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너만을 사랑해~ 영원히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런 고백을 몇 번이나 해보셨습니까?
결혼 전에 얼마나 여러 사람과 깊은 사랑에 빠졌는지에 따라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청소년기부터 그 순간을 아주 오랫동안 꿈꾸었다고 하더라도 아무 때나 아무에게나 그렇게 남발할 수 있는 표현은 아닙니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기에 여기에서 '너만을' 또는 '당신만을'의 '만'자는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굳이 빼내야 한다면, 이제는 '영원히'가 남습니다. 영원히 사랑할 수는 있을까요? 헤어진 지 오랜 세월이 지나도 옛사랑을 기억하고 궁금해하는 경우들이 많은 것을 보면, 어쩌면 영원히 사랑할 수는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끝까지 사랑합니다.
그러나, 영원히...라는 표현은 유한한 인간에게 'by definition', 적절하지 않은 표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이 '영원히'를 '끝까지'로 바꿔보고 싶습니다. 내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끝까지...로 말이죠. 오늘 부활절 특새에서의 김은호 목사님의 설교 내용 중에서 제게 다가온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전제조건 없는 사랑으로, 끝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
때로는 누군가를 끝까지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거기에는 암묵적인 전제가 따릅니다.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 또는 적어도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면... 아니면 내게 해를 가하거나 칼을 들이대지 않는다면... 이런 전제 말입니다.
오늘 아침, 김은호 목사님이 인용한 성경 구절이 제 눈에 들어옵니다.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요한복음 13장 1절)
여기 써진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은 일견 당연해 보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시점에서 이미 가룟유다가 자신을 팔아버릴 것과, 베드로가 세 번씩이나 자기를 부인할 것과, 모든 제자들이 자신을 떠나 흩어질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이른바 '배신'당할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자기 사람들'로 '끝까지' 사랑하신 것입니다.
아내가 오늘밤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남자 품에 안길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사랑하겠다는 남편이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모든 재산을 다 투자해서 동업을 하고 있는 친구가 조만간 철저히 배신할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사랑할 친구가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은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그날 밤 자기를 배신하고 부인하고 떠나 버릴 제자들의 발을 직접 씻겨 주셨습니다.(배알도 없이...ㅠ.ㅠ)
자기를 부인하는 베드로를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셨고 부활 후 그를 힐링하셨습니다.
십자가 밑의 요한에게도 사랑의 눈길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부끄러운 허물 투성이인 제게도 계속 오래 참으시며 반복적으로 용서해주고 계십니다.(속도 없이...ㅠ.ㅠ)
여러분도 제가 경험하는 이 끝까지의 사랑을 함께 경험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부활절이 서양의 계란축제가 아니라 여러분을 향한 구원과 승리의 축제가 되면 좋겠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끝까지 사랑할 것 같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관계는 대개는 끝까지 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오늘 제게 끝까지 사랑하시겠다고 새로운 약속을 주셨습니다. 성 목요일 아침에요...
여러분, (차마 '끝까지'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지금은...^^)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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