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이 파킨슨씨 병으로 거동이 어려워지고 동반한 치매가 점점 깊어지고 있었지만 아직은 집에서 돌봄을 받으실 수 있으셨을 때, 줄곧 주무시다보니 새벽에도 일어나시고 한낮에도 잠에서 깨시는 때가 자주 있었습니다.
그 때마다 맑지 않은 어머니의 기억 속에서도 입에 붙어 부르시던 동요가 있었으니, 바로 윤석중 작사 손대업 작곡의 '아침'이라는 곡의 처음 부분입니다.
'날이 샜다 활짝, 일어나라 얼른!'
원곡에는 그 뒷부분의 가사와 멜로디가 있지만 (참새 들이 떼지어와서 재재거리며 아기를 깨운다) 어머니의 노래는 거기까지 였습니다. 육남매를 키우시며 불러주셨던 모닝송입니다. 학교 늦겠다고 걱정하시는 꾸지람의 소리가 아니라, 어머니의 부드러운 경종 소리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더 악화되어 요양병원 침상 위에서 의식이 흐리시지만 불과 작년 이맘 때만 해도 소녀처럼 이 노래를 부르시던 어머니 모습이 떠오르며, 어머니를 위한 기도를 눈물 속에 드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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