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에서 상경한 작은 아버지 두 분이 직장 생활을 하시면서 서울에서 자리 잡은 곳은 용산구 효창동이었습니다. 그리고 걷기에는 조금 멀지만 전통이 있는, 용산 경찰서와 구청 사이에 있는 성광교회에 출석하셨습니다. 가끔 숙부님들을 만나 뵈러 가면 교회 근처에서 식사를 하기도 했고, 가끔 교인들과 합석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자리에서 김명엽 선생님을 뵌 적이 있습니다. 늦게 결혼하신 지 얼마 되지 않을 때였고, 막내 숙부와 비슷한 연배이시고 친하셨기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유명하신 분이라고 소개를 받았을 뿐 작은 체구의 그분에 대해 그때는 깊이 알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저도 학교를 졸업하고 결혼하여 교회에서 성가대를 하면서 성가곡집에서 그분의 이름을 자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만나 뵌 후 종교음악을 위해 해외 유학도 다녀오시고 대학 교수로도 오래 일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우리 그레이스 콰이어의 옆 자리에서 함께 찬송을 하시는 L집사님이 고등학교 때 음악 선생님이 가장 큰 영향을 주셨다고 하시며 김명엽 선생님의 이름을 이야기했습니다. 몇십 년만에 소환된 이름이지만, 참 반가웠습니다. 교회에서는 본인이 이야기하지 않는 한, 가급적 개인 신상에 대해 묻지 않기 때문에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L집사님도 대광고등학교를 다니셨던 것 같습니다. 대광고등학교는 김명엽 선생님의 모교이자 상당 기간 재직한 학교이니까요.
주일학교 어린이들을 위한 노래를 많이 만드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 특히, 70년대 경신고와 대광고 음악교사일 때 지은 곡들에는, 제가 어렸을 때 교회에서 많이 부른 어린이 찬송가들도 있습니다.
첫째는 '똑똑똑 문좀 열어주세요'입니다.
똑똑똑 문 좀 열어주세요 누가 찾아왔나 봐
우리들의 마음 문에 누가 찾아왔나 봐
조용하게 부르시는 예수님의 음성 들리지 않나요
우리들의 마음 문에 누가 찾아왔나 봐
똑똑똑 문 좀 열어주세요 우리 예수님의 음성
우리들의 마음 문을 예수님이 두드려요
조용하게 부르시는 예수님의 음성 들리지 않나요
고마우신 예수님 어서 들어오세요
다음은 '나의 한 가지 소원'입니다.
나의 한 가지 소원 예수님을 닮고 싶어요
키와 몸과 사랑이 우정과 지혜와 믿음이
날마다 자라나서 예수님을 닮고 싶어요
주의 말씀 안에서 자라고 싶어요
이제 팔순이 다 되신 막내 숙부님과 통화를 하다가, 대학에서 퇴임하시고 성남시립합창단을 끝으로 은퇴하신 후에도 아직 여러 교회에서 활발하게 강연도 하시면서 건강한 삶을 살고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정리하고 찾아보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가득하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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