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본문 : 잠언 16:9
9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 시니라
이현용 목사
- 임불교회 담임목사
- 프리칭세미나(RPS) 대표
- 「목사고시 리멤버」 저자
Icebreaking - 당신은 그림자도 멋집니다
한때 많은 이들이 사랑했던 매우 아름다운 은막의 스타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어느 자매가 평범하지만 사랑하는 형제에게 “당신은 그림자도 멋져요”라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참 좋아 보였습니다. 오늘 우리도 마지못해 따라 하는 말이 아니라 깜짝 놀라는 감동으로 옆사람에게 인사합시다. "당신은 그림자도 멋집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을 믿었기에 영혼까지 아름답지만, 더욱 아름답게 빚어지는 오늘 저녁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중학교 시절, 하나님과의 만남과 소명
중학교 2학년 어느 날, 하나님께서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그날의 강력한 하나님의 임재 속에서, 저는 죽기 전에 반드시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는 소명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현현, ‘쉐키나(Shekinah)’의 순간은 제가 목회자의 길을 꿈꾸게 한 시작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반대로 인해 신학의 길을 걷지 못하고, 공과대학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40세가 되기까지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과 세상의 현실 사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살았습니다.
잠언 20:24
사람의 걸음은 여호와로 말미암나니 사람이 어찌 자기의 길을 알 수 있으랴
임불교회 목회와 도전들
40세 이후에 마침내 목회를 시작했는데, 임불 교회 부임 이전에는, 교회가 세워진 지 130년이나 되었지만 무척 작은 시골 교회에서 목회를 했습니다. 5명의 성도들과 함께 시작했지만, 7년이 지나도록 교회는 전혀 성장하지 않았습니다. 단 한 명의 성도 수도 늘지 않아 교회 재정에 어려움이 있었기에 소를 키우기도 하고, 목회 짬짬이 시간을 내서 책을 쓰고 강의를 통해 추가적인 수입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하나님의 은혜로 새로운 목회지인 임불교회를 맡게 되었습니다.
34년 전 경상남도 거창의 오지마을에 세워진 임불교회는 능수벚꽃이 영접하는 아름다운 교회지만, 마을 이름을 가져와서 지은 이름이기에 임불, 즉 '맡길 임' '부처 불'로서 "부처에게 맡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회 이름 중에 '부처 불'이 들어간 유일한 교회일 것입니다. 교회 이름을 바꿀 생각도 해보았지만, '임불교회는 불같은 성령이 임하는 교회입니다."라는 전임 목회자의 해석에 감동을 받아 그대로 두었습니다. 이 믿음을 가지고, 어려운 농촌 교회의 현실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농촌 교회의 현실과 메주 사역
임불교회에 부임해 보니 성도가 50여 명이었습니다. 성도 숫자로는 10배나 큰 교회였지만 형편은 비슷했습니다. 외양간 소가 장이 담긴 항아리들로 바뀌었을 뿐이었습니다. 부임한 지 1년 만에 장로님 두 분이 교회를 나가셨고, 집사님 가정 두 곳도 이사를 떠나셨습니다. 그리고 연로하시고 문맹인 성도들만 남겨졌습니다. 노쇠하신 성도들은 감정기복이 심하셔서 서로 싸우기도 하셨습니다. 오늘도 몇 주 동안 광고를 했지만 제가 다니엘 기도회 강사로 온 것도, 아니 다니엘이 누구인지도 잘 인지하지 못하실 것입니다.
임불교회의 특색 있는 사역은 된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부임 후 첫 3년간은 실내에서 된장을 담글 수 있는 시설이 없어서 직접 장작을 패고, 산에 올라가 나무를 구해 불을 때서 메주콩을 삶고 메주를 빚어 된장을 담갔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보일러가 폭발하는 사고를 겪기도 했고, 가난의 현실이 종종 호환마마보다도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2년 동안은 메주콩을 살 돈이 없어서 된장 생산을 멈추어야 했습니다. 추운 겨울날 사택 지붕이 무너지기도 했고 교회 종탑의 물통이 터져 온 교회당이 물바다가 되기도 했습니다.
태풍으로 지붕 태반이 날아간 적도 있었는데, 여러 교회와 노회에서 도움을 주셔서 지붕을 덮고 남은 돈으로 2년 만에 다시 메주콩을 구입해서 다시 된장 만드는 일을 재개할 수 있는 은혜의 체험도 했습니다.
연로하고 문맹이신 성도들이 다수이신 임불교회는 성경을 깊이 이해하기 어려운 성도들이 많았지만, 오히려 그런 성도들에게도 예수의 복음을 더욱 분명하게 전하겠다는 선교적 사명감으로 목회를 이어왔습니다. 교회에서 직접 된장을 만들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를 섬기며, 농촌 교회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지속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피어나는 열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농촌 교회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임불 교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성도 수는 절반 가까이 줄었고, 제가 부임 후 장례를 치른 성도만 해도 13명에 달합니다. 요양병원으로 옮기신 성도들도 10여 분 계시며, 이제는 식생활 변화로 임불교회가 만드는 된장에 대한 수요도 점점 줄어드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고 된장 사역을 지속하며, 임불교회와 성도들이 함께 지역의 농산물과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다행히 서울 어느 교회의 농촌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지원을 받아 이제는 모든 된장 생산 공정을 실내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행착오를 거친 기간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 실패를 밑거름 삼아 안정적인 생산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농어산촌 교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실태에서 임불교회처럼 이렇게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무엇을 해서라도 교회를 보존하고 지켜내는 것, 이것이 이 시대 농촌교회 목회자가 감당해야 할 사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임불교회의 사정을 듣고 서울 강남구 수서교회(황명환 목사)가 손을 내밀었다.
‘자립대상교회 지원 프로젝트’에 임불교회를 선정하고 3년에 걸쳐 1억 원을 지원한 것이다.
임불교회는 지난해 수서교회의 지원금으로 생산 시설을 기계화하면서 한결 수월하게 된장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된장을 만드는 데는 1년의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지난해 12월 임불교회 성도들과 인근 지역 목회자들이 교회에 모였다. 전날 깨끗이 씻어 24시간 이상 불려놓은 콩을 삶고 빻은 뒤 적당한 크기로 잘라 숙성실에 매달았다. 올해 2월 따뜻한 온돌에서 숙성된 메주를 물, 천일염과 함께 항아리에 채웠다. 두 달 후엔 간장을 분리하고 메주는 다시 큰 일교차 속에 긴 숙성을 거쳤다. 그 결과 영양이 듬뿍 담긴 햇된장이 이달 초 출하됐다.
이 목사는 “전에는 추운 겨울 교회 앞마당에 가마솥을 걸어놓고 손이 곱아가며 메주를 만들었는데 수서교회 지원금으로 콩 세척기, 콩을 삶는 증숙기, 메주 모양을 만드는 성형기 등을 구매했고 메주 숙성방을 증축했다”며 “그 덕에 따뜻한 곳에서 힘을 덜 들이고 된장을 만들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매해 여러 교회들의 단기 선교팀의 방문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함께 봉사할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눈물로 씨를 뿌리며 복음의 열매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하나님께서 이 땅을 축복해 주실 것을 믿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마가복음 5장에는 혈루증 앓는 여인 이야기가 나옵니다. 늘 메주를 쑤기 때문에, 또 노쇠하여서 몸에서 언제나 냄새가 빠지지 않고 있는 나와 우리 성도들에게, 혈루증으로 인해 악취가 났을 것임에도 예수님께서는 전혀 냄새 타박을 하지 않으신 내용이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막 5:34 예수께서 이르시되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
이 말씀처럼 여러분도 앞으로는 '건강할지어다'라고 축복합니다.
새로운 도전과 희망
고후 12:14 내가 구하는 것은 너희의 재물이 아니요 오직 너희니라
올해 임불교회는 단감나무 열몇 그루를 심었습니다. 비록 지금 당장은 열매를 볼 수 없지만, 3~4년 후에는 감이 열릴 것을 기대하며, 하나님의 역사를 바라보며 씨를 심었습니다. 큰 계획이 있다기보다는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한 일입니다. 이러한 작은 실천들이 모여 교회와 지역이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흙으로 사람을 만드신 후, 버려두지 않으시고 계속해서 임재와 동행으로 그 백성을 빚어오시고 수리해 주십니다. 즉, 예수님의 보혈로 사하시고 고치신 것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래야만 우리가 더 거룩하게, 더 온전하게, 더 완전하게, 더 명백하게, 더 강하게, 더 확실하게 성도의 걸음으로 빚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 임불 교회는 “나의 삶의 목적은 주님께 있습니다.”라는 구호를 매 예배 마칠 때마다 큰 소리로 3번씩 외쳐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빚으시고 세우시며, 우리가 주님의 뜻 안에서 한 걸음씩 나아가도록 인도해 주심을 믿습니다.
“성도의 걸음은 하나님이 빚으십니다”
기도와 마무리
하나님, 사람을 흙으로 빚으시고 그 후로도 결코 방치하지 않고 지금까지 저희를 새롭게 빚으며 동행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비록 농촌 교회의 어려움과 사역의 난관이 있지만, 오늘도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며 나아가도록 인도해 주옵소서. 인생의 진정한 성공이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름을 기억하게 하시고, 주어진 소명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함께해 주옵소서.
인생의 진정한 성공은 무엇일까?
큰 예배당과 많은 성도들에게 설교를 하는 것이 목회자의 성공일까? 그러나 하나님이 보시는 성공은 다르다.
요 17:4 아버지께서 내게 하라고 주신 일을 내가 이루어 아버지를 이 세상에서 영화롭게 하였사오니
하나님의 사람의 성공은 누구와 비교하지 않는다. 자기의 소명을 담당할 뿐이다.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따라 살아갈 뿐이다.
인생의 실패자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면, 예수님의 말씀을 다시 기억하여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하나님의 소명을 찾아 이루어가는 삶을 살게 하소서. 당당히 살아가게 하소서.
요일 4:4 자녀들아 너희는 하나님께 속하였고 또 그들을 이기었나니 이는 너희 안에 계신 이가 세상에 있는 자보다 크심이라
여러분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세요. 여러분은 이 땅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사람이다. 우리 안에는 세상에 있는 자보다 큰 분이 계시다.
정서적으로 불안과 두려움이 있는 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은둔 외톨이, 조울증, 두려움의 포로가 된 사람들이 많다. 나는 이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사람이므로 하나님이 우리를 책임져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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