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오륜교회 김은호 목사님의 설교는 또 한 번 제게 큰 도전을 주었습니다. 소돔과 고모라가 있던 물이 풍부한 요단 지역을 택했던 '롯'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다가, 롯의 잘못 중의 하나는 '깨달았지만 행동은 없었다'라는 점을 지적하시며, 우리들의 모습이 아닌 지 물으셨습니다. 제게도 남에게 알려지면 안될 허물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잘못되었고 고쳐야 할 것임을 알면서도, 오늘도 그냥 감추기에 급급합니다. 예배시간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성령의 강권하심으로, 많은 도전과 깨달음을 받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은혜 많이 받았습니다' 하고 설교자께 감사하며 주변에 감동을 전하기도 하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사람의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 가장 멀다고 하지만, 비록 가슴까지 도달했더라도 손과 발까지 가는 길은 훨씬 더 먼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감동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어려운 지 생각해봤습니다. 너무도 분명히 욕심때문이었습니다. 기도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기도하지 않는 것은,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그 짓(?)을 그만 두라고 하실까봐 두려워서였습니다. 그 짓이 주는 욕심의 충족 때문이었습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하나님께 기도를 통해 여쭤야 했지만 내 마음대로 한 것은, 하나님께서 내가 원하지 않는 다른 일을 하라고 하실까봐 였습니다. 니느웨로 가라하는 하나님의 말씀에 다시스로 갔던 요나처럼 될까봐, 아애 하나님 소리에 귀를 막아버렸습니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내 권리를 포기해야 했기에, 마음으로만 안스러워하고 함께 눈물을 흘렸을 뿐, 내 지갑을 활짝 열지는 못했습니다. 운전하다가 무리하게 끼어드는 차나, 골목길을 막고 정차해 있는 차를 이해하고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빵빵~'거리는 내 모습을 오늘도 쉽게 발견하곤 합니다. 내 가치관은 아직도 '나 자신의 유익'에 큰 무게중심을 두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제게도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때가 있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집사람을 만나기 시작했을 때 송파구의 모든 것이 좋게만 보였습니다. 처가 식구들은 물론이고 아무 관계없는 가락시장마저도 사랑스러웠습니다. 그 때, 누가 고향 부산에 내려갈 차비가 없다고 제게 접근했다면, 그 사람은 충분한 삥을 뜯어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대학교 시절의 아픈 기억으로 다시는 그런 사람들을 위한 자비가 제게 남아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사랑' 할 때 였습니다. 집사람이 좋아할 타입으로 보여지고, 또 그렇게 변화하기 위해 온 힘을 다 쏟았습니다. (그 결과, 결혼 후에, '속았다'는 원성을 크게 사기는 했지만요. ^_^) 예전의 저는 절대 하지 않을 일들을, 집사람이 좋아하는 모습이었기에 너무도 기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개독교화된 기독교가 아닌, 참된 그리스도의 복음이 제게 주는 진리는, 하나님은 제게 '행동' 이전에 '사랑과 구원'을 먼저 주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할례를 명하셨지만, 그것은 아무 자격도 없는 약한 족속을 스스로 택하셔서 사랑하시고 구원하신 후에 구별됨의 증표로 명령하신 것이었지, 구원의 전제 조건으로 말씀하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수 많은 (?) 기독교의 계명들도 전혀 전제 조건이 아닙니다. 그저 조건 없는 사랑과 구원이 먼저 있고, 그 사랑에 감격한 마음을 가지고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제 마음에 개인적으로 영접하던 중3때의 그 아침이 다시 생각납니다. 예수님을 향한 너무 큰 사랑의 감동으로, 그리스도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었을 때, '몸 밖에 드릴 것 없어 이 몸 드립니다~!' 울며 헌신하던 그 때. 그 사랑으로는 가능합니다.
감동하면 행동이 따르는가....에 대한 제 마지막 답은, 참된 사랑에 대한 진정한 감동은 '자연스레' 행동을 수반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 대한 제 처음 사랑을 회복하는 아름답고 찬란한 부활절을 기도합니다. 그래서 받은 은혜만큼, 큰 변화가 따르는 제 삶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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