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미팅을 위해 오목교역을 내려가는 길. 깻잎 파는 할머니 한분이 주섬주섬 좌판을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할머니를 지켜보는 키 큰 젊은 경찰관 한명. 젊은 공익들이 부모님뻘인 상인들에게 막말하는 걸 몇번 봐서인지 마음이 편치 않다. 혹시라도 또 막말을 할까 괜한 정의감에 옆을 천천히 지나는데, 경찰관의 목소리가 들린다. 

On subway platform for another meeting place, I saw an old woman clearing up her vegetable mat and a young tall policeman looking at her. Remembering young officers bombard rough words to old sale sellers in the subway stations, I walked closely by them to hear what the young policeman say.

'에구 할머니, 여기서 장사하시면 안돼요. 
근데 식사는 하셨어요? 
식사도 안하시고 계시면 어떻게 해요'

"Madam, Sorry but you can't sell things here. 
By the way, did you have lunch?
Can you afford to get some food?"

할머니의 좌판 정리를 재촉하지도 심하게 나무라지도 않고, 친할머니를 대하는 표정으로 그는 할머니를 걱정하며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하고 있었다. 규정상 역사 내 판매를 허락할 순 없지만, 그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상대가 사람임을 잊지 않은 인간적인 모습. 그 모습은 정말이지 마음이 한눈에 반하기에 충분했다. 

He didn't make her rush nor blamed her, but sincerely worried about her just like he treated his grandma. It seemed he couldn't allow her to sell vegetable according to the law, but he didn't forget that he was talking to an old woman, HUMAN, and it was truly beautiful. 

나는 약간 망설인 후에 그들에게 다가갔다. 할머니 깻잎 얼마에요? 천원.. 그럼 바구니에 든 거 다 주세요. 다? 네 다요. 

With a little bit of hesitation, I approached to them. How much these perilla leaves? One dollar per bulk. Oh then let me purchase all of them. All? Yes, all of them.

할머니가 주섬주섬 다섯 묶음의 깻잎을 봉지에 넣는 동안에도, 그는 할머니의 느린 움직임을 매몰차게 재촉하는 대신 끈기있게 기다려 주었다. 다섯개 자 여기있어. 할머니가 건넨 큰 봉지를 받아들고 나는 두번 감사인사를 했다. 
하나는 할머니에게, 다른 하나는 인간적인 경찰관에게.

While the old lady packing the packs of perilla leaves, he waited patiently without saying anything. There you are. Getting a big plastic bag from her, I said thanks twice. One for the old lady, and another for the policeman.
음 미팅을 위해 오목교역을 내려가는 길. 깻잎 파는 할머니 한분이 주섬주섬 좌판을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할머니를 지켜보는 키 큰 젊은 경찰관 한명. 젊은 공익들이 부모님뻘인 상인들에게 막말하는 걸 몇번 봐서인지 마음이 편치 않다. 혹시라도 또 막말을 할까 괜한 정의감에 옆을 천천히 지나는데, 경찰관의 목소리가 들린다. 

On subway platform for another meeting place, I saw an old woman clearing up her vegetable mat and a young tall policeman looking at her. Remembering young officers bombard rough words to old sale sellers in the subway stations, I walked closely by them to hear what the young policeman say.

'에구 할머니, 여기서 장사하시면 안돼요. 
근데 식사는 하셨어요? 
식사도 안하시고 계시면 어떻게 해요'

"Madam, Sorry but you can't sell things here. 
By the way, did you have lunch?
Can you afford to get some food?"

할머니의 좌판 정리를 재촉하지도 심하게 나무라지도 않고, 친할머니를 대하는 표정으로 그는 할머니를 걱정하며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하고 있었다. 규정상 역사 내 판매를 허락할 순 없지만, 그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상대가 사람임을 잊지 않은 인간적인 모습. 그 모습은 정말이지 마음이 한눈에 반하기에 충분했다. 

He didn't make her rush nor blamed her, but sincerely worried about her just like he treated his grandma. It seemed he couldn't allow her to sell vegetable according to the law, but he didn't forget that he was talking to an old woman, HUMAN, and it was truly beautiful. 

나는 약간 망설인 후에 그들에게 다가갔다. 할머니 깻잎 얼마에요? 천원.. 그럼 바구니에 든 거 다 주세요. 다? 네 다요. 

With a little bit of hesitation, I approached to them. How much these perilla leaves? One dollar per bulk. Oh then let me purchase all of them. All? Yes, all of them.

할머니가 주섬주섬 다섯 묶음의 깻잎을 봉지에 넣는 동안에도, 그는 할머니의 느린 움직임을 매몰차게 재촉하는 대신 끈기있게 기다려 주었다. 다섯개 자 여기있어. 할머니가 건넨 큰 봉지를 받아들고 나는 두번 감사인사를 했다. 
하나는 할머니에게, 다른 하나는 인간적인 경찰관에게.

While the old lady packing the packs of perilla leaves, he waited patiently without saying anything. There you are. Getting a big plastic bag from her, I said thanks twice. One for the old lady, and another for the policeman.

경제과 친구인 유승경 군이 facebook에 올린 글이다. 친구도 따뜻하고 이 공익근무요원도 참 따뜻하다.

반대 이야기도 있다. 바로 25년 전 내 얘기다.

1. 

신입행원 몇 달만에 입대한 나는, 한국군 상하반기 기초훈련과 미군 신병훈련을 마치고 용산본부사령실에 배치받은 기쁨도 잠시, 그 내부의 Security Forces에 보직 배치되었다. 지금은 훨씬 더 등산객들로 붐비는 서울 근교의 어느 산자락, 군용 고속도로 진입로 초소를 지키는 Private(이등병)으로서 나는 야간 초소 근무에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2. 

M16과 두 탄창의 실탄을 갖고 미군 1명과 함께 초소를 지키는 임무였는데, 그 미군에게 장트러블이 생겨 CP(Command Post)로 잠깐 올라간 사이, 난 혼자 였다. 그가 떠나면서 한 얘기는 '절대 민간인(any fuck'n 아저씨)이 통제선을 넘어서게 하지 말고, 초소 안에 들여서도 안된다.'였다. 

3. 

바깥 날씨는 쌀쌀하고 초소 안은 따뜻했기에 슬쩍 졸음이 밀려오던 그 순간, 초소 문이 활짝 열렸다. 잔뜩 취한 한 아저씨가 거기 서 있었다. '어이, 추운데 나 좀 들어가야겠다.' '안됩니다. 여기는 군초소입니다.' '야, 너 양놈이야 한국사람이야? X발' 역겨운 술냄새와 시큼한 안주냄새가 뒤섞인 그 아저씨는 밀치고 들어오려 했고, 나는 M16을 잡은 채로 밀어내고 있었다. 

4. 

머릿속에는 오직 미군이 남긴 말만이 가득 떠올랐다. '아무도 들이지 말아라..' 난 소리 쳤다. '아저씨, 계속 이러시면 무력을 써야 합니다.' '무력, 총을 쏠래? 총알도 없는 쉐끼가..' 이제 머릿속에는 새로 배운 미국 전문용어들 (Fuck'n, shit, Damn...)만이 떠올랐다. 맞잡고 있던 M16을 뺏어내면서 군홧발로 힘차게 아저씨의 배를 밀어 찼다. 잔뜩 취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그는, 단 한 번의 일격에 나가 떨어졌고 반격의 의지도 잃은 채 욕을 해대며 떠나 갔다.

5. 

학교 기숙사에서 6월 항쟁을 겪은 지 1년도 되지 않아서 나는 민간인에게 폭력을 가하는 군인이 되어 있었고, 그 내 초라하고 무너진 인격의 자화상에 나는 적막한 빈 초소에서 오열할 수 밖에 없었다.
예수님을 팔아 넘긴 후 오열하던 유다처럼.

6.

전 회사에서 평생의 멘토가 되어 주신 분은, 그 분이 기술서비스 조직의 대표가 되신 후에 전략적인 컨설팅 조직을 신설하시고 나를 그 담당 임원으로 임명하시면서 단 한 가지의 당부를 하셨다. '여러 혁신을 추진하되, 6개월간은 절대 '힘'을 쓰지 말아라.' 힘을 실어 주시면서 당부하신 '힘을 쓰지 말아라.'는 말씀이 큰 지혜가 되었다.  지금도 여러 직원들에게 '힘'을 써야 하는 상황이 간혹 발생한다. 내 역할을 성실하고 훌륭하게 다 하되, 그들이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자녀들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유박사의 짧은 글이 이 무더운 아침에 청량제로 내게 다가 왔다.

'Others > 생각의 흐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능지수, 그리고 독립지수와 관계지수  (0) 2014.07.21
오늘 웬지 낯설다  (0) 2014.06.06
참된 기쁨  (0) 2014.04.08
연공 (年功, long service)  (0) 2013.05.11
소풍날 비오지 않는 방법  (0) 2013.05.04
하.기.사!!!  (0) 2013.01.20
김은생 (金殷生) 개인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