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김봉연/김성환/박철순/이만수 선수들을 좋아했고, 학부 때 최동원/조계현까지는 소화했지만 그 이후는 아주 오랫동안 프로야구를 쳐다보지도 않고 살았습니다. LG입사 후에 김창은 상무께서 VIP티켓을 주셔서 트윈스와 NC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관람했고 그 감동 속에 금년 시즌부터는 거의 매일 LG 경기를 톡중계로 살피거나 결과 체크라도 하게 됩니다. 퇴근 시간에 경기 생중계를 휴대폰으로 보기도 합니다. "치고 달려라~"라는 야구 응원가도 자주 듣게 되어서 어떤 때는 혼자 흥얼거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알게된 특이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는 늘 벤치를 바라보며 sign을 받고,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에 늘 포수와 sign을 주고 받을 뿐만 아니라 모든 수비 포지션의 선수들이 벤치나 코치의 싸인을 보고 전진수비를 하는 등의 변화를 가져간다는 것입니다. 어떤 때는 이미 타석에 들어섰다가도 타자가 '잠깐만'을 외치며 타석 밖으로 나가서 배트를 휘두르는 척하며 벤치의 싸인 변경을 체크하곤 해서 야구 경기는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됩니다. 그래도 통하지 않으면 포수나 코치진이 마운드를 방문해서 투수와 입을 가리고 이야기를 합니다.
'치고 달려라' hit & run 싸인이 나면, 타자는 공이 나쁘면 파울을 내더라도 반드시 공을 쳐내야 하고 주자는 달립니다. 만일 어느 한 선수라도 벤치나 코치의 싸인을 못보면 안습의 상황이 연출되지요. 내가 아무리 좋은 최신형 휴대폰을 가지고 있더라도 USIM과 서비스플랜에 따라 데이터 통신 서비스에 연결이 되어 있어야 충분한 기능을 쓸 수 있듯이, 아무리 훌륭한 홈런 타자라도 코치진과의 싸인 확인을 통해 '연결되고 align'되어 있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보게 됩니다.
조직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리더의 방향제시를 그대로 따르라는 것은 오늘 얘기에 대한 잘못된 해석과 적용인 것을 아시죠? 그것이 아니라, 자사 내 타 사업부의 일들, 또 타 담당의 일들을 이해하고 시너지를 위해 노력하고, 또 경영방침 및 우선순위에 align하여서 개별 타스크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드리는 취지입니다. 우리는 한 팀이고 그래서 서로를 팀멤버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align되어야 합니다. 특히 우리 Data&Analytics사업부는 어느 한 담당, 어느 한 팀이라도 stand-alone으로 충분한 곳이 없습니다. 데이터와 분석의 특성상 모두가 시너지의 대상이 됩니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잘 해왔지만....
타석에 설 때마다 공을 던질 때마다 순간순간 서로의 싸인을 체크하는 야구선수처럼, 홀로 서있는 것처럼 보이는 우리 프로젝트/타스크에 임할 때마다 시너지를 생각하며, 서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배려하며 서로 선한영향력을 크게 끼치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0201005 세 가지 이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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