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에서 돌연변이가 ‘무작위적’이라고 할 때, 이는 돌연변이가 생물에게 필요한 결과를 미리 알고 그 방향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표현만으로 우주에 궁극적인 목적이 없거나 하나님의 섭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오지는 않는다.
기독교 신학은 오래전부터 인간에게 우연처럼 보이는 사건도 하나님의 섭리 아래 있을 수 있다고 고백해 왔다. 제비는 사람이 뽑지만 그 모든 결정은 하나님께로부터 온다는 잠언의 표현이 그 예다. 인간이 원인을 예측하지 못한다는 사실과 하나님이 목적 없이 행동하신다는 주장은 서로 다르다.
그러므로 유신진화론을 비판하면서 과학적 의미의 무작위성과 무신론적 의미의 무목적성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충돌은 생명의 과정이 자연 법칙을 따른다는 주장에 있지 않다. 그 과정이 어떤 창조주의 뜻과도 무관하고, 인간의 존재에도 주어진 목적이 없다는 세계관에 있다.
기독교인은 자연의 규칙성을 인정하면서도 만물이 그리스도로 말미암고 그리스도를 위하여 창조되었다고 고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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