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나는 무엇이 옳고 그른 지에 대해 민감했다.
그래서 내 의지로 '옳은 것'과 '바른 것'을 지키기 위해 다른 이들보다 더욱 스스로에게 철저했고,
내가 그 옳은 것을 지키지 못할 때는 스스로 매우 괴로워했다.
나 자신에게 멈추어야 했다.
그러나 나는 다른 이들에게, 특히 내 가족에게 또 내 친구들에게도
'바른 것'과 '옳은 것'을 거론하며 훈계 조의 얘기를 하는 데 익숙했다.
가족이, 친구가 갈등과 고민 속에 울고 있을 때,
나는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 속에서는 그들의 잘못이 무엇이었는지,
또는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지, 옳은 지를 얘기해주려 애쓰는 쪽이었다.
혹시 다른 가족이나 친구가 울고 있는 친구와 함께 울어주고 있는 모습을 보면,
공감하지 못하는 내 모습에 실망하면서도, 함께 울어주는 것은 옳거나 바른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영어 표현에 'The smartest person in the room'이라는 표현이 있다.
직역하면 나쁘지 않은 의미이지만, 대개 그 문구를 사용하는 문맥은 '무척 잘난 척 하는 사람'을 의미할 때도 있다.
나는 'The smartest person in the room'에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The rightest person'에는 매우 깊은 관심을 두어 왔고,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고, 인정받는' 일에 양보란 없었다.
그런데, 오늘 성경 말씀 두 구절이 온 마음을 휘젓는다.
"로마서 12:15,16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서로 마음을 같이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며 스스로 지혜 있는 체 하지 말라."
함께 울라는 말씀은 옳지 않고 바르지 않은 일에 동참하라는 의미는 분명히 아니다.
그러나 그들과 나를 구별하여 경원하고 멀리하는 것이 진정한 '거룩'이 아님을 생각하게 된다.
혹시 그들의 현실이 명백히 옳지 않고 바르지 않았더라도,
그들과 같은 자리에 참여해서 듣고 느끼며 함께 아파하고 함께 통곡하고 같은 처지에 나를 놓는 것이 필요했음을 깨닫게 된다.
근묵자흑이나 근주자적을 걱정하기에 앞서,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이 땅에 사람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생각하고 닮아야 했다.
수십년 동안 몸에 익어 온 바름과 옳음 중심의 생각과 행동이, 함께 웃고 울며 마음을 같이 하는 쪽으로 바뀌는 데는 얼마나 걸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