베이스캠프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스위스에 있는 메데어 본부(1989년에 스위스 의사 부부가 보다 신속하게 구호를 진행하기 위해 3개의 구호기관을 통합하여 메데어를 처음 창립한 곳이 스위스이었음. 전 세계 직원 1500명 정도)에도 기도를 요청했다. 남아공의 우리 부모님께도 기도 부탁을 했다. 그리고 1시간 후에 모든 세 그룹이 거의 동시에, 동일한 성경 말씀을 응원 메시지로 보내줬다.
- 시 34:7 여호와의 천사가 주를 경외하는 자를 둘러 진 치고 그들을 건지시는도다
- 왕하 6:16~17 대답하되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와 함께 한 자가 그들과 함께 한 자보다 많으니라 하고 기도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원하건대 그의 눈을 열어서 보게 하옵소서 하니 여호와께서 그 청년의 눈을 여시매 그가 보니 불말과 불병거가 산에 가득하여 엘리사를 둘렀더라
이런 일들을 베이스캠프의 소피아에게도 전해 주었고, 이 얘기를 들은 소피아도 하나님 군대와 천사의 보호를 믿게 되었고, 보호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살상을 저지르던 무장세력의 관료 하나가 차를 타고 캠프로 와서 '그 위험에 빠진 캠프 직원을 보호하여 안전한 곳으로 보내주겠다'라고 했다. 믿기 어려웠지만 여러 분들의 중보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 직원 본인에게 상황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 직원도 동의하여 그 관료와 함께 떠났다. 그 관료 덕분에, 모든 검문소를 저지 없이 통과하여 공항에 도착하여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그러나 거기에도 또 하나의 죽음의 관문이 기다리고 있었음은 알지 못했다.
유혈 사태 속에서 식량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기 때문에 베이스캠프의 식량 부담을 줄이기 위해 5명 정도의 직원을 다른 곳으로 빼내기 위해 공항 근처에 머무르며 비행기를 기다리게 하고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었던 Mary는 그 종족이 아니므로 상대적으로 안전했기 때문에, Mary가 앉으려던 비행기 좌석을 예외적으로 양보받아서 그 직원이 비행기를 탈 수 있게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탑승자 이름 변경 없이 그냥 Mary의 이름으로 탑승했다.
무장 세력이 이륙 전에 탑승객 명단 호명 절차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그 종족 사람들을 다시 색출하여 사살했는데, 우리 직원은 Mary의 이름으로 탑승했기 때문에 그 위험도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생존할 수 있었다. 우리는 알지 못하는 동안에도, 또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모든 것이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3년 반 후에 그곳에서의 식수 의료 보건 긴급구호 사역을 마무리하는 축하 행사가 있었다. UN 및 다른 NGO의 대표들 뿐만 아니라 정보 관계자들도 참석했던 큰 행사였다. 그때 3년 전에 우리를 도와 직원을 도피시켜 주었던 그 관료가 연설을 하겠다고 했다.
"제가 3년 전에 메데어와 관련하여 어떤 일을 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겠으나, 그때 거기 계셨던 분들이라면 제가 무엇을 했는지 알 것입니다. 저는 그 당시, 팀 리더였던 소피아를 항상 무례하고 나쁘게 대했는데, 소피아는 변함없이 언제나 저를 항상 사랑해 주었고 존중해 주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이 일을 한 이유입니다. 저는 소피아가 저를 사랑으로 대해주었기에 그 일을 했습니다"
즉, 그는 소피아를 무례하게 대했지만, 소피아는 그를 늘 사랑과 존중으로 대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직원 탈출을 도와주었다. Lova and Care! 우리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도 사랑해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우리가 사랑받을 자격이 없을 때 우리를 사랑하셨으니까.
- 요일 4:19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
- 엡 3:16~19 그의 영광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성령으로 말미암아 너희 속사람을 능력으로 강건하게 하시오며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너희 마음에 계시게 하시옵고 너희가 사랑 가운데서 뿌리가 박히고 터가 굳어져서 능히 모든 성도와 함께 지식에 넘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고 그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함을 깨달아 하나님의 모든 충만하신 것으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시기를 구하노라
하나님의 영광의 풍성함은, 우리를 완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의 풍성함을 알게 하시려는 것이다.
우리가 어려운 곳에 있는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하고 있더라도, 내가 그들의 생명을 구하는 savior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 일을 하시도록 우리를 내어드릴 뿐이다. 우리가 의료구호를 하고 마실 물을 제공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회복의 조각들을 그들에게 전하는 것이다.
We are not the savior. He is! 하나님이 구원자이시다. 그러기에 우리의 짐은 가볍다.
- 로마서 8장 38~39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하나님의 기도 응답 사례들. 길이 끝나는 곳에서 시작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했다.
남수단의 다른 지역에서 봉사하는 중에 또 다른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 그날 우리는 그 지역의 분쟁이 끝난 것으로 알고 UN 관계자들과 함께 방문을 했는데, 아뿔싸! 아직 분쟁이 진행 중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그곳에 착륙했을 때 불과 조금 전에 우리와 교신했던 마중 나온 캠프 직원들을 볼 수 없었다. 무슨 일인가가 발생한 것이 틀림없었다. 나는 신속하게 그곳을 떠나려 했으나, 함께 간 동행인들이 어렵게 방문했으니 일정을 강행하자고 했다. 그런데 곧 탱크 굴러오는 소리와 교전 총소리가 들리더니 금세 우리는 무장 세력들에게 포위되었다. 우리는 몇 시간의 협상 끝에 겨우 헬리콥터로 탈출할 수 있었지만, 유혈 사태 속에서 피난하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마음이 아팠고, 교신이 끊어진 직원들의 안부 걱정에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중간 기착지의 호텔에서도 잠들 수 없었다. 3일 후에야 비로소 무사한 그들과 연락이 되어서 안심이 되었다.
나는 여러 상황 속에서 내가 도움이 되지 못한 사람들로 인해 죄책감에 시달리고 심지어 하나님에 대한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그런 세상의 부조리를 경험할 때마다 나는 하박국서를 읽는다. 물론 분량이 불과 석 장에 불과하기 때문에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박국은 하나님께 날것 그대로의 질문을 던진다. "하나님, 우리가 고통받을 때 어디에 계신가요? 왜 아무 일도 안 하세요? 창조주잖아요?"
그런데 하박국 제3장에서 하나님은 '잠잠히 기다리라'라고 하신다. 깨지고 부조리 많은 세상의 밖에 자신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그 세상 안에 있다는 것을 하박국은 깨닫게 된다. 그날밤에만 하박국서를 7번째 읽다가 이 구절을 발견했다. "진노 중에라도 긍휼을 잊지 마옵소서"
내가 이 세상 밖의 제삼자가 아니라, 이 부패한 세상의 일부임을 깨달았다. 그 유혈 사태의 장본인인 총사령관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있기를 기도하다가, 그 사람뿐만 아니라 내게도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내가 그보다 나을 것이 전혀 없었다.
8개월 후, 원활한 긴급구호 사역을 위해 그 사령관과 협상을 하게 되었다. 협상 전부터,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형상을 입었고,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계속 마음속으로 되뇌며 협상에 들어갔다. 협상 동안에 나는 그에게 내 진심을 보여줄 수 있었고, 그를 화나게 할 말은 가급적 피하고 대신에 그를 향한 사랑과 존중을 보여줄 수 있었으며, 특히 그의 협력에 대해 미리 감사를 표시했다. 그랬더니 의외로 선뜻 그가 협조를 약속해 주었고 우리는 실제로 자유롭게 긴급구호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 사람 안의 좋은 면, 하나님의 형상을 끄집어낼 수 있었고, 일반적인 접근과는 다른 좋은 대우를 해주었더니, 그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 것이다. 그 사람이나 나는 둘 다 죄인이며 깨어진 존재임을 깨닫기도 했지만, 우리는 둘 다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렇게 대할 수 있었다. 하나님의 love, respet, care를 보여주기만 해도 그는 좋은 사람처럼 반응했다.
우리는 그의 지원을 통해 식수필터와 영양식을 늪지대로 피했던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내가 헬리콥터로 피할 때 내려다 보며 안타까워 했던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것이다. 또 우리 의료팀은 외진 곳에 고립된 사람들을 찾아가 치료해 주었다. 지금도 그 사령관과의 협상을 통해 훨씬 쉽게 구호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합 3:17~18, 19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 나를 나의 높은 곳으로 다니게 하시리로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을 기뻐할 수 있다. 하나님은 절벽 위의 사슴같이 위태로운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실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를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셨다. reconcile! 우리는 하나님으로 인해 안전하다.
우리가 하나님의 회복의 표지판이 되어 살아가는 것은 큰 축복이다. 여러분도 우리와 함께 현장에서, 또 기도의 파트너로 함께 활동하기를 기대한다.
메데어의 스태프들을 위해 기도를 부탁한다.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잘 알도록, 그리고 안전하도록 기도 부탁드린다.
여러분도 하나님의 부르심을 들으실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 부르심에 응답하시기를 기대한다.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알기를 바란다.
또한, 가장 어려운 이웃은 바로 옆에도 있다.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돌봐주세요.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김은호 목사님의 기도 인도
- 우리가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는 없어도 한 사람의 인생은 변화시킬 수 있다.
-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어도 내 곁의 한 사람은 사랑할 수 있다.
- 이 땅 가운데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기를 바란다.
메데어는 현재 전 세계 분쟁과 재난이 일어난 13개국에서도 가장 소외된 지역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생명을 살리는 구호를 진행 중입니다. 그 어떤 의료진도 찾지 않는 남수단 늪지대 외딴 마을에 카누를 타고 백신을 배달하는 일.
폭격이 끊이지 않는 우크라이나 전쟁 한복판으로 구호물자 트럭을 몰고 가는 일.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아프리카 기아들에게 영양식을 제공하고 치료하는 일.
도심과 떨어져 구호 기관의 외면을 받는 튀르키예의 지진 피해 마을을 찾아 무너진 집을 수리하는 일.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곳, 가장 어렵기에 가장 외면받는 곳, 메데어는 그곳을 위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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