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갈 때마다 들리는 곳은 너무도 유명한 MoMA(현대미술관) 입니다.
IBM에서 근무할 때는 동반자까지도 무료이었고, IBM을 떠난 다음에도 뉴욕에 가면 꼭 시간을 내서 방문하곤 합니다. 아들과 함께 갔을 때도 참 좋았습니다.
주로 피카소나 모딜리아니의 작품을 집중 감상하는데, 눈길을 끈 강렬한 그림은 바로 프리다 칼로였습니다.
멕시코의 여류화가로서 1907년에 태어나서 1954년에 별세했습니다. 평소에 멕시코 그림을 별로 접하지 못하다가 MoMA에서 멕시코 그림들을 접하면 그 강렬함에 충격적 감동을 받게 됩니다. 특히 칼로의 그림은 그러했습니다. 언뜻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강렬한 인상의 그림...그리고 그 모델이 바로 화가 자신이라는 점을 알게 되면 어떤 사람이었는지 무척 궁금해지곤 했습니다.
칼로는 평생 자신을 그리는데 대부분의 힘을 쏟았고 스스로를 모델로 삼아 관찰하고 표현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아버지는 유태계 독일인이었고 어머니는 메스티조였는데, 어려서는 소아마비를 앓았고 18세때에는 통학버스가 전차와 부딪혀 그녀의 몸이 '부서지는' 큰 사고를 당합니다. 원래 의사가 꿈이었던 이 소녀는 기브스를 한 채 침대에 누워 유일하게 자유로운 두 손을 이용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이 됩니다. '나는 너무나 자주 혼자이기에 또 내가 가장 잘 아는 주제이기에 나를 그린다'
그리고 어느 정도 회복이 된 후, 그녀의 그림을 돌봐준 21세 연상이며 두 번의 결혼 경력이 있던 리베라와 결혼을 하지만, 그의 문란한 사생활로 끊임없는 가슴앓이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좌절을 그림으로 승화시키지만, 결국 육체적 고통 속에서 많지 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뉴욕 현대미술관 MoMA에 있는 위 그림 윗부분에 악보와 함께 써넣은 노래 가사는 이렇습니다.
“이것 봐, 너의 머리카락 때문에 너를 사랑했는데, 이제 너는 머리카락이 없구나. 더 이상 널 사랑할 수 없지.”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었던 그녀인데...
온 몸은 부서지고
그녀는 온통 상처를 받았습니다.
밝고 화려한 그림보다, 이 우울한 상처 투성이의 그림과 인생에 눈길이 자꾸 끌리는 것은 왜 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