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글명을 영문명으로 고쳐쓸 때 'ㅓ'를 우리는 'u'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eo'로 많이 표기한다. 그 대표적 예로 서울(Seoul)을 든다. 그러나 이는 좀 이상하다. 본디 Seoul은 프랑스 신부들이 서울을 표기한 데서 시작되었는데, 불어 같은 라틴계통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쎄울(Se-Oul)이라고 발음한다. 즉, Seo-ul이 아니라 Se-oul이었던 것이다. (이를 영어권에서는 쏘오울이라고 발음한다.)
2.
오랜만에 이탈리아에서 전화를 받았다. '쎄울은 어때요?' 미국에서 무척 친하게 지냈던 이탈리아 여성 친구가 그리움을 이기지 못해서 전화를 했단다. ㅋ 나도 그렇다.ㅎ (갑자기 작성할 전문 자료가 생겼고, 그 도움이 필요해서 전화한 것이기는 하지만, 겉으로 표현은 그립다고 했다. 나도 너무 보고 싶다고 했다. 누가 보면...ㅎ)
3.
루치아나, 그미는 내가 자기 이름을 부를 때마다 재미있어했다. 내가 자꾸 '루챠나'라고 엉터리로 부른다는 것이다. 'ㅣ'모음 순행 동화는 우리말의 특징으로서 이탈리아 여인에게는 매우 분명하게 구별되는 '이아'가 한국인인 내게는 '야'나 다르지 않게 발음되고 오히려 '이아'를 구별해 발음하는 것은 말하는데 무척 힘이 드는 것이었다. 나는 아무리 '루치아나'하고 불러도 소리는 '루챠나'나 되었고, 친한 친구의 이름조차 제대로 발음 못하는 우스꽝으로 그미에게는 들렸던 것이다.
4.
태풍의 영향으로 서늘한 8월 초순을 보내고 있다. 아파트를 가득 채운 매미의 암컷 부르기 속에서 밀란에서 걸려온 전화는 여러 추억을 되살리게 한다. 말의 다름에서 겪었던 여러 일들, 그리고 그 다름을 틀림으로 열등시하지 않고 우정으로 감싸 줬던 여러 나라의 친구들을 생각나게 한다.
빨리 자료 찾아 보내 줘야겠다. 대한민국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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