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109장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은 북부 오스트리아 작은 마을 Obemdorf의 성 니콜라스교회에서 1818년 성탄에 처음 불려진 캐럴입니다. 모어(Joseph Mohr, 1792~1848) 신부가 작사하고, 오르가니스트인 그루버(Franz Gruber, 1787~1863)가 작곡자입니다.
최초 연주에서는 오르간이나 피아노가 아니라 기타 반주에 맞추었고, 현재 찬송가는 4부로 되어 있으나 이중창으로 불렀습니다.
우리말 찬송가에서 '어둠에 묻힌 밤'이라고 번안한 부분의 영문 가사는 '모든 것이 고요하고 모든 것이 밝게 빛나던 밤'이기 때문에 오역이라는 문제 제기도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현재 번역의 찬송을 처음 실을 때(신정 찬송가, 1931년, 38장)는 일제 강점기의 암흑 같은 시대였기 때문에 그 어둠 속에서도 빛 되신 예수님의 탄생은 우리에게 소망이 된다는 의미로, '밝음'은 제거하고 '고요'를 '어둠에 묻힘'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현대적 감각을 반영하여 '어둠이 걷힌 밤'으로 바꾸자는 의견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1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주의 부모 앉아서 감사기도 드릴 때
아기 잘도 잔다 아기 잘도 잔다
Silent night, holy night,
All is calm, all is bright
Round yon Virgin, Mother and Child.
Holy infant so tender and mild,
Sleep in heavenly peace,
Sleep in heavenly peace.
2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영광이 둘린 밤
천군천사 나타나 기뻐 노래 불렀네
구주 나셨도다 구주 나셨도다
Silent night, holy night,
Darkness flies, all is light;
Shepherds hear the angels sing,
Alleluia! Hail the king!
Christ the Savior is born,
Christ the Savior is born!
3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동방의 박사들
별을 보고 찾아와 꿇어 경배드렸네
구주 나셨도다 구주 나셨도다
Silent night, holy night,
Guiding star, lend thy light;
See the Eastern wise men bring
Gifts and homage to our king!
Christ the Savior is born,
Christ the Savior is born.
4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주 예수 나신 밤
그의 얼굴 광채가 세상 빛이 되셨네
구주 나셨도다 구주 나셨도다
Silent night, holy night,
Son of God, love's pure light.
Radiant beams from Thy holy face,
With dawn of redeeming grace,
Jesus Lord, at Thy birth,
Jesus Lord, at Thy birth.
첫 유래
1818년,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Salzburg) 근처 작은 시골마을인 오벤도르프(Oberndorf)에 있는 성 니콜라스교회.
크리스마스는 다가오는데 예배의 가장 중요한 도구인 교회 오르간이 갑자기 고장 났습니다.
그 교회의 보좌신부였던 요셉 모어(Josef Mohr, 1792∼1848)는 어린이 찬양단 출신이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말로 예수 탄생의 신비를 써놓았던 자신의 시(독일어 가사는 3절로 구성)를 가지고, 당시 초등학교 음악교사이자 그 교회의 오르간주자이기도 했던 프란츠 사버 그루버(Franz Xaver Gruber, 1787∼1863)에게 찾아가 작곡을 부탁합니다. 고장 난 오르간 대신에 기타에 맞추어 함께 부르자고 요청했고, 「고요한 밤(Stille Nacht)」은 1818년 12월 24일, 처음으로 조용히 울려 퍼집니다.
1825년 오르간 제작자인 칼 마우락허(Carl Mauracher, 1789∼ 1844)가 오르간을 수리하러 갔다가 오르간이 있는 2층에서 가사와 곡이 적혀 있는 「고요한 밤」의 악보를 발견하여 베껴서 캐롤린(Cariline), 요셉(Joseph), 안드레아(Andreas), 아말리(Amaalie) 등의 어린이로 조직된 스트라서(Strasser) 어린이 합창단에게 주었고, 이 합창단을 통해 유럽 전역을 거쳐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영어 번안 가사는 '미국'의 저명한 찬송가 학자 존 영(John Freeman Young, 1820~1885) 성공회 주교가 「주일학교 노래책」'The Sunday School Service and Tune Book, Selected and arranged by John C. Hollister. New York by Hollister, John C. 1863'에 처음으로 실었습니다.
세계 1차 대전에서의 기적
1914년 여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겨울까지 이어졌는데, 세계 1차 대전의 특징은 처절한 참호전이었습니다. 거기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죽어갔고 버버리 코트와 같은 새로운 유행이 비롯되기도 했지요.
크리스마스가 가깝던 어느 겨울밤, 춥고 습한 참호 속에 있던 영국군들의 귀에 독일어로 부르는 낯익은 노랫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노래는 독일군 참호로 퍼져 나갔고 영국군 진영 쪽에서도 이를 영어로 따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캐럴이었지요. 밤새 노래가 울려 퍼졌고 동이 튼 후 독일군 병사와 영국군 병사는 크리스마스 인사를 나눕니다. 크리스마스 인사를 나눈 이들은 참호 사이에 방치되어 있던 전사자들의 시신을 거두기 시작했고, 시체를 치운 후에는 양측 병사들은 편을 나누어 축구경기도 벌이고 기념사진도 찍는 등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습니다.
다른 언어로도 고요한 밤은 어둠에 묻혔을까?
독일어 원래 제목은 Stille nacht, heilige nacht이며 이슈가 된 부분은 독일어 가사로는 ‘Alles schlaft einsam wacht’인데 직역하면 ‘모든 것이 잠든 때’입니다. '고요한 밤'일 뿐입니다.
일본어 가사는 아예 그런 언급이 없습니다.
1.
きよしこのよる 星(ほし) はひかり 맑은 저녁 별은 빛나고
すくいのみ子(こ) はまぶねの 中(なか) に 구세주 아기는 말구유 안에서
ねむりたもう、いとやすく 자고 있네, 아주 평온하게
2.
きよしこのよるみ告(つ) げうけし
まきびとたちはみ子のみ前(まえ) に
ぬかずきぬ、かしこみて。
3.
きよしこのよるみ子の 笑(え) みに、
めぐみのみ代(よ) のあしたのひかり
かがやけり、ほがらかに。
목자들은 자고 있었을까?
저 들 밖에 한밤중에 양틈에 자던 목자들... 이란 캐럴도 매우 익숙합니다.
그래서 주일학교에서 성탄절에 연극할 때마다 목자 역할을 할 때는 언제나 양틈에서 자고 있다가 천사가 나타나면 눈을 비비며 일어나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성경 어디에도 목자들이 자고 있었다는 말은 없습니다. 오히려 목자들이 야영하며 (자지 않고) 밤새 양들을 지키고 있었다는 표현이 있을 뿐입니다. (누가복음 2:8)
그런데.... 이 모든 얘기 끝에 드는 생각은 '무엇이 중헌디?'입니다. 어둠에 묻혔든, 목자들이 자다가 일어났든, 예수님을 내 삶 속에서 참된 빛으로 모시고 살고 있느냐를 깊이 따져 물어야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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