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醫術)은 죽음에 맞서는 것일까, 생명을 돕는 것일까?
죽음과 싸워 이기는 것이 의술의 목표라면 의술은 언제나 질 수밖에 없습니다.
의술의 목표는 ‘생명’이지 ‘죽음’이 아닙니다.
오랜 날을 충분히 다 살고 죽으려는 이의 마지막을 양압기 등 기계로 붙잡아두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때로는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고, 조용히 보내드리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에요.
어머니를 이렇게 쿨하게 정중히 보내드려야 했으나 저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어머니 앞에서 비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줌 재의 가르침
죽음은 결국 가볍습니다.
한 줌의 재가 되는 순간을 보니 알게 됩니다.
그 가벼움을 진공 장치까지 구비된 무겁고 고급스러운 유골함을 준비해서 잠시 잊기도 합니다.
죽음의 가벼움을 알게 되면, 어쩌면 삶의 무거움을 견디고 버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삶의 무게를 견디며 살다가, 언젠가 하나님이 부르실 때 가볍게 떠나면 됩니다.
뼛가루 한 되 반만남는, 그 마지막 순간처럼.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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