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5의 총 17개 음으로 된 짧은 시. 하이쿠(俳句)의 형식을 빌렸지만 하이쿠(俳句)가 비속화된 것.
-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 종이랑 펜 찾는 사이에 쓸 말 까먹네
- 세 시간이나 기다렸다 들은 병명 <노환입니다>
- 개찰구 안 열려 확인하니 진찰권
- 쓰는 돈이 술값에서 약값으로 변하는 나이
- 일어섰다가 용건을 까먹어서 다시 앉는다
- 손주 목소리, 부부 둘이서 수화기에 뺨을 맞댄다
- 영상통화 속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서로 얼굴을 앞으로 들이민다. 계속 손자의 이름을 애타게 부른다.
- 전에도 몇 번이나 분명히 말했을 텐데 <처음 듣는다!>
- 이름이 생각 안 나 이거, 저거, 그거로 볼일 다 본다
- 손자 증손자 이름 헷갈려 전부 부른다
- 연상이 내 취향인데 이제 없어 (92세)
- 일어나긴 했는데 잘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다
- 눈에는 모기를 귀에는 매미를 기르고 있다
- '연세가 많으셔서요' 그게 병명이냐 시골 의사여
- 이봐, 할멈. 입고 있는 팬티 내 것일세
- 할멈, 개한테 주는 사랑 나한테도 좀 주구려
- 이 두근거림. 옛날엔 사랑, 지금은 병
- LED 전구 다 쓸 때까지 남지 않은 나의 수명
- 여자 모임이라 말하고 향하는 주간보호센터
- 연명 치료 필요 없다 써놓고 매일 병원 다닌다
- 몇 줌 없지만 전액 다 내야 하는 이발료
- 두 사람의 연애담 처음 들은 장례식 날 밤
- '미련은 없다' 말해 놓고 지진 나자 제일 먼저 줄행랑
- 자원봉사 하는 것도 받는 것도 늙은 사람
- 젊게 입은 옷, 자리를 양보받아 허사임을 깨닫다
- 내용보다 글자 크기로 고르는 책
- 입장료 얼굴 보더니 단박에 할인해 줬다
- 동창회 식후에는 약 설명회
- 무농약에 집착하면서 내복약에 절어 산다
- 오랜만에 보는 얼굴 고인이 연 이어주는 장례식장
- 자기소개. 취미와 지병을 하나씩 말한다
- 경치보다 화장실이 신경 쓰이는 관광지
- 혼자 사는 노인 가전제품 음성 안내에 대답을 한다
- 손을 잡는다. 옛날에는 데이트 지금은 부축
- 석 달 전 가르쳐준 장기로 손주에게 졌다
- 심각한 건 정보 유출보다 오줌 유출
- 영정 사진 너무 웃었다고 퇴짜 맞았다
- 국민연금 부양가족에 넣고 싶다 개랑 고양이
- 만보기 숫자 절반 이상이 물건 찾기
- 요즘은 대화도 틀니도 맞물리지 않는다
- 우리 마누라 한때는 요정 지금은 요괴
- 2세대 주택 지었지만 아들한테 색시 안 오네
- 이 나이 되니 너무 많아 다 먹을 수 없는 콩*(일본의 풍습)
- 손가락 하나로 스마트폰과 나를 부리는 아내
- 이것도 소중해 저것도 소중해 그러자 쓰레기방
- 아루코(걷기) 모임 알코올 모임으로 잘못 들었다
- 청력검사로 잴 수 없는 온갖 비밀 다 듣는다
- 허리보다도 입에 달고 싶은 만보기
- 분위기 보고 노망 난 척해서 위기 넘긴다
- 손주 돌아가니 아내와 적막하게 숭늉 먹는다
- '젊어 보이시네요' 그 한 마디에 모자 벗을 기호 놓쳤다
- 조수석에 앉은 아내 옛날 상사 뺨친다
- '빨리 감기' 하고 싶다 우리 마누라 푸념과 잔소리
- 안약을 넣는데 나고 모르게 입을 벌린다
- 이 나이쯤 되면 재채기 한 번에도 목숨을 건다
- 그때 뽑은 흰머리 지금 아쉬워
- 늘 실패 없는 할아버지 전매특허, 자기 비하 유머
- 비밀번호를 메모지에 써놔도 뭐가 뭔지 원
- 안 나가면 귀찮다고 나가면 싸다닌다고 뭘 해도 혼난다
- 동창회 날엔 졸업 앨범 가져가 얼굴 인증 필수
- 할 줄 몰라요 가까이도 안 가요 셀프 계산대
- 아내의 닳은 손등을 / 오긋이 쥐고 걸었다 / 옛날엔 캠퍼스 커플 / 지금은 복지관 커플
- 할배가 안경을 찾아서 / 여기저기 돌고 있는데 / 네 살 손녀가 찾아 주었다 / 할배 손에 있다고
-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아리송한 치매약
- 근육통으로 병원에 갔다 / 퇴행성이라 약이 없단다 / 관절염으로 병원에 갔다 / 퇴행성이라 약이 없단다 / 마음이 아프다 / 퇴행성이라 약이 없겠지
'Others > 이것 저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신 건강을 위한 루틴 (0) | 2025.05.01 |
---|---|
천사의 도시 (0) | 2025.05.01 |
님이 오시는지 (0) | 2025.04.12 |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0) | 2025.04.12 |
나는 반딧불 (0) | 2025.04.06 |
메타인지 학습법... 리사 손 (0) | 2025.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