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 오륜교회의 표어는 '하나님의 대사여, 가라 세상으로!' 이다.
이에 맞추어 새해 첫 주일에 우리 그레이스 콰이어가 부를 찬양도 '빛을 들고 세상으로'이다.
이 찬양의 가사를 암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비디오 클립을 상상해 보았다.
장면#1.
우리 모든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빛(촛불)이 하나씩 있다.(어떤 사람의 빛은 밝게 타오르지만, 어떤 사람의 빛은 미처 켜지지 못했거나 꺼져만 간다.)
그 빛을 밝히는 방법은 단 하나, '오직 주님께' 우리를 드릴 때 (예수 그리스도의 영, 성령에 의해서) 비로소 켜지고 밝혀져 꺼지지 않는 빛이 된다.
(그 빛을 가지고 소망이 없는 어두운 세상에 나아가야 하지 않겠나?)
장면#2.
형제가 있다. 그는 절망에 빠져 그 마음의 빛이 꺼져간다.(그는 예수님 이외의 여러 방법으로 불을 켜보려 애썼으나 결국 실패했고 좌절했다.)
자매가 있다. 주님을 떠나 방황하다가 그 빛이 생명을 잃어간다.(예수님을 떠나 생명이 없는 헛된 진리의 속임수에 빠져 점점 빛을 잃어간다.)
(형제든 자매든, 어둠 속에서 고통받는 자들은 모두 일으켜줘야(불을 다시 켜줘야) 하지 않겠나?)
장면#3.
반면에 우리 성도들은 주님을 향한 사랑으로, 우리 마음 속의 빛이 밝혀져 빛나고 있다.
우리들이 함께 그 빛을 모아 기도드리면 주께서는 신실하게 응답하실 것이다.
(우리는 주 안에서 한 몸이며 한 가족이고, 함께 기도하는 공동체이다. 이 세대의 횃불이 되자.)
(성도들과 함께 기도하는 그 마음으로, 연약한 이웃의 아픔도 함께 감싸줘야 하지 않겠나?)
엔딩#
(성령이 불을 밝힌 빛들이 기도로 함께 모여 횃불이 되고, 이윽고 꺼져있거나 꺼져가던 다른 초(빛)들도 그 횃불에 의해 밝혀져,
온 세상이 하나님의 영광의 빛으로 가득찬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는 새해가 된다.)
그러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이, '왜 하나님은 모든 사람의 불을 한꺼번에 밝혀 주시지 않고, 헌신한 사람들의 불만 켜(ignite)주셨을까?'하는 것이었다.
이 생각은 새벽 기도에서 뜨겁게 방언으로 기도하는 사람들을 보며 왜 내게는 저런 뜨거운 은사를 주시지 않을까...라고 안타까워할 때 들었던 생각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에게 놀라운 이적을 통해 강력하게 임하시지 않고 왜 선교사를 보내고 여러 사람들의 희생과 섬김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나가실까?
나는 그 이유를 우리 아들들과 내 관계에서 찾았다.
2년 전 큰아들의 공군 2년 만기 제대 이후, 어제는 작은아들도 공군을 만기 제대했다. 짧은 기간의 휴가들이 있기는 했으나, 4년 만에 두 아들이 모두 집에 있게 된 것이다. 두 아들을 바라보며 여러 생각과 느낌이 들었다.
첫째, (두 아들은 같은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터울도 그다지 길지 않게 태어났으나) 매우 다르다.
절대적으로 누가 강하고 약하다고 얘기할 수 없으나, 서로의 성격이 다르고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강점과 약점이 다르다.
내가 어릴 때 우리 어머님은 형과 나, 두 아들을 섞어서 반으로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이제 내가 그런 생각이 든다.
둘째, 두 아들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성장해나가는 것이 나와 우리 가정의 가장 큰 기쁨이 된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두 아들의 부족한 부분을 아내와 내가 주로 채워주었다. 그러나 아들들이 성장하면서 서로가 서로의 힘이 되어 주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형제를 비난하기 보다는 이해하고 감싸주며 힘을 북돋아 주는 모습을 바라볼 때, 어버이된 우리 부부는 절정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갓난아이처럼 우리 부부가 두 아들의 필요를 모두 채워줄 수 있었으나, 그 보다는 형이 아우를, 아우가 형을 돕도록 가르치고 기대했다. 그것이 기뻤다. 부모와 한 아들 사이의 관계 뿐만 아니라, 아들과 아들 사이의 관계가 풍성해지는 모습이 내가 가정을 이룬 기쁨을 더욱 풍성하게 했기 때문이다.
하나님도 같은 마음이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날은 성령의 불같은 역사로 어떤 사람을 사로 잡아 이끌어 주시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는 이웃과 함께 좋은 관계로 지내고 사랑의 손길을 내밀면서, 하나님의 비밀을 나누는 '성도의 교제', 전도와 선교, 섬김과 나눔....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이 우리의 삶을 연장시켜서 새해를 허락하신 이유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원래 빛을 우리에게 주신 분은 하나님이시지만, 그 빛을 불을 밝히지 못한 이웃에게 전달하는 것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대사가 되어 빛을 들고 세상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새해에는 이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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