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오늘부터 우리가 살펴보고자 하는 창세기 3장의 내용은 인간의 범죄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사랑하시고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기록입니다. 먼저 1절을 살펴보겠습니다.
“그런데 뱀은 여호와 하나님이 지으신 들짐승 중에 가장 간교하니라.”
창세기 3장 1절에 등장하는, 인간을 유혹하고 실족하게 했던 그 뱀에 대해 이런 질문들을 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창세기 3장 1절에 등장하는 뱀은 오늘날 우리가 동물원이나 TV에서 볼 수 있는 뱀과 똑같은 존재인가?
둘째, 만약 그 뱀이 요즘 뱀과 똑같다면, 요즘 뱀들도 이처럼 인간을 유혹하는가?
셋째, 만약 그 뱀이 요즘 뱀과 다르다면, 그 뱀은 구체적으로 어떤 존재를 의미하는가?
우리가 요한계시록 20장을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아주 중요한 구절입니다. 요한계시록 20장 1절에서 2절 말씀을 신약성경 맨 뒤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데, 제가 읽어드리겠습니다.
“또 내가 본 한 천사가 무저갱의 열쇠와 큰 쇠사슬을 그의 손에 가지고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용을 잡으니, 곧 옛 뱀이요, 마귀요, 사탄이라. 잡아서 천 년 동안 결박하여…”
여기에서 “옛 뱀”이 뭐라고 합니까? 마귀라고 하고, 곧 사탄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창세기 3장에 나오는 그 “옛 뱀”이 바로 사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옛 뱀이니, 지금 우리가 보는 뱀과는 상관이 없겠지요.
그렇다면 창세기 3장에 나오는 이 옛 뱀, 곧 사탄이 인간을 유혹했다면, 사탄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사탄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느냐는 겁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알고 계십니까? 흔히 “천사장이 타락해서 사탄이 되었다. 그 천사 이름이 루시퍼다.”라고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게 성경 몇 장, 어디에 있습니까? 이사야에 있나요?
사람들은 “천사장 루시퍼가 타락해서 사탄이 되었다.”라고 말하지만, 성경을 실제로 찾아보십시다.
베드로후서 2장 4절을 보면, “하나님이 범죄한 천사들을 용서하지 아니하시고 지옥에 던져 어두운 구덩이에 두어 심판 때까지 지키게 하셨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타락한 천사들을 심판 때까지 지옥에 가두어 두셨습니다.
유다서 1장 6절도 봅시다. “또 자기 지위를 지키지 아니하고 자기 처소를 떠난 천사들을 큰 날의 심판까지 영원한 결박으로 흑암에 가두셨다.”
즉, 타락한 천사들이 분명히 있긴 있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을 심판의 날까지 결박해 두셨기 때문에, 타락한 천사들이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며 사탄 노릇을 하고 있다는 식의 말은 맞지 않습니다. 성경 어디에도 “타락한 천사가 사탄이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후 382년에 히에로니무스(제롬)라는 사람이 성경을 라틴말로 번역했습니다. 그가 이사야 14장 12절을 번역하면서, “너 아침의 아들 계명성이여, 어찌 그리 하늘에서 떨어졌으며, 너 열국을 엎은 자여, 어찌 그리 땅에 찍혔는고”라는 구절 중 “계명성(새벽별)”을 라틴어로 ‘루시페르’라고 번역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새벽별”이 지금은 반짝반짝 빛나지만 곧 사라질 것처럼, 당시에 기고만장하던 바벨론 왕조가 곧 몰락할 것을 예언한 겁니다. 그런데 히에로니무스가 그 부분을 ‘루시페르’라고 번역했고, 14세기 초에 단테가 『신곡』이라는 소설을 쓰면서, 그 번역본에서 ‘루시페르’라는 이름을 차용해 “사탄은 타락한 천사장 루시퍼다”라는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낸 겁니다. 그 뒤로 많은 그리스도인이 성경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는 『신곡』의 영향을 받아 “타락한 천사장 루시퍼가 사탄이 되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보셨듯, 성경 어디에도 “천사장 루시퍼가 타락하여 사탄이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사탄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가? 다시 창세기 3장 1절을 봅시다.
“그런데 뱀은, 곧 사탄은 여호와 하나님이 지으신 들짐승 중에 가장 간교하니라.”
“여호와 하나님이 지으신 들짐승(모든 피조물) 가운데 가장 간교하다.”라고 합니다. 결국 사탄도 하나님이 지으신 피조물입니다. 하나님께서 사탄도 창조하셨고, 그렇다면 사탄 역시 하나님의 지배와 통치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사무엘상 16장 14절을 보면, “여호와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나고, 여호와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그를 번뇌하게 하신지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바로 사탄인데, 하나님께서 악령을 부리시고 통제하셨다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공생애를 시작하실 때 광야에서 40일 동안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셨지요. 그런데 마태복음 4장 1절에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때 예수께서 성령에게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로 가사.” 즉, 사탄이 제멋대로 예수님을 공격하러 온 게 아니라, 성령님께서 예수님을 광야로 이끄셨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섭리로 시험이 허락된 것입니다.
욥기 1장도 이 사실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하나님이 욥을 시험하고 연단하시는 과정에서 사탄을 도구로 쓰시는데, 사탄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범위를 넘어서 욥을 해칠 수 없었습니다. 욥은 자기가 사탄에게 시험당하고 있는 걸 몰랐죠. 만약 욥이 그 사실을 알았다 해도, 40일 금식 기도하며 “사탄아 물러가라!” 해봤자 소용이 없었을 겁니다. 하나님의 역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이었으니까요.
고린도후서에서 바울이 지병을 낫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는데, 그는 자신의 질병을 “내게 주신 사탄의 가시”라고 표현합니다. “내가 교만하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나를 겸손하게 하시기 위해 사탄의 가시를 주셨다.”라고 고백합니다. 바울은 “사탄아 물러가라!” 외치지 않았습니다. 이 또한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는 더욱 겸손한 종으로 살게 된 것이지요.
만약 천사가 스스로 타락해서 사탄이 되었다면, 하나님의 창조는 성공한 걸까요, 실패한 걸까요? 전능하신 하나님이 창조하신 천사가 자발적으로 타락해 사탄이 되었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창조가 실패했다는 뜻이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사탄의 유혹에서 우리를 건져내실 수 없게 될 겁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께서 본래 사탄을 간교한 존재로 만드셨다. 그 사탄이 천사를 타락시키고, 또한 인간을 타락시키고 있다.”라고 말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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