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본문: 요한복음 8:32
32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강사: 장성호 감독
- 영화감독
- (주) 모팩스튜디오 대표
- 「킹 오브 킹스」제작•각본•감독
장성호 감독은 국내 특수효과(VFX) 1세대로, 30여 년간 300여 편 이상의 드라마와 영화에 참여해 온 베테랑입니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 전공 후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에서 영화영상학 석사 학위와 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공동경비구역 JSA>, <해운대>, <명량>, <지옥> 등 다수의 작품에서 특수효과를 담당했습니다. 또한, 여러 영화제에서 시각효과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특수효과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The King of Kings"는 2025년에 개봉된 3D 애니메이션 기독교 영화로, 예수 그리스도의 일생을 다룬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찰스 디킨스의 아동 도서 '우리 주님의 생애(The Life of Our Lord)'에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영화는 영국의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산만한 아들 월터에게 진정한 왕인 예수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시작되며, 월터가 예수의 탄생부터 기적, 사역, 고난과 희생, 부활까지 함께하는 상상 여행을 그립니다.
스토리는 예수의 사랑과 평화, 정의를 중시하는 모습과 섬김의 미학을 보여주며, 예수의 신비로움과 희생에 대한 깊은 감동을 전합니다. 영화는 저 연령층 관객들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도록 폭력적인 장면은 절제해 표현했고, 음악 또한 예수의 신비로움과 웅장한 느낌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주요 성우진에는 케네스 브래너, 우마 서먼, 마크 해밀, 피어스 브로스넌, 포레스트 휘태커, 벤 킹슬리, 오스카 아이작 등이 참여했습니다.
요약
내가 영화를 만드는 동안, 주님은 나를 만드셨습니다
저는 10년간 '킹오브킹스'라는 영화를 만들고, 모팩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는 장승호 감독입니다.
2015년,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해야겠다는 소명감과 어쩌면 약간의 사업적 계산도 가지고 이 장편 애니메이션을 기획했습니다. 그리고 꼬박 10년이 걸렸습니다. 감사하게도 이 영화는 2025년 4월 북미에서 부활절에 개봉하여,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넘고 미국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저는 이 영광이 아니라, 이 10년의 과정이 어떻게 저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다시 세우셨는지, 그 고난의 은혜를 나누고 싶습니다.
처음의 사명감은 곧 현실의 벽에 부딪혔습니다. 제 에너지의 90%는 영화 제작이 아닌 제작비 확보에 쓰였습니다. 작가와 감독을 섭외하는 것도 순탄치 않아, 결국 제가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아야 했습니다.
진짜 고비는 팬데믹과 함께 찾아왔습니다. 제가 30년간 일구었던 회사의 운영이 멈춰 섰습니다. 영화를 완성할 돈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저는 기도 끝에 결단해야 했습니다. 영화를 살리기 위해, 제 회사의 대주주 지분 상당 부분을 팔아 제작비를 마련했지만 영화의 완성 가능성은 약해졌습니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회사를 떠난다면, 남은 지분을 팔아 상당한 액수의 돈을 쥘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제 마음속에 강력한 음성이 들렸습니다.
"주님 앞에 서게 될 때, '지분 정리한 돈으로 잘 먹고 잘 살다 왔습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결국 저는 그 돈을 포기하고, 오직 이 영화 '킹오브킹스'를 완성시킬 권리 하나만 지켰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영화에 미친 사람이었습니다. 40대 초반에는 영화를 위해 이틀에 한 번, 4~5시간만 자며 일했습니다. 그것이 헌신이고 열정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10년의 고난을 통과하며, 주님은 제가 '영화를 우상숭배'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하나님 자리에 다른 무언가가 있으면 그것이 바로 우상'이라는 진리를, 저는 모든 것을 잃어가는 고난 속에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감히 이렇게 고백합니다. "제가 영화를 만드는 동안, 주님이 저를 만들어 가셨습니다."
과거의 저는 '제 힘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안 되면 그때에 비로소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저를 '처음부터 하나님께 의지하고 기도하며' 나아가는 사람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95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예수님의 모든 이야기를 담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신학적 오류에 대한 두려움도 컸습니다. 저희는 총신대 교수님들, 성서고고학자 등 수많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창작은 오롯이 제 몫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결국 제가 도달한 결론은 성경의 핵심, 바로 '사랑'이었습니다. 절대자께서 이 땅에 오셔서 희생하신 그 사랑을 전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첫 기적을 '눈먼 자'를 뜨게 하는 것으로 선택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육신의 눈이 아니라, '영적으로 눈먼 우리'를 구원하시는 예수님의 사역을 상징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린이와 비신자들을 위해 신학적 용어도 최소화했습니다. 영어 대사는 예일대 신학과 교수님들의 검수를 거쳐 '대속(ransom)' 대신 '혜택(benefit)'으로, '천국(heaven)' 대신 '낙원(paradise)' 같은 쉬운 단어를 선택했습니다. 바람과 불티, 눈과 같은 상징을 통해 삼위일체와 복음의 전파를 표현하려 애썼습니다.
물론, 이 영화는 성경을 그대로 묘사하는 다큐멘터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혹평도 많습니다. 몰몬교 관련 배급사를 통했다는 비난도 받았지만, 현재 그 회사는 감리교도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영화 홍보를 위해 진보 채널에도 나갔고, 원불교 재단에도 갈 계획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념을 문제 삼아 비난하셨습니다. 그때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기독교인이 좌파 우파가 어디 있습니까? 저희는 예수님 파입니다."
반기독교 정서가 강한 이 시대에, 우리가 담을 쌓고 정죄하는 것은 주님이 원하시는 모습이 아닐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품으셨던 것처럼, 우리 또한 사랑으로 타인을 대해야 합니다.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는 고린도전서 13장의 가르침을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이 영화 '킹오브킹스'가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주님에 대한 '관심의 씨앗'을 심는 작은 도구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전도하기 어려워하는 분들이 이 영화를 마음껏 활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이 각자에게 주신 달란트를 통해 복음을 위해 살아간다면, 고난은 있어도 후회는 없을 것입니다. 저의 10년이 그 증거입니다. 감사합니다.
https://youtu.be/bkeg9yOTBtI?si=IhV3BpDMnpbyt9N-
안녕하십니까. 저는 킹오프킹스의 제작, 각본, 감독을 맡은 장성호입니다. 이 영광된 자리에 서게 되어 마음이 떨리고 긴장되지만, 제가 이 작품을 진행하며 겪었던 일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10년의 여정, 그 시작의 고백
제가 킹오브킹스(The King of Kings)라는 작품을 처음 기획한 것은 2015년이었습니다. 그리고 올 4월 북미에서 부활절에 개봉했으니, 꽉 채워 만 10년의 세월이 걸린 작품입니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10년 내내 온전한 신실함과 사명감으로만 뭉쳐 이 길을 걸어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 기획을 시작할 때는 사업적인 계획과 여러 계산도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물론 크리스천으로서 예수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린다는 소명의식이 있었기에 시작 자체가 가능했던 것은 진실입니다.
완성도를 향한 집념과 현실의 장벽
하지만 현실은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예수님 이야기를 다루는 이 작품이 결코 허투루 만들어져서는 안 되며, 할리우드 주류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만한 완성도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예수님 이야기가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한 번도 만들어진 적이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여러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너무 무거운 소재이며, 안타깝지만 끔찍한 결과까지 보여주어야 하기에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게다가 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이기에, 과연 흥미로운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교육용 수준의 작품은 있었으나, 그 이상은 쉽지 않았기에 높은 완성도를 위한 거대 제작비를 투자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제작비를 구하는 것부터 난관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기획과 제작자 역할만 하고, 시나리오는 작가에게, 연출은 감독을 섭외하여 맡길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작가들은 예수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루지 않고, 디킨스 가족 이야기를 주된 줄거리로 삼으며 예수님 이야기를 곁들이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그 기간 동안 자금도 모이지 않자 감독마저 떠나게 되었습니다. 결국 제가 모든 것을 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이 모든 것을 해내겠다고 나선 것이 아니라, 상황이 저를 그렇게 이끌었습니다.
겟세마네의 심정으로 마주한 고난
제가 직접 시나리오를 쓸 수밖에 없게 되었고, 그 과정 또한 쉽지 않았습니다. 훗날 한 인터뷰에서 저는 제 에너지의 90%를 제작비 구하는 데 쓴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적이 있습니다. 만약 그 에너지를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더 썼더라면 훨씬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입니다. 제작과 창작을 겸하다 보니 모든 것을 감당해야 했고, 그런 상황이 반복되자 저도 사람인지라 지치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게다가 시나리오를 직접 쓰며, '신학적 오류가 조금이라도 들어간다면', '예수님 이야기에 서투른 관점이나 그릇된 오류가 섞인다면' 하는 두려움이 저를 크게 엄습했습니다. 창작자로서의 압박감과 제작비를 구할 수 없는 현실의 난관이 반복되며 저를 심히 괴롭게 했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이 잔을 내게서 치워 주십시오'라고 기도하셨던 예수님의 심정, 바로 그것이 제 심정이었습니다. '내가 왜 시작했을까'부터 '제발 이 짐을 거두어 주십시오' 하는 마음이 쉴 새 없이 들었습니다.
자금 확보도 어려웠지만, 제가 거의 좌절했던 가장 큰 어려움은 팬데믹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영화 시각효과 업을 병행하며 이 작품을 제작하고 있었는데, 팬데믹으로 영화 제작이 멈추자 회사의 기본 매출이 모두 중단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회사의 지분 상당 부분을 넘기고, 그 자금으로 제작비와 운영 자금을 확보하는 선택을 했습니다. 제가 설립하여 30년 가까이 이끌어 온 회사의 1대 주주 지위를 포기하며 단 한 가지, '이 작품의 완성을 보장해 달라'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저에게 남은 지분을 사줄 테니 회사를 떠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때가 이 작품을 제작하며 맞닥뜨린 가장 큰 위기였습니다. 액수를 밝힐 수는 없으나, 그 지분을 팔고 나가면 제 노후가 보장될 만큼 상당히 큰 금액이었습니다. 제가 떠나면 이 작품에 대해 법적으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투자자들이 문제 제기를 하더라도 그것은 회사의 책임이지, 제 책임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렇게 떠나고 나면, 이 작품은 그 누구도 완성하지 않으리라는 것이 너무나 자명했습니다.
주님 앞에 설 날을 생각하며
그때 저는 '언젠가 주님 앞에 서게 될 터인데, 주님께서 내게 너는 무엇을 하다 왔느냐 물으실 때, 지분 정리한 돈으로 잘 먹고 잘 살다 왔습니다'라고 대답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주님을 만났을 때 드릴 말씀은 있어야겠다는 심정으로, 제가 다시 제안했습니다. '제 지분을 모두 포기할 테니, 이 작품의 권리를 모두 주십시오.'
그 결정을 한 순간, 다시 고난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은 돈을 주지 않아도 되고 책임져야 할 짐을 제가 떠안고 가겠다 하니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제가 책임을 지고 나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정리가 되고, 저는 밖으로 나와 약 2년여에 걸쳐 작품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주변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일가친척부터 시작하여, 이전에 저를 외면했던 수많은 분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사실 이전에 자금을 구할 때 기독교 단체와 많은 분을 찾아뵈었지만 잘되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주님의 일을 하는데 어찌 이럴 수 있을까' 하는 야속하고 원망스러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회사를 나온 이후에 저와 연합하고 협력하며 지원해 준 수많은 개인, 그들이 바로 주님의 자녀들이었습니다. 주님께서는 그들을 통해 일하심을 다시금 경험하게 하셨습니다. 제가 이전에 찾아갔던 단체나 자금이 있을 만한 곳들은, 사실 그동안 이미 많은 미디어 사역에 지원했으나 기대보다 실망스러운 결과를 너무 많이 겪어왔던 것입니다. 그러니 기대치가 크지 않았고, 제 행동이 무모해 보였던 우려와 걱정이 있으셨던 듯합니다.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위하여
저는 이 작품을 하며 '하나님 일을 한다'라고 말하면서, 마음만 앞서 어설픈 결과로 주변에 폐를 끼치는 일은 결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심정으로 임했습니다. 이 기나긴 고난을 겪으며, 처음에 가졌던 사업적 전략과 세상적 계산들은 하나씩 지워졌습니다. 그리고 '내가 왜 이 작품을 하게 되었는가', '어쩌다 이 큰 짐을 껴안게 되었는가'를 깊이 고민하며 저 자신을 돌이켜보게 되었습니다.
이전의 저는 영화에 미쳐 있었습니다. 영화가 제게는 너무나 중요했습니다. 40대 초반까지 이틀에 한 번 잠을 잤고, 한 번 자도 4~5시간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프로젝트가 급해지면 3~4일 밤을 새우는 일도 다반사였습니다. 세상적으로 볼 때, 자기 직업에 열심인 것은 좋아 보입니다. 저 역시 스스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도덕적으로 잘못하거나 세상에 해를 끼치는 일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훗날 팀 켈러 목사님의 '내가 만든 신'이라는 책을 읽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영화를 우상 숭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 가치관의 가장 중요한 중심에 하나님이 계셔야 했으나, 그 자리를 다른 것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우상 숭배라 하면 제단에 절하고 황금 송아지를 섬기는 것만 상상하지만, 사실 하나님 자리에 다른 무언가가 들어있으면 그것이 바로 우상입니다. 그것이 물질이든, 명예든, 혹은 자기 자신이든, 하나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일입니다.
우상을 깨뜨리시고 나를 만드신 주님
주님께서는 제게 그것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이 작품을 제작하는 내내, 제가 사랑했던 영화와 영화인들에게 정이 떨어지게 하는 사건과 상황들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때는 '왜 내게 이런 일이, 왜 내게 이런 상처를 주시나' 고통스러웠지만, 그 과정을 통해 저는 '내 재능을 남의 것을 위해 쓰지 말고, 내 IP(Intellectual Properties, 지적재산물)를 만드는 데 써야겠다'라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을 기획하게 된 것입니다.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제가 가졌던 세상적인 계획들은 '네 생각대로 돌아가는지 한번 볼까?' 하시는 주님의 뜻 안에서 하나하나 깨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누구에게도 응원과 지지를 받지 못했습니다. 할리우드 주류 시장에서 성공하는 예수님 이야기를 만들겠다는 제 포부에, 할리우드 A급 배우들을 캐스팅하겠다는 선언에, 아무도 그것이 가능하리라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이 하나씩 현실이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현실적인 고난을 허락하셨지만, 바로 그 고난을 통해 제가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도록 저의 태도와 관점을 바꾸시는 역사를 일으키셨습니다.
어떤 분이 '감독님이 영화를 만드는 동안 주님이 감독님을 만들어 가셨군요'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것이 정확히 맞습니다. 이전의 저는 머릿속에 다른 것이 많이 들어차 있는 크리스천이었습니다. 나름 기도도 하고 예배도 드리며, 누군가가 나를 어떻게 볼까 의식하며 인정받고 싶어 하는, 보여주기 위한 신앙생활이 제게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행위가 아니라 우리의 중심을 보시는 분이십니다. 이 작품의 제작 과정은, 제가 그러한 외식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마음속에 늘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 안에 저를 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95분에 담아낸 복음의 핵심, 사랑
시나리오를 쓰며 '어떻게 95분 안에 예수님을 다 담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가장 컸습니다. 탄생부터 부활까지 성경 묘사대로만 따라가도 최소 4~5시간, 길게는 10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가나의 혼인 잔치나 비유의 가르침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제 목표는 어린아이들과 비신자들이 어려워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기에, 그 관점에서는 많은 것을 덜어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복음의 핵심이 전달되려면 무엇을 추려야 하는가, 그 기준을 찾아야 했습니다. 저는 성경 첫 줄부터 마지막 줄까지를 한 단어로 압축한다면, 그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희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마음으로 창조하셨고, 오래 참고 인내하시며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저희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아시고, 육신의 몸으로 직접 오셔서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시어 저희를 구원하셨습니다. 이것은 상상할 수 없는 사랑입니다. 만물을 주관하신 창조주께서 스스로 희생하신 그 선택을 우리가 어찌 감히 가늠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월터'의 시점으로 주님을 경험하며, 그분의 탄생과 사역, 그리고 그 온전한 희생을 통해 '나를 구원하셨구나, 그것이 사랑이구나' 하는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성공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기준 하에서 이야기들을 꾸려나갔습니다.
복음을 전하기 위한 치열한 어휘 고민
그러다 보니 동정녀 마리아의 탄생이나 가나의 혼인 잔치, 비유의 가르침 등은 이야기의 흐름상 넣을 수 없었습니다. 대신 유기적인 흐름을 위해 몇 가지 중요한 기적을 선택했습니다. 영화 속 첫 기적은 장님의 눈을 뜨게 하는 장면입니다. 이 영화는 무덤에서 시작하여 잠든 자들을 깨우며 끝납니다. 구원받지 못한 상태는 살아있으나 죽은 것과 같고, 우리는 잠들어 있는 자와 같으며, 영적으로는 눈먼 자였습니다. 주님께서 저희 눈을 뜨게 하셨습니다. 구약의 선지자들도 죽은 자를 살리는 이적을 행했지만, 성경 전체를 통틀어 눈먼 자의 눈을 뜨게 한 기적은 오직 예수님만이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을 첫 기적으로 선택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영화를 보시고 '왜 이 내용을 넣지 않았느냐'며 심하게 오독하고 공격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는 성경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어린아이들과 비신자들에게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려주기 위한 목적임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가 교회 안에서는 편하게 나누는 신학 용어들이, 비기독교인들에게는 외계어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대속'이나 '삼위일체' 같은 용어를 쓸 수 없었습니다. 물론 복음의 핵심이기에 유월절과 창세기 부분은 묘사해야 했습니다. 이 두 부분의 대사를 완성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렸습니다. 혹여 단어 하나, 표현 하나가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염려되어 수십 번을 고쳐 썼고, 자문해 주시는 총신대 교수님께 새벽에도 연락하며 검토를 받았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는 영어로 제작되어야 했기에, 번역이라는 더 큰 산을 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놀라운 방식으로 일하셨습니다. 할리우드 A급 배우 캐스팅을 위해 만난 디즈니 출신의 캐스팅 디렉터 제이미 토마슨이, 아버님이 목사이신 독실한 크리스천이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형님과 형수님이 예일대 신학과 교수님이셨습니다. 그분들이 영어 대사 전체를 검수해 주셨습니다. 예를 들어 '대속(Ransom)'이라는 단어를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렵기에 '유익(Benefit)'으로, '천국(Heaven)' 역시 '낙원(Paradise)'으로 바꾸는 등, 모든 것을 세심하게 다듬었습니다.
그렇게 신경 썼음에도, '주님의 신성을 묘사하지 않아 삼위일체를 부정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을 때면 그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기는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영화 내내 주님의 신성과, 특별히 성령께서 늘 함께하심을 묘사하고자 수많은 장치를 두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기적을 행하실 때마다 그분에게만 바람이 붑니다. 마구간 주인이 날리던 불티가 마리아의 배를 향해 날아가고, 주님을 세 번 부인하고 도망치는 베드로를 그 불티가 따라갑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는 성령의 불꽃이 반딧불처럼 주님을 에워싸고 따라갑니다. 디킨스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공간 역시 불꽃이 타오르는 벽난로 앞입니다. 이는 성령께서 늘 우리를 지켜보신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영화 초반, 고양이가 날리는 원고를 보며 월터가 '눈 온다(It's snowing)'며 춤을 춥니다. 그 원고는 예수님 이야기입니다. 세상에 예수님 이야기가 눈처럼 널리 퍼졌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영화 마지막 런던의 밤하늘에도 눈송이가 날리도록 했습니다. 또한 이 영화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회복 이야기이며, 이는 곧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 회복 이야기입니다. 붉은 커튼으로 가려졌던 아버지의 공간을, 관계가 회복된 아버지가 스스로 열어줍니다. 서재의 '출입 금지' 딱지를 찢는 것으로 묘사한 이 장면은, 주님께서 구원을 완성하실 때 성전의 휘장이 찢어진 것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상징을 통해 복음의 중심을 전달하려 노력했습니다.
'내가' 하던 일에서 '주님'이 하시는 일로
물론 부족하지만, 제 진심 안에서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어려운 고난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 매달리는 것뿐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정 안 되면 기도하자'는 거만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인간적으로는 최선을 다하는 꽤 괜찮은 태도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애초에 '온전히 주님이 주도하신다'는 믿음에서 출발했어야 했습니다. '네가 알아서 했을 때 얼마만큼 되는지 한번 해보렴.' 주님께서는 저를 그렇게 내버려 두신 것입니다. 그것 자체가 주님과 상관없는 행동이었고, 그러면서 저는 스스로 '주님의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속이고 있었습니다.
관점이 달라져야 했습니다. 이 작품을 하며 그 관점이 달라진 것이 제게는 가장 큰 감사 합니다. 이제는 어떤 고난의 상황이 와도, 이 상황을 주님이 주도하고 계시며 필요하니 허락하신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고, 기도로 간구하며 주님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세상 관점에서의 고난과 어려움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마십시오.
제가 미국 배급사가 몰몬교도 회사라는 공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사실 크리스천 콘텐츠, 특히 해외 작품을 배급해 줄 곳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습니다. 그 회사는 창립자가 몰몬교 가정 출신인 것은 맞으나, 지금은 감리교도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에 갔더니 정반대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입니다. 몰몬 교도들은 그 배급사가 '킹오브킹스' 같은 복음주의 작품을 개봉한다며 몹시 싫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상황에 따라 관점이 이토록 다를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제가 한 진보 채널에 영화 홍보를 위해 출연했다가 '좌파'로 낙인찍혀 곤욕을 치렀습니다. 성도 여러분, 기독교인에게 좌파와 우파가 어디 있습니까. 우리는 오직 '예수님 파'입니다. 비신도들이 많이 보는 방송이기에 나간 것입니다. 세상에 주님을 알려야 하는데 우리가 자리를 가릴 필요가 있겠습니까? 저는 독사의 소굴이든 사자의 울이든, 어디든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가야 할 곳, 우리가 전해야 할 사랑
다음 주에는 원불교 재단의 초청으로 원불교 신자들 앞에서 이 영화를 상영하고 주님에 대해 설명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만들며 '사랑'에 대해 깊이 고민하면서, 왜 우리 사회에 반기독교 정서가 이토록 세졌는지 아프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기독교의 핵심은 사랑입니다. 값없이 은혜로 구원받은 우리가 세상에 사랑을 전파해야 함에도, 혹 누군가를 구별하고 판단하며 자리를 가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주님께서 세리장 삭개오의 집에 머물겠다 하셨을 때, 사람들은 놀랐습니다. 그는 민족을 착취하는, 결코 겸상할 수 없는 죄인이었습니다. 오늘날 인도에서 기독교가 부흥하는 이유 중 하나는, 카스트 제도의 불가촉천민과 다른 성도들이 '형제, 자매'라 부르며 한 식탁에서 교제하는 모습이 그들에게는 놀라운 충격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소외된 자, 죄지은 자, 함께하면 안 될 것 같은 사람들을 품으셨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죄인이라 손가락질하며 정죄하는 모습이 과연 주님이 원하시는 모습일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고린도전서 13장을 더 많이 묵상했으면 좋겠습니다. 믿음, 소망, 사랑, 그중에 제일은 사랑입니다.
요한복음 8장 32절의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말씀을 저는 참 좋아합니다. 우리는 진리를 깨달았기에 세상의 것에 휘둘리지 않는 자유함을 누리는 자들입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가 세상에 사랑을 전하여, 그들이 주님을 돌아보게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킹오브킹스를 통해 믿지 않는 분들이 주님을 조금이라도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를 바랐습니다. 당장 회심하지 않을지라도, 씨앗이 뿌려지고 언젠가 싹이 틀 것입니다. 전도하기 힘들어하시는 분들께서는 이 영화를 보라고 권해 주십시오. 다음 세대 우리 어린아이들이 주님을 더 쉽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 킹오프킹스가 전도의 유용한 도구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함께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리하는 말씀 (김은호 목사님)
여러분 킹오브킹스 영화 보셨죠? 안 보신 분들은 아마 좀 의아해했을 것 같습니다. 안 보신 분들은 꼭 보시기를 바랍니다. 이 영화가 어느 정도냐 하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제치고 미국 할리우드에서 한국 영화 흥행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이 영화를 통해, 세계의 많은 사람이 복음을 듣게 하셨습니다.
저는 오늘 말씀을 드리면서 우리가 이 땅을 살아가는 동안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합니다.
우리 감독님은 영화 제작을 통해서 복음을 전하고, 여러분은 여러분에게 주신 달란트를 통해서, 작가는 글로써, 시인은 시로써, 엔지니어는 기술로써, 하나님이 각자에게 주신 달란트를 통해 복음을 위해서 살아야 합니다.
여러분 인생의 마지막 날에 주님을 만났을 때, '나는 과연 무슨 말을 듣게 될 것인가'를 염두에 두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늘 이야기합니다. 나는 내 인생의 마지막 날에 주님을 만났을 때, 주님으로부터 '은호야, 내가 너를 목사로 부르기를 참 잘했지?' 이 한마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복음을 위해서 살아야, 살아온 인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복음을 위해서 살았던 사람들 중에 자신의 인생을 후회한 사람이 있습니까? 복음을 위해 살아가면 고난은 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우리 감독님처럼, 여러분의 인생에 남은 시간들,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하여 달려가는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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