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 - 최인선 목사
- 은혜드림교회 담임목사
- 한국침례신학대학교 특임교수
- 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D. Min)
경북 김천 은혜드림교회
경북 김천에서 목회하고 있는 최인선 목사이다. 우스개 이야기이지만 김천을 '김밥천국'의 줄임말로 오해하는 분들도 있다(^_^)
서울에서 부목사로 사역하다가 지방으로 담임 목회를 위해 내려가기 전 공백이 있어서 여러 교회를 다니며 벤치마킹(benchmarking)할 때 상가에 있던 오륜교회에 와서 예배드린 적이 있었는데 그 역동성에 감동을 받아서 다른 교회 순례를 멈추고 두 달 동안 오륜교회 예배에 참석했었다. 이제 오늘 오륜교회에서, 그것도 다니엘 기도회 강사로 서게 되어 기쁘다. 오늘 말씀의 제목은 ’그래도 가야 할 길‘이다.
신앙의 인생길이 오히려 역경의 연속이었습니다
성장기에 목회자 아버지를 통해 겪은 가난과 무력감 - 그래도 목사가 되어라
나는 태어나기도 전에 시골교회 목회자였던 아버지께서 아들을 목사가 되게 하겠다는 서원을 하셨기에, 나도 어려서부터 내 꿈을 ’ 목사‘로 삼고 자랐다. 모든 친구들이 학교에서 대통령, 장군, 판검사가 꿈이라고 할 때도 나는 ’ 목사‘가 꿈이라고 했다.
그렇기에 비교적 모범생으로 잘 자랐다. 단지 이성(?)에 눈을 일찍 떠서 연애를 초등학교 6학년 때 시작하고 중2 때 프러포즈한 후, 13년 동안 연애를 한 후에 그 상대였던 아내와 결혼하여 함께 지금도 함께 목회를 하고 있다.
아버지도 시골의 침례 교회 목사님이셨는데, 나는 어려서부터 그 가난과 힘든 삶을 지켜보며 자랐기에 목회자의 길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 가난하고 나약하고 무력하며, 매번 당하고 참기만 하는 분으로 느껴졌다. 아버지께서 섬기시던 시골 교회에 분쟁이 생겨서 칼부림하는 험한 장면도 발생했고 아버지께서는 결국 반대파에 의해 교회에서 쫓겨나셨다. (그 후 1988년 김천은혜교회를) 가정 교회에서 시작해서 상가 교회로 개척하면서 숱한 고생을 하시는 모습들으로 인해 내 마음이 너무 쓰라렸고 목회자의 길은 고난의 길로 보일 뿐이었다.
아버지의 교회 개척 후 약 1년 간은 좋은 교인들로 인해 비교적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도 있었지만, 아버지의 고난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목회자가 되기로 준비하고 있던 고3의 어느 날, 새벽 3시 반에 새벽기도를 인도하시기 위해 교회로 어두운 길을 걸어가시던 아버지께서 깡패에게 테러를 당하셨다. 아버지의 손목시계를 값비싼 고급 시계로 오인한 불량배에게 턱뼈가 무너지도록 맞아 피투성이가 된 채로 교회당까지 기어가셨던 아버지는 결국 여러 날을 입원하시게 되었다. 이런 힘든 일들 속에서도 병원에 계시던 아버지는 나를 불러서, 절대 일반 대학교를 거쳐서 신학대학원에 가려고 생각하지 말고 바로 신학교에 들어갈 것을 당부하셨다.
내 목회는 더 큰 어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신학교를 다니고 졸업한 후에 부교역자로서 서울의 대형교회에서 사역할 때 내 목회는 정말 풍성했다. 성공의 연속일 뿐이었다. 주일학교를 맡으면 어린이들이 크게 늘었고, 교회에서 가장 어려운 부서를 맡아도 금방 부흥이 되는 것이었다. 그런 자신감을 가지고 담임으로서의 사역을 시작했다.
2002년, 서른한 살의 젊은 나이에 김천으로 내려가서 담임목사로서 목회를 시작했다. (인터넷의 신문 기사를 통해 이해하자면, 아마도 부친이신 최준집 목사의 갑작스러운 소천으로 어려웠을 때 은혜드림교회에서, 그 전에 1992년부터 7년간 아버지를 도와 전도사로 사역한 적이 있던 검증된 최인선 목사를 담임으로 청빙한 것으로 보입니다.)
부교역자 시절의 성공 경험으로 인해 성공적 목회에 대해 자신감이 컸지만, 김천에서 목회를 시작한 지 2년이 지나도록 교회는 부흥은커녕 오히려 성도가 줄어들었다. 방석을 흠뻑 적시도록 눈물로 기도를 해야 부흥이 된다는 조언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고 시도해보았지만 변화는 없었다.
김천에서 은혜드림교회 목회를 시작한 지 3~4년이 흐르면서 조금씩 교회가 부흥하기 시작했다. 교회 성장과 함께 내 몸도 비대해지기 시작해서 건강을 위해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자전거를 타니 성도 중에서도 함께 하는 분들이 생겨나서 동호회 그룹이 생겨 목요일 오후에는 함께 자전거를 타게 되었다. 어느 날(2009년 6월 18일 목요일) 추풍령 고개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음주 운전을 한 경찰관에 의해 6명 일행 중의 2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하는 있어서도 안되고 잊을 수도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 교회의 대들보 같은 집사님들이었다.
사고의 충격으로 목회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모른 채 지나다가 몇 달 만에 겨우 마음을 추스를 때쯤, 부목사님의 15개월 된 딸 '아린'이가 용혈성 요독 증후군 (이른바 햄버거병)에 걸려 입원했다가 며칠 만에 세상을 떠났다.
또 얼마 후에는 아끼던 내 친구 집사님의 아들이 백혈병 진단을 받고 8개월 투병 후에 세상을 떠났다.
이렇게 단 6개월 사이에 우리 교회에 이런 어려움들이 닥쳐왔다. 그때의 내 모습을 비유하자면, 비 오는 날 물웅덩이로 배달되어 던져진 후에 흠뻑 적셔져 아무 짝에도 쓸모없고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신문지와도 같았다. 어쩌면 긴 터널의 끝에 겨우 도달하면 어김없이 유턴 신호를 받아 터널 속을 무한 반복해서 헤매는 느낌이 들었다. 좁은 소도시였기에 그 지역에 은혜드림 교회에 대한 악소문은 널리 퍼졌다.
그래도 가야 할 길이 하나님의 사람들에게는 있습니다
아픔 속에서 사랑과 은혜의 통로가 되어준 성도들의 동역으로 이겨냈습니다
나와 함께 자전거를 타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은 약사 집사님의 부인은 우리 교회의 새가족위원장이었다. 그 이길 수 없는 큰 슬픔 속에서도, 그 부인 집사님은 장례 다음 주부터 새가족들을 섬기는 것이었다. 성경을 찾아 주고 교회를 안내하며 섬기는 모습을 보았다.
자전거 사고로 소천하신 또 다른 분의 아내도 그 큰 슬픔 속에서도 교회로 나와 예배를 드렸는데, 예배 중에 아기가 울자 부랴부랴 데리고 나가서 달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딸 '아린'이를 잃은 부목사님을 아기 장례 후에 목양실에서 만나 함께 울었는데, 오히려 부목사님은 '너무 감사해요. 은혜드림교회에서 전도사/전임/목사 안수를 받았고 결혼도 하고 딸도 얻었고 천국에 보내기까지 했으니 감사합니다.'라는 것이었다.
백혈병으로 아들을 떠나보낸 친구 집사 부부도 장례 바로 다음 날, 교회에 와서 주일학교의 여름 성경학교 식사 봉사를 하는 것이었다. 죽은 아들 또래 아이들의 모습을 보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그 아이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마음은 신앙이 아니면 기대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자신의 아픔과 역경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우리 성도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 전하기 위해 애쓰셨기 때문에 우리 은혜드림 교회가 부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가나안 성도들 이야기처럼) 교회에서 상처받을 수도 있고 역경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상처를 넘어서서 풍성한 하나님의 은혜에 집중하고 묵상함으로 상처를 이겨내야 한다. 예수님을 믿어도 상처는 있으나 우리는 성도로서 그것을 이겨나가야 할 뿐이다.
시편 38편 : 다윗이 기념한 것들 - 각종 질병과 밑바닥 인생 체험
교회에서 강해 설교를 하다가 오늘의 성경 본문인 시편 38편 차례가 되었다. 바로 덮고 싶었다. 원래도 시편 강해는 무척 어려운데 그 이유는 각 편마다 내용과 주제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심지어 시편 38편은 '다윗의 기념하는 시'라고 제목이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내용은 그다지 기념할만한 것들이 아니었기에 덮고 싶었던 것이다.
다윗과 관련하여 얼마나 기념할만한 일들이 성경에 많은가? 굳이 다윗과 관련하여 기념한다면 대표적인 것이 골리앗과 싸워 이긴 이야기일 것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거인을 이긴 소년 이야기로 그치지 않고, 하나님의 군대(다윗)와 세상의 군대(골리앗과 불레셋)가 싸운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는 것이 맞다. 소년 다윗이 등장하기 전까지 이스라엘과 불레셋의 전쟁에 대한 성경 내용에서 '하나님'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가, 다윗이 등장하면서 하나님께 포커스가 맞추어지게 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는 사무엘 상 23장에서 도망자 처지였던 다윗이 하나님의 명령으로 가서 이스라엘 그일라 사람들을 구한 이야기, 사무엘 하 19장에서 다윗을 모욕한 시므이에게 다윗이 관용을 베푼 이야기 등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별 수 없이 시편 38편을 강해 설교해야 했고, 오히려 큰 은혜를 나눌 수 있었다. 이제 그 내용을 현대적 시각으로 들여다보자. 각종 질병이 다 거론된다.
- 내 허리에 열기가 가득하고 (7절): 신장염을 앓고 있었던 다윗의 상황이다.
- 내 심장이 뛰며 (10절) : 이것은 부정맥이나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증세다.
- 기력이 쇠하여 : 당뇨병을 의미한다.
- 내 눈의 빛도 나를 떠났나이다 :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백내장을 앓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윗은 이상과 같은 육신의 각종 질병들을 겪었다.
- 마음이 불안하여 신음하나이다 (8절) : 이것은 공황장애, 노이로제 증상이다.
하나님을 늘 의지한 다윗이었지만 정신적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 내가 사랑하는 자와 내 친구들이 내 상처를 멀리하고 내 친척들도 멀리 섰나이다 : 사람과의 단절을 뜻한다. 힘들 때 주변에서 격려하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힘을 낼 수도 있겠으나, 오히려 가까운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인간관계에서도 고립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야말로 3중 고난이었다.
이 모든 것은 전혀 기념할만한 일들이 아니었다. 기억에서 지우고 싶을 일들이었다. 다윗 인생의 밑바닥 상황이었고, 너무나도 비참한 삶의 시간이었는데, 시편은 이 일들을 '기념'하고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비록 밑바닥을 기어 다니는 상황에 있더라도 우리가 하나님을 여전히 붙들고 있다면, 하나님은 기념하신다는 이 말씀이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이 땅에서 그분의 교회로 살아가는 길
이렇게 연속되는 어려움 속에서 '제럴드 싯처' 목사의 '하나님 앞에서 울다'라는 책을 선물로 받았다. 싯처 목사님은 집회에 다녀오는 길에 음주 운전 트럭과 정면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당해 아내와 어머니와 딸을 한꺼번에 잃었지만, 그 분의 또 다른 명저 '하나님의 뜻'이라는 책에서 하나님의 뜻은 좌로 갈지 오른쪽으로 갈 지의 결정이 아니고, 오늘 내게 주어진 인생을 그것이 무엇이든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명쾌하게 밝히고 있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이겨낸 후의 고백이기에 설득력이 크다.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이라는 책의 저자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정신병에 걸린 아내의 이상 행동으로 참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10마일, 16km를 매일 미친 듯이 뛰며 그 힘든 시기를 이겨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이야기한다.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답이 없이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답이 있어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정답이시기에 우리는 답이 보이지 않아 보이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인생이 왜 이따위냐고 내게 묻지 마라. 나도 모른다." 이 강의를 통해서 내 마음이 청소되는 경험을 했다.
하나님께서는 다니엘의 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느부갓네살의 풀무불을 끄지 않으셨다 (다니엘 3장). 하나님은 그들을 풀무불에 들어가게 하시고 함께 계시며 그들을 불에서 보호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다니엘을 사자굴에서 구하기 위해 사자를 죽이지 않으셨다(다니엘 6장). 오히려 다니엘을 사자굴에 들어가게 하시고 그 사자에게서 다니엘을 구원하셨다.
우리 삶 속에서 이해할 수 없는 어려움이 밀려올 때가 있다. 그래도 가야 할 길을 가는 것이 우리 신앙의 삶이다. 그 길을 성공적으로 가시기를 축복한다.
기도:
인생의 터널을 지날 때 하나님을 원망한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가야 할 길이 있음을 우리에게 깨닫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그 길이 어떤 길이든지 하나님을 붙들고 잘 섬기며 하나님을 위해 영광된 삶을 살게 하소서.
김은호 목사님의 정리
우리가 인생길을 갈 때 어려움과 고난을 겪고 세상 사람들이 나를 비난하고 조롱해도 우리는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그 길을 꿋꿋하게 달려가자. 우리에게 상처가 있더라도 상처에 매몰되지 말고 하나님의 은혜를 묵상하며,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일곱 번 넘어져도 일곱 번 다시 일어나자. 내 고난이 아무리 커도 그 고난보다 크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내 인생의 해답이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나님께서 내게 허락하신 나의 길을 달려가도록 기도하자.
우리가 이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지만 우리는 이 땅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하나님의 사람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이해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어려움과 고난을 겪지만 우리가 낙심하지 않게 하시고,
사탄의 참소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선한 싸움을 싸우며 믿음을 지켜나가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오륜교회는 시월 말을 핼러윈이 아니라 홀리원 (Holy One) Day로 정하여 건전한 축제의 시간으로 삼고 있는데, 미전도종족이 되어 버린 우리의 다음 세대를 위해 기도하되, 특히 우리 가정의 자녀들이 먼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하시고 더욱 뜨겁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경외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대학의 변질된 축제들도 회복되게 하소서... 한마음으로 기도하자.
참고: 은혜드림교회 탐방 기사
http://www.baptistnews.co.kr/news/article.html?no=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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