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EMC를 Dell이 인수한다는 발표가 며칠 전에 있었습니다.
경영환경 특히 IT환경이 변화하면서 모든 기업들이 혁신을 시도하지만, 실제 성공 사례는 흔하지 않습니다.
모두 애를 써보지만 이른바 환골탈태는 그리 쉽지 않습니다.
제품 포트폴리오와 주요 사업영역이 별로 겹치지 않는 Dell/EMC 통합기업의 미래에 대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희망적이면서, 진정한 변신과 시장에의 새로운 가치제언을 요청하고 있기도 합니다.
애벌레가 있습니다. 애벌레라고 하면 징그러워 보이지만 라바(Larva)라고 하면 좀 귀엽죠? ㅎ
애벌레가 좀더 커진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애벌레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번데기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애벌레였지만 번데기의 시기를 거치면 완전한 나방이 되어, 나비가 되어 저 하늘로 날아갈 것입니다.
저는 IBM에서도, 테라데이타에서도, 그리고 EMC에서도 날마다 새로운 비즈니스 동력, 먹거리를 찾았습니다. 여러 시도도 해보았죠. 그러나, 여전히 애벌레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저녁, 번데기를 생각합니다. 배움에 있어서는 Inheritance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 창조에 있어서는 완전한 번데기적 변태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사 차원에서 이루어진 이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넘어서는 노력을 기울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진정 새로운 기업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에피소드 2.
어려서 불량식품이라고 생활지도를 받으면서도 이겨내기 어려웠던 유혹은 초등학교 교문 밖의 번데기 아줌마의 '구루마'였습니다. 학교가 파하고 집에 가는 길에 풍겨오던 그 냄새... 신문지를 깔대기 모양으로 접어서 번데기를 넣어 팔았습니다. 번데기 국물을 마시기도 했구요. 제가 먹는 유일한 벌레 류가 되겠습니다.
저는 누에나방의 번데기가 우리 민족이 예로부터 즐겨온 음식인 줄 알았습니다. 송파에는 잠실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60, 70년대 잠사공장이 성하게 되면서 공장에서 쏟아져 나온 번데기들을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던 시대에 즐겨 먹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80년대 이후 잠사공장이 중국으로 모두 넘어가서 지금 우리가 간혹 접하는 번데기는 대부분 중국산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죠.
때로는 어려서의 추억을 불러 일으키던 번데기였지만, 이제는 좀 멀리해야 할 듯 합니다.
뻔데기 뻔뻔, 데기데기 뻔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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