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더 이상 세상에 있지 않으나, 그들은 세상에 있습니다. 나는 아버지께로 갑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들을 지켜주셔서, 우리가 하나인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요 17:11, 새번역)
지난 12월 5일에 아버님께서 소천하신 후, 지금까지 경황 없던 때도 있었고 아버지의 부재를 잊고 지내다가 문득 깨닫고 슬퍼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오늘 새벽, 여러 내용을 살피다가, 마음을 두드린 구절은 요한복음 17장 11절 말씀입니다.
90을 훌쩍 넘기시고 자신의 몸의 상태 변화를 느끼시던 아버지는 죽음을 준비하셨고, 때로는 죽음을 두려워하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몸이 힘들어지실 때는 역시 장로인 형님의 기도를 부탁하기도 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시신을 의과대학에 기증하였기 때문에 '해부'라는 단어만 접해도 마음이 무거워지고, 아버지께서 지금 예수님 품 안에서 안식하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 세상살이의 마지막이 될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 이 구절은 예수님이 붙잡히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여러 말씀을 하시고, 또 하늘을 우러러 '말씀으로' 즉 대표기도처럼 주변의 제자들이 들을 수 있도록 기도하신 내용의 일부입니다. 즉, 하나님을 향한 기도라기 보다는, 이 땅에 남겨질 제자들을 위한 기도였습니다.
"나는 이제 하나님 아버지께로 가지만, 내 아들과 딸들은 이 세상에 남겨집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지켜 주시고 서로 사랑으로 하나가 되게 하여 주세요."
우리 아버지의 임종은 의식이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졌지만, 말씀을 하실 수 있었다면 아버지의 기도도 이와 같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아버지께 비는 것은, 그들을 세상에서 데려 가시는 것이 아니라, 악한 자에게서 그들을 지켜 주시는 것입니다.”(요 17:15, 새번역)
순간적으로 나도 아버지처럼 예수님 품으로 빨리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예수님의 뜻도, 소천하신 우리 아버지의 뜻도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어서 세상에서 빨리 데려가달라는 기도는 하나님께 드릴 내용이 아닙니다. 주기도문처럼,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하고 기도할 뿐입니다.
하나님을 '거룩하신 아버지'라고 부르신 예수님은, 요 17:17에서는 우리도 하나님처럼 '거룩'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진리'로 거룩하게 되는 것인데, 진리는 바로 '하나님 아버지의 말씀'이라고 분명하게 알려 줍니다.
요컨대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믿으며 하나님 말씀으로 거룩하게 사는 것이 우리를 향하신 아버지의, 예수님의 기도 제목임을 오늘 아침에 생생하게 알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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