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강사 : 호용한 목사
- 옥수중앙교회 담임목사
- (사)'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이사장
- 서울한영대학교 대학원 객원교수
- (전) 명지대학교회와 서빙고동 온누리교회 전도사, 서울 옥인교회 부목사, 독일 뮌헨 한독 교회와 수원남부교회 담임목사
- 총신대학교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총신대 RTS(Reformed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 박사를 받음.
- (전) 《생명의 삶》 편집장
- 책 '달동네 울보 목사' (2016년) 저자
호용한 목사는 세상 형편 보시고 비통의 눈물 흘리신 목자 예수님 마음을 목양 중심에 심고, 몸소 가난을 체휼 했기에 약한 이웃을 보면 결국 울고 만다는 울보목사다. 드라마 ‘서울의 달’ 무대였던 옥수동에 재개발이 시작될 무렵 부임한 산동네 교회에서, 지체부자유 환자, 옥탑방의 일용직 부부 같은 교인과 가난한 이웃들이 눈앞을 가로막아 쌀 나누기와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혼자 살다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독거노인의 영양을 보충하고 안부까지 헤아릴 방법으로 ‘우유배달’을 창안했고, 지난 20년간 교회와 외부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아 전국의 수천 명의 어르신에게 무료로 우유를 배달해 왔다.
2015년에는 대표적 후원기업인 ‘우아한 형제들’(배달의민족)을 통해 세계적 투자회사 ‘골드만삭스’가 후원기업이 되어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을 설립하여 더욱 크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성경 본문 : 요 13:34~35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35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오늘 같은 금요일 밤을 세상에서는 '불금'이라고 부르지만, 여러분은 오늘 기도회를 통해 '불꽃 튀는 성령의 역사'를 체험하시기를 축복한다.
5분 걸려 현관까지 기어 나오시던 어느 할머니 이야기
며칠 전 TV 프로그램에서 어느 유명한 의사 선생님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분의 아파트가 90여 평으로 너무 커서 아내와의 대화를 주로 카톡으로 한다고 하는 내용을 보았다. 당신의 집은 안방에서 현관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
내가 알고 있는 할머니 한 분은 그분의 방에서 아파트 현관까지 나오는데 5분 정도 걸린다. 대궐 같은 집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분은 10여 평 되는 작은 임대 아파트에 살지만 걸을 수 없어서 배로 기어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금호동 작은 임대아파트에 사는 한 할머니는 만날 때마다 내 손을 꼭 잡고 감사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 할머니는 다리가 불편해 걷지도 못하고 배로 기어 다니시는데, 방에서 현관까지 배달된 우유를 가져가는 데만 5분이 걸린다.
“우유를 배달한답시고 괜히 고생을 시켜드리는 게 아닌가 죄송스러워요.”
내가 손을 잡고 인사를 하니 할머니는 손을 내저었다.
“그런 소리 마세요. 아침 문안 인사를 받는 것 같아 얼마나 행복한데요.”
독거노인을 위한 무료 우유 배달을 통해 고독사를 막는 사역을 한다
나는 금호동의 옥수 중앙교회 담임목사이다. 또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이라는 단체의 이사장도 맡고 있다.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 배달'은 혼자 살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매일 우유를 배달해 드리고 배달한 우유가 바깥에 두 개가 쌓이게 되면 이상신호로 여겨서 주민센터에 그리고 교회에 연락을 하고, 그러면 구청 직원이나 교회 직원들이 출동해서 보호자에게 알리는 그런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이 일을 2003년도에 시작했으니까 금년으로 이십 년 됐는데, 한 번도 쉰 적이 없이 이십 년 동안 꾸준하게 했다.
고독사 孤獨死 solitary death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 배달' 사단법인의 취지는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고독사'를 막는 것이다.
가족이나 이웃이 모르게 죽은 지 3일 이상 방치되는 것을 고독사라고 하는데,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 배달은 고독사를 방지하고 또 어르신들에게 세상의 관심과 안부를 전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고독사의 유품 처리를 하는 관리사들의 말에 의하면, 고독사가 발생한 집의 모든 창문이 굳게 닫혀 있으면 악취가 빠져나가지 않아서 몇 시간 동안 문을 열어 놓지 않으면 냄새가 너무 나서 검안의(檢案醫. 사망 후 뒤에 남은 흔적이나 상황을 조사하고 따져 사망 원인을 판정하는 의사. 안경점의 檢眼과는 다른 뜻)가 그 집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반면에 조금이라도 문이 열려 있으면 그 틈으로 파리가 들어가서 방안이 파리로 가득차 파리 때문에 검안의가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한다. 고독사가 그렇게 비참하고 무서운 것이다.
이런 고독사의 모습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는가?
달동네 교회에서 구제 장학 사업을 시작하다
하나님은 때로 우리에게 신앙의 결단을 요구하신다. 40년 광야 생활 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요단강을 건너가야 하는 결단이 필요했다. 내게는 어쩌면 옥수동과 압구정동을 가르는 한강이 결단의 요단강이었던 것 같다.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는 제목의 연극이 있기도 했지만, 압구정의 고급 아파트와 대조되어 옥수동은 대표적 달동네였다. 그래서 옥수동은 '뒷구정'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내가 교회를 처음 부임했을 때 우리 교회는 건축 후여서 더욱 힘든 때였다. (우리 교회는 설립된 지 53년 되었는데, 전임 원로목사님이 53년 전에 개척하셔서 30년 동안 목회를 하셨고 나는 2001에 후임으로 왔다.) 모든 주민들은 가난했고 힘들게 살고 있었고 고통이 있었다. 멀리 강 건너 고급 아파트가 들어선 압구정동을 내려보면서 때로는 이런 생각을 했다. 저 압구정동에서 목회하시는 목사님들은 얼마나 좋을까, 나는 왜 옥수동 같은 데로 왔을까, 이렇게 생각했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이런 가난이 주님을 가까이하는 계기가 되어서 오히려 그들은 깊은 믿음을 가지고 살고 있었던 특수한 교회였다.
우리 동네 우리 교회에 나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다 일용직 근로자로서 참 힘들게 여러 모양으로 하루하루 벌어서 살아가시는 분들이었지만, 우리 교회 그 많은 성도 가운데 한 분이 무척 부자 권사님이 계셨다. 이분이 내게 팔순 감사 예배를 인도해 달라고 하셔서, 생전 처음 가보는 (신라) 호텔 식당에 가서 식사도 하고 팔순 감사 예배를 드렸는데, 마친 후에 그분 아들이 일어나시더니 내게 돈봉투를 주셨다.
'목사님, 목사님이 옥수동에 오셔서 사역을 하시는데, 너무너무 고생을 하시는데, 돈이 필요하실 겁니다. 이 돈으로 자녀들 학원비도 대주시고, 옷도 사 입히시고, 아이들 기죽지 않도록 해주세요.'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그 순간부터, 목사로서는 참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이 봉투 안에 얼마가 들었을까? 얼마가 들었길래 이런 말씀을 하실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침 신호등에 걸렸을 때 살짝 봉투를 열어봤다. 봉투는 아주 얇았는데, 그 안에 1000만 원짜리 수표가 두 장이 있었다.
놀라 뛰는 가슴으로 곰곰이 생각한 끝에, '이 돈은 나한테 준 게 아니고 가난한 옥수동 사람들을 위해서 쓰라고 하나님이 주신 돈이다.'라고 생각해서 교회에 드려 장학 구제 헌금으로 쓰기로 마음을 작정했다. 이 일이 교인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하나로 만들어 주었다.
그때 마침 새로 부임을 했으니까 대심방을 해야 해서, 전교인들의 가정 가정마다 심방을 했다. 심방을 하면서 가정마다 예배를 드렸는데, 심방하는 가정들에서 '도서비'라며 봉투를 주었다. 집에 와서 봉투를 열어 보니 대개 10만 원 또는 20만 원씩이 다 들어 있었다. 우리 교회 교인들의 직업은 대개 여자분들은 가사도우미, 남자들은 택시운전이었다. 당시 가사도우미로서 일주일 내내 돈을 벌어야 20만 원 벌까 말까 했는데, 목사 도서비로 쓰라며 내게 20만 원을 주신 것이었다. 그 과분한 사랑과 정성에 '이것도 내가 쓰면 안 되겠구나'라는 마음으로 모으기를 시작했다. 약 5개월 후에 대심방을 다 마치고 나서 받은 봉투를 다 계산해 보니 1350만 원이나 되었다. 팔순 감사예배에서 받은 2천만 원과 대심방에서 받은 1,350만 원을 합하여 총 3,350만 원이 종잣돈이 되어 구제와 장학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필요를 따라 나누어 주다
- 행 4:35 사도들의 발 앞에 두매 그들이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어 줌이라
자본주의는 능력에 따른 분배인 반면, 성경적 분배 방식은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 그 종잣돈을 가지고 이웃들의 필요에 따라, 쌀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쌀을 사주고, 등록금이 없는 대학생들에게는 등록금도 대주고, 전기 수도 요금을 내지 못하는 가정들에는 전기 요금, 수도 요금도 내주면서 사람들과 서로 나누는 그런 삶을 살을 살았다. 우리 교회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대학생들이 한 500명쯤 된다.
생활이 넉넉하지 않은 성도들이었지만 서로 감동을 받아 모두 작정헌금을 하며 동참을 했고, 선한 사업의 소문으로 교회는 부흥을 하여 1년 만에 300명의 성도가 늘어났다.
나도 부유하게 자란 것은 아니었다. 나는 한국전쟁 때 북에서 피난 와서 무척 가난했던 피난민 가정에서 자랐다. 한 달 100원 기성회비를 제 때 내본 적이 없었다. 늘 배를 곯았고, 중학생부터는 신문배달을 했다. 저녁 8시에 귀가하면 허접한 고구마로 요기를 하고 잠을 자야 했다. 어느 이발소 주인처럼 6개월간 신문대금을 연체하고 독촉하면 욕을 해대는 손님을 대하면 눈물이 쏟아졌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도 난다. 나는 철없던 시절에는 우리 어머니를 피해 다녔다. 우리 어머니가 어려서 다리를 다쳐 걸음을 절었기 때문에 창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매일 새벽기도를 다니며 나를 위해 기도하셨다. 겨울에 눈이 내려 미끄러우면 스티로폼을 바닥에 깔고 집에서 기도하셨기에, 그 간절한 기도 내용을 들을 수 있었고 그 기도 속에서 나는 성장했다.
구제 사업이 10년쯤 지났을 때 입소문이 나서 '산동네 한집 두 집 비는데... 울보 목사님 교회는 비좁아요'라는 제목으로 조선일보 신문기사가 나는 바람에, 그때부터 내 별명은 울보 목사가 되었다.
우유 안부 배달을 시작하다
2천만 원 사건(2001년 부임) 이후 2년 정도 지나고 (2003년) 우리 교회가 구제에 열심을 내고 있을 때, 독거노인에게 우유 안부 배달을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 동네에는 노인들이 많은 편이었는데, 내가 동네에서 지나갈 때마다 할머니들이 '저 옥수중앙교회 목사님은 어려운 사람들 많이 도와준대'라면서 교회를 안 나오시는 할머니도 내가 지나가면 '목사님 다리 아파요, 허리 아파요, 또 제 목이 아파요'라며 하소연을 했다. 그때마다 나는 마음속으로는 '저 할머니들에게 영양을 공급해 주고 칼슘을 공급해 주면 저 할머니가 골다공증이 좀 덜 할 텐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돈이 없었다.
어느 날 손위 처남과 함께 포항을 다녀오는 길이었는데, 처남이 '내가 사업을 하면서 돈은 어느 정도 벌었는데, 내가 좋은 일을 좀 할 수 없을까?'라며 물어 왔다. 그래서 드디어 기회가 왔다는 생각을 하며 '우리 옥수동에 가난하고 영양이 부족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은데, 그분들에게 우유를 좀 배달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더니 '얼마가 필요한데?'라고 되물었다. 무척 당황스러웠다. 내가 너무 많이 부르면 처남이 없던 일로 하자고 할 것 같았고, 너무 조금 부르면 섬길 대상이 너무 적어질 것이었기 때문이다.
- 느 2:4 왕이 내게 이르시되 그러면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 하시기로 내가 곧 하늘의 하나님께 묵도하고
나도 느헤미야처럼 묵도를 잠시 하고, '100 가정을 위해서 매월 이백십만 원이 필요합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렇게 처남의 지원을 약속받아 우유 배달이 시작되었다. 3년 정도 지났을 때 처남은 계속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지만, 당신 전체 교인이 400여명 모일 때였지만 자원하는 성도들 25명이 매월 10만원씩 후원하여 사역을 계속할 수 있었다. 이렇게 어려운 시절을 이겨내고 2011년 경부터는 기업의 후원도 시작되어, 2003년부터 지금까지 우유 배달을 20년간 계속하고 있다.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이며 도우심이다.
우유 배달로 끝나는 일은 아니었다. 그분들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집에 찾아가보면 나무 침대 위에다가 이불을 놓고 그 다음에 비닐로 싸고 그 위에 누워 있는 노인들이 계셨다. 비닐로 싼 것은 소변이나 대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해 자주 치워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냄새는 엄청났다.
솔직히 우유 하나가 무슨 힘이 있겠는가? 그러나 희망의 불씨가 되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는데 우유 배달원이 찾아오고, 아무도 내게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렇게 나를 찾아와 우유라도 주는 사람이 있구나.'하는 위로가 되는 것을 기대했다.
매일 아침 우유를 배달하는데, 우유가 집 밖에 2개 이상 쌓이면 안에서 변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우유 배달하는 분이 교회나 구청으로 신고를 하고, 그에 따라 자녀나 보호자에게 알려 시신이 3이 이상 방치되지 않도록, 고독사를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명절에 돌아가시는 독거 노인들이 많다. 지난 설날 기간에도 다섯 분이 소천하셨다.
배민 김봉진 의장의 후원을 받아 사역이 확장되다
한 청년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옥수동에서 가난하게 살던 청년 하나가 창업을 하겠다며 개업예배를 부탁해 왔다. 그는 이미 여러 번 망했던 사람이었다. 일곱 번째 개업예배였다. 창 49장, 잠언 16장 등 웬만한 성경 본문은 이미 다 사용해서 더 이상 해줄 설교할 내용도 없었다. 겨우 창 26:12~13을 가지고 개업예배 설교를 했다.
- 창 26:12~13 이삭이 그 땅에서 농사하여 그 해에 백 배나 얻었고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 그 사람이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어
작은 사무실에 서너 명이 모여 개업예배를 드리는 모습이 너무 초라하여 이번에도 또 망할 것 같았다. 그래서 성경 본문의 '거부가 되어'라는 말이 걸려서 '거부되었다'.(유머^^)
이 청년의 집은 너무 가난해서 단칸방에 6 식구가 모여 살았다. (오늘 그 부모님이 이 자리에 오셨다.) 내가 심방 가면 늘 울고 왔다.
그가 바로 우리 교회 김봉진 집사다. 그는 배달의 민족 창업자다. 약속한 대로, 기도한 대로 이루어졌다. 10년 후에 마침내 그는 거부가 되었다.
김집사가 사업을 해서 돈을 벌면 우유 배달을 책임지겠다고 했지만 나는 '밥이나 먹고살아라.'라고 마음속으로 이야기했었다.
그는 늘 자기는 우유 '배달'이 너무 좋다더니 '배달의 민족'을 창업했다. 그는 결국 약속을 지켜 2011년에 매월 500만원을 지원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계속 배달의 민족을 통해 큰 돈을 내며 후원하고 있다.
또 배민 투자 과정(당시 배민에 440억 투자)에서 우리 사역을 알게 된 골드만 삭스 아시아의 이사 15명이 1만 달러씩을 기부하여 1억 8천만원이 생기면서 투명한 운영의 필요성을 느꼈고, 배민 직원들의 도움까지 받아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 배달' 사단법인을 발족했다. 그리고 2007년에 고독사가 심각한 사회문제화 되면서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존귀한 존재'인 그분들을 보살피는 것으로 사역을 확장했다. 우리의 우유 배달은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고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안부를 물을 뿐만 아니라 고독사를 방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난한 중에도 그 집사님 가족은 신앙생활에 열심이었다. 특별히 부인 집사님은 새벽마다 교회에 나와 아들들을 위해 많은 눈물을 뿌렸다. 아들들도 꼬박꼬박 교회에 나오고 신앙생활에 열심이었는데, 그중 막내아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내가 옥수중앙교회에 부임할 당시 20대였던 막내아들은 결혼할 때 주례를 섰고, 그의 회사 개업 예배도 ‘여러 번’ 인도했던 청년이다. … 2012년 12월경이었다. 막내아들이 세운 회사에서 사무실 확장 감사예배를 인도했는데, 예배 후 그가 불쑥 내게 “앞으로 우유배달 비용은 제가 내겠습니다!”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아직 회사가 본 궤도에 오르지 않았고 수익이 나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던 터라, 나는 그에게 “나중에 여유가 있을 때 천천히 하라”라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쉽게 뜻을 꺾지 않았다. … 이제는 옥수중앙교회 집사가 된 그 막내아들의 이름은 김봉진이다.
옥수동에서 아주 가난하게 자랐던 한 청년이 주일 예배를 마치고서 저를 찾아왔습니다 우리 교회를 아주 열심히 다니는 그런 청년이었었는데 창업을 하겠대요. 그러면서 이 청년은 창업을 할 때마다 꼭 개업 예배를 드리는데 목사님이 오셔서 개업 예배를 좀 드려달라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그동안에 이 청년에 대한 개업 예배를 모두 여섯 번 드렸어요 그냥 개업 예배만 드리면 망하고 그다음에 열심히 기도했는데도 또 망하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사람은 망해도 또 예배를 드리자고 그러고 망해도 또 예배를 드리자고 그러고 참 뚝심이 있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개업 예배를 드릴 때마다 제가 성경을 읽고 설교를 해야 되는데 이 사람에게 하도 예배를 많이 드려서 성경 구절을 뭘 찾아서 해야 될지 갈등이 생길 정도의 사람이었습니다 고민하다가 제가 창세기 16장 12절, 13절 말씀으로 설교를 했어요 거기에 아주 굉장히 좋은 구절이 나오는데 이삭이 그 땅에서 농사하여 그 해에 백 배나 얻었고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 그 사람이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었더라
아주 초라하고 조그마한 그런 사무실에서 서너 명이 이렇게 모여서 개업 예배를 드리는데 내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 친구 머지않아 또 망할 것 같아요 그런데 성경 말씀에 '거부가 되었더라' 이런 말씀이 마음속에서 내심 꺼림칙했어요 마음에는 무슨 생각이 드는가 하면 설교를 하지만 밥이나 좀 먹고살아라 제발 좀 밥 좀 먹고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청년의 집은 얼마나 가난한지 조그마한 단칸방에서 여섯 식구가 이렇게 모여 사는데 제가 심방을 가면 울고 왔어요 너무너무 가난하고 요즘도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서 마음속으로 얼마나 참 안쓰럽게 생각했는지 몰라요 그런데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이 사람이 바로 김봉진 대표예요 배달의 민족을 만든 김봉진 의장 성경 말씀대로 기도한 대로 오늘 이 청년이 그로부터 십 년 뒤에 진짜 거부가 됐어요
배달의 민족의 소개를 통해 여러 대형 기업들 후원하게 되면서 사단 법인이 발족되고 우유 배달 사업이 커졌다. 매일유업, 육십계 치킨, 제이준 성형외과, 골드만삭스, 죠스 떡볶이, 이노레드, 설민석의 단꿈아이, 세바시, 아이유 등 유수의 기업과 방송인들이 지금도 우리 사단법인과 함께 연대하여 후원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특히, 매일유업은 '소화가 잘 되는 우유' 매출의 1%를 어르신 우유 배달에 후원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 '소화 잘 되는 우유'가 1년에 150억원 정도 팔렸는데 지금은 800억 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여 그 1%인 8억원 이상이 후원되고 있다. 매일유업의 김선희 부회장은 기독교인도 아니다.
60계 치킨 사장님은 불교 신자이지만 매월 7백만 원을 10년간 후원하고 있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봉사할 때 종교의 벽도 뛰어넘을 수 있었다.
하나님이 사셨습니다
우리가 섬기는 독거노인은 20년 전에 100 가구로 시작했으나, 이제 27,000명의 '개인' 후원자를 통해 서울과 전국 4,070명의 독거노인들께 매일 우유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은 각 구(區)마다 150가구를 기준으로 모든 구를 다 돌리고 있고, 부산, 대전 등 지방의 일부 지역들도 우유를 돌리고 있다. 약 20개 기업에서 후원한다.
하나님의 역사다. 하나님이 도우시는 일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다.
상근 직원은 1명만 일하고, 나머지 많은 일들은 후원 기업들의 자원 활동을 통해 이 일이 이루어지고 있다.
내가 이사장이며 법적으로 상임이사이지만 나는 전혀 보수를 받지 않는다.
우리 행정비는 1%도 안 된다. 나머지 99%의 후원금은 오로지 '목적 사업비' 즉, 우유를 구매하고 배달하는 데 사용한다.
국가의 복지 예산을 요청하지도 않지만, 후원자들의 후원금은 100% 다 원래의 목적으로 사용한다.
죠지 뮬러처럼, 나는 절대 사람들에게 구걸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만큼만 가지고 한다.
우리는 TV나 신문에 '후원해 주세요'라고 광고한 적도 전혀 없다. 그냥 자발적으로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어 후원이 확장되고 있기에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생각한다.
처음에는 어르신들의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영양 제공 목적으로 우유 배달을 시작하였으나, 20년 전만 해도 그 단어조차 생소했던 고독사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해지면서 우유 배달을 통해 고독사를 막는 일로 확장되었다. 앞으로는 북한 어린이들에게 영양 공급을 하는 사역으로까지 확장되기를 기도하고 있다.
독거노인들께 감사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섬긴다
우리는 우유 외에도 여러 구제 사업을 하는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행동에는 특히 '겸손함'이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나는 어린 시절 너무 가난해서 '냉 친 고구마'가 주식이었기에 특히 먹는 것에 민감했고 그 마음을 잘 이해하는데, 가난한 사람들은 무척 민감하다. 그분들은 봉사자의 말 한 마디나 행동 하나에 상처를 받는다. 무시하거나 불쌍한 마음을 가져도 안된다. 그들이 이 나라의 경제 발전의 기초를 만든 세대임을 '감사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우유를 드리고 있다.
잊지 못할 감사 - 이선혜 할머니의 빵떡모자
지금은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이선혜'라는 이름의 할머니가 계셨다. 5년 정도 우유를 받아 드셨는데 하루는 감사하다며, 동대문 시장에서 스웨터를 사다가 그것을 다 풀어서 '빵떡모자 (방울 모자)' 100개를 떠가지고 성탄절에 교회로 갖고 오셨다. 나중에는 집사님이 되셨다가 소천하셨는데, '작은 사랑이 또 다른 사랑을 낳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속으로 얼마나 고맙게 생각했는지 모른다.
고독사 방지는 이제 우리 모두의 일입니다
이제 고독사에 대해 좀 더 나누고 싶다.
독거노인들의 고독사는 자녀의 잘못만은 아니다. 대개는 자녀들이 일부러 부모님을 버린 것이 아니다. 자녀가 7명이나 있었지만, 자녀들에게 짐이 되는 것이 싫어서 연락을 끊고 사는 분도 계셨다. 그래서 나는 이야기한다.
고독사는 사람 탓이 아니라 가난 때문이다.
고독사 문제는 이제 한 개인의 책임 또는 한 가족의 책임을 떠나서, 사회적으로 함께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가 되었다.
고독사도 마찬가지이다. 가난한 집에서 자라 많이 배우지 못한 자녀들은 많은 경우 육체노동으로 돈을 번다. 하루 종일 노동을 하고 밤늦게 돌아오면 마음이 있어도 실제 아버지에게 전화를 하는 일이 쉽지 않다. 피곤한 몸으로 겨우 저녁을 먹고 자기 바쁜데 어떻게 매일 전화를 할 수 있겠는가. 그러다 보면 며칠 연락이 미뤄지고, 그 사이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몰랐을 뿐이다. 부모가 미워서 돌아보지 않는 것이 아니고 돌아보지 못한 것이다. 처음부터 불효막심한 자식이 아니다. 만나면 모두 따뜻한 사람들이다.
2021년 한 해 고독사가 3,378명이었다. 이제는 노인만 고독사하는 것이 아니다. 젊은 사람들도 혼자 살다가 고독사하고 있다.
그런데, 독거인의 고독사를 방지하는 것은 이웃 사람들의 '작은 관심'으로부터 시작된다. 작은 관심만으로도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 수 있다. 곳곳에서 이런 사랑의 실천이 필요하다.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때를 우리가 살아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옆에 있는 이웃 사람들을 살피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위로하고 격려해 주어야 한다.
지난 추석 때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찾아와 우유 배달에 직접 참여했다. 개천절 경축사에서는 자신의 배달 경험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서도 하나님의 일하심이 더욱 확장되기를 소망한다.
건강한 교회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2가지를 모두 해야 한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에 열심을 다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
하나님께 열심히 예배드리고, 이웃에게의 나눔과 실천을 열심히 하자.
교회가 '자기들끼리만' 살지 말고 이웃과 함께 해야 한다.
- 요 13:34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진짜 예수님의 제자인 성도는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라는 예수님의 간곡한 명령을 따르는 사람들이다.
사도 바울이 신약 성경 27권 중에 13권을 썼지만, 예수님 말씀을 인용한 것은 단 한 곳뿐이다.
- 행 20:35하 범사에 여러분에게 모본을 보여준 바와 같이 수고하여 약한 사람들을 돕고 또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는 바울이 인용한 주님의 이 말씀은 복음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행동과 사상에서 이미 분명히 나타났으며, 바울도 아마 당시의 구전(口傳)을 통해서 알았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전부 다 기록되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뭏든, 바울은 이 말씀으로 에베소 교회 장로들을 향한 권면의 '결론'으로 삼았습니다. - 성경 주석을 참고하여 정리함
여러분 모두, 주는 행복을 누리는 예수님의 확실한 제자가 되기를 축복한다.
기도
각박한 세상 속에서 우리에게 믿음을 주시고 예수님을 사모하게 하신 것 감사합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도록 은혜 주옵소서.
김은호 목사 적용 기도 인도
나눔의 복에 대해 도전받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분명히 '주라'고 말씀하시지만, 우리는 '움켜쥐며' 살아왔습니다. 형편이 좋아지면 하나님의 사랑을 흘려보내겠다고 했지만, 그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 됩니다.
우리도 힘들고 어렵지만, 그래도 우리는 흘려보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방법은 사랑을 베푸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교회를 다니는 것 자체로는 사람들이 감동받지 않습니다. 우리가 사랑을 흘려보내는 모습을 보고 그들은 하나님을 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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