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6. 주일예배 설교
성경 본문: 창세기 14:1-16
Rapport:
마지노선( Maginot Line )은 원래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프랑스가 독일의 재침략을 막기 위해 국경 지대에 구축한 대규모 요새 방어선을 가리킵니다. 그 이름은 프랑스의 전쟁부 장관이었던 앙드레 마지노(André Maginot)의 성(姓)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이 역사적 배경에서 비롯되어, 오늘날 한국어에서는 ‘최후의 방어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마지막 한계점’을 의미하는 비유적 표현으로 자주 쓰입니다.
한편, 마지노선은 미래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현실에만 안주하는 한계 선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소돔은 롯의 마지노 선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 외에 우리가 믿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무너지고 그로부터 배신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전쟁의 배경:
북방의 네 왕 vs. 남방의 다섯 왕
창세기 14장에서, 유프라테스 강 인근의 큰 나라들을 거느린 ‘북방의 네 왕’이 사해(죽은 바다) 남쪽의 ‘작은 다섯 왕’과 충돌을 일으킵니다.
시날(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 강 사이 바벨론 전 지역) 왕 아므라벨, 엘라살(우르 근처 Larsa) 왕 아리옥, 엘람(이란 고원) 왕 그돌라오멜, 고임 왕 디달 등 4명의 왕이 연합을 합니다. (역사적으로 이란과 바벨론은 상호 적대적이었는데, 이 때는 협력이 불가피했던 것 같습니다.)
반면에 연합군에 항거하기 위해 동맹한 사해 부근의 다섯 성읍의 왕들은 소동 왕 베라, 고모라 왕 비르사, 아드마 왕 시납, 스보임 왕 세메벨, 벨라 곧 소알 왕 등입니다.
전쟁의 이유는 사해의 다섯 성읍 왕들이 12년 동안 바치던 조공을 바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들은 왜 항거했을까요? 아마도 창 12:10에 나오는 심한 기근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할당된 과중한 조공량에 반발한 것은 아닐까 추정합니다.
북방 연합군의 진격로 - 소돔을 향하여
원래 경쟁이 되지 않는 싸움이었습니다. 그리고 북방 연합군의 최종 목적지는 소돔이었습니다.
롯의 포로 됨
남방 동맹이 전쟁에 패하자 북방 연합군은 소돔과 그 주변을 약탈하며, 그곳에 거주하던 롯까지 끌고 갑니다. 롯은 아브라함의 조카였지만, ‘좋아 보이는 땅’을 선택해 간 곳이 결국 소돔이었습니다. 롯은 아무런 영적인 분별없이 세상 속으로 들어가 버린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인간의 눈으로 볼 때는 소돔이 ‘평안’과 ‘풍요’가 있는 듯 보이지만, 영적으로는 가장 위험한 지역이었습니다.
영적 고도(高度)의 차이가 운명을 가른다
사해(죽은 바다) 지역은 해수면보다 약 440미터 정도 낮은 곳입니다. 영적으로 해석하자면, ‘지극히 낮은 영적 상태’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소라 할 수 있습니다. 롯은 그처럼 위험천만한 곳을 선택하고도,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영적 고도가 낮은 상태에 머무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세상을 이긴 자, 하나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아브라함
반면 아브라함은 ‘헤브론’, 곧 높은 지대에 거하면서 하나님과 동행했습니다. 그는 마므레, 에스골, 아넬과 동맹하여 협력 관계를 맺고 있었고, 그곳에서 꾸준히 영적·육적 훈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때가 왔을 때, 누구도 예상 못 할 강한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마치 “하나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높음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교회와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 한복판에서 살지만, 매주 예배를 통해 다시금 헤브론과 같은 고지(高地)로 올라와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분의 시각으로 세상을 내려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세상에 묻혀버리지 않고, 세상을 이기는 힘을 얻게 됩니다.
철저한 준비: 영육을 단련한 318명
아브라함은 평소에 ‘집에서 길리고 훈련된 군사 318명’을 거느리고 있었습니다. 이 318명 뒤에는 가족과 종들을 포함하여 약 1000명이나 되는 식솔들이 함께 있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는 아브라함이 단순히 산속에서 ‘신선놀음’을 한 것이 아니라, 위기에 대비하여 영육 간에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증거입니다.
하나님은 준비된 사람을 쓰십니다. “언제나 위기는 기회가 된다.”라고들 얘기하지만,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면 문제가 닥칠 때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혜로운 작전: 단에서의 기습 공격
북방 왕들은 이미 승리에 도취된 상태로 단(요단강 발원지)까지 내려와 쉬고 있었습니다. 아브라함은 밤을 새워 200km를 이동하여 쫓아가 그들을 급습했고, 게릴라 작전을 활용하여 대군을 혼비백산 도망치게 했습니다. 이어 80km나 더 추격해 빼앗겼던 모든 재물을 되찾았습니다.
- 체력: 75세에 이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강인한 체력으로 달려갔습니다.
- 지력: 지형지물을 활용해 밤중에 적을 기습하고, 심리전을 펼쳤습니다.
- 영력: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었습니다. 다윗이 믿음으로 골리앗을 무너뜨렸듯이, 아브라함도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어떤 대군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으로 승리했습니다.
“믿음으로 세상을 이기느니라” (요일 5:4)
요한일서 5장 4절 말씀입니다.
무릇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
그리스어 원문에서 ‘이긴다(Nike, 니케)’라는 단어는 ‘완전한 승리, 결정적 승리’를 뜻합니다. 이미 하나님께로부터 난 우리는 과거형으로 '이미 세상을 이긴 자'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세상을 이기느니라'는 현재 직설법으로 '계속 승리하는 삶'을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믿음으로 세상을 이기는 것이 우리의 본분이요, 신앙인의 정체성입니다.
세상의 포로가 된 자, 롯
무늬만 의인
성경은 롯을 ‘의인’이라고 부릅니다(벧후 2:7 참고). 하지만 실제 그의 삶을 보면, 세상 한복판에서 온갖 유혹에 마음을 빼앗긴, '이름뿐인 의인'의 모습을 봅니다. 결국 소돔 땅에서 재물도 빼앗기고 자기 몸도 포로가 됩니다.
기회를 놓치고 또 소돔으로 돌아간 롯
이번 전쟁 후, 롯은 가까스로 아브라함에게 구출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회개하고 돌아서지 못하고, 다시 소돔으로 돌아가는 어리석음을 범합니다. “두 번째 기회를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으로 되돌아가 버린” 비극적인 장면입니다.
세상이라는 달콤한 덫
세상은 늘 달콤한 것처럼 우리를 유혹합니다. 죄의 꼬리가 우리의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으면, 어느새 다시 세상으로 내려가 버릴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마지노선은 소돔인가, 헤브론인가?”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본문의 롯과 아브라함을 통해 분명히 보게 되는 것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삶의 자리가 곧 영적 운명을 가른다”는 사실입니다.
- 롯은 ‘소돔’을 마지노선으로 삼았습니다. 결국 그는 세상에 포로가 되고 맙니다.
- 아브라함은 ‘헤브론’에 머물며, 영적 고도 높은 곳에서 하나님을 바라보았습니다. 철저히 준비되었고, 믿음으로 세상을 이겼습니다.
오늘 우리의 교회와 신앙생활이 헤브론이 되어야 합니다. 주일마다 고지(高地)로 올라와, 세상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찬양하고, 말씀을 듣고, 기도로 무장하며, 영육 간에 준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세상을 만났을 때, 우리도 아브라함처럼 지혜와 체력, 영력으로 승리하는 인생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는 자’(Overcomer)로 부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는이라. 이것이 이김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
오늘 이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고, 롯이 아니라 아브라함의 길을 택합시다. 세상의 달콤함과 유혹에 속아 넘어가지 말고, 하나님이 주시는 영원한 것을 붙드십시오. 그리스도와 함께라면, 우리가 감당치 못할 세상의 대군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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