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눈에 뵈는 게 없었던 골리앗: 거인의 오만함인가, 환자의 절박함인가
우리는 앞뒤 가리지 않고 무모하게 날뛰는 사람을 두고 "눈에 뵈는 게 없네"라고 말합니다. 3천 년 전 엘라 골짜기에 섰던 골리앗이 딱 그랬습니다. 2미터를 훌쩍 넘어선 거구, 50kg이 넘는 청동 갑옷. 그는 이스라엘 군대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눈에 뵈는 게 없는' 기세를 뿜어냈습니다.
하지만 저술가 말콤 글래드웰의 분석에 따르면, 골리앗은 정말로 '물리적으로 눈에 보이는 게 별로 없는' 중증 시각 장애 환자였다고 합니다.
그가 왜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병든 환자'였는지, 그의 진료 차트를 한번 펼쳐보겠습니다.
1. 말콤 글래드웰이 던진 역발상: "강점은 곧 약점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저서 《다윗과 골리앗》에서 통념을 뒤집습니다.
보통 우리는 거대함을 '강력함'으로, 작음을 '약함'으로 해석하곤 하죠. 하지만 글래드웰은 이 대결을 "무적의 거인과 약자의 싸움이 아니라, 병든 거인과 기동력을 갖춘 투석병의 싸움"으로 재정의합니다.
그의 논지는 명확합니다. 우리가 약점이라 생각한 '가벼움'이 실제로는 치명적인 속도가 되었고, 강점이라 믿었던 '거대한 덩치'는 움직일 수 없는 표적이 되었습니다. 골리앗의 패배는 기적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에 매몰되어 치명적 약점을 보지 못한 자의 필연적인 몰락이었습니다.
2. 성경이 암시한 의학적 단서들: 말단비대증의 흔적
골리앗이 앓았던 병명은 말단비대증(Acromegaly)으로 추정됩니다. 뇌하수체 종양이 성장호르몬을 과다 분비시켜 거인을 만들었지만, 동시에 그 종양이 시신경교차(Optic Chiasm)를 압박해 건강한 시력을 앗아간 것입니다.
- "막대기가 왜 두 개로 보였을까?" (복시 현상)
성경은 골리앗이 다윗을 향해 "네가 나를 개로 여기고 막대기들을 가지고 내게 나아왔느냐"(삼상 17:43)라고 물었다고 기록합니다. 당시 다윗의 손에는 양치기용 지팡이 단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골리앗은 복수형(막대기들)으로 말했을까요? 이는 시신경 압박으로 사물이 겹쳐 보이는 전형적인 복시(Diplopia) 증상입니다. - "천하장사에게 왜 안내견이 필요했나?" (터널 시야)
골리앗은 전장에 나설 때 늘 "방패 든 사람"을 앞세웠습니다(삼상 17:7). UFC 챔피언이 링 위에 오를 때 부축을 받는 꼴입니다. 왜일까요? 주변 시야가 차단되고 정면만 겨우 보이는 터널 시야(Tunnel Vision)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발밑이 보이지 않으니,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으려면 누군가의 가이드가 절실했던 것이죠. - "제발 나한테 좀 와라" (기동성 상실)
골리앗은 다윗에게 "내게로 오라"고 소리칩니다. 이건 호령이 아니라 비명에 가깝습니다. 극심한 관절통과 시력 저하 때문에 그는 날렵한 다윗을 쫓아갈 재간이 없었습니다. 그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전술은 제자리에 서서 상대가 제발 내 흐릿한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오길 기도하는 ‘말뚝박기’뿐이었습니다.
3. 당신이 마주한 골리앗은 생각보다 눈이 나쁠 수도 있다
"눈에 뵈는 게 없다"는 말은 이중적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거인의 오만함이었지만, 실상은 병든 자의 절박함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를 압도하는 인생의 거대한 문제들도 사실은 '눈에 뵈는 게 없는' 허당일지 모릅니다. 덩치만 웅장할 뿐, 속은 곪아 터져 제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떼지 못하는 상태 말입니다.
그러니 너무 겁먹지 마십시오. 우리가 상대의 '덩치'에 낙심해 있는 동안, 정작 상대는 자신의 '관절통'과 '흐릿한 시야'에 괴로워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손에 들린 작지만 정확한 돌멩이 하나면, 그 거대한 허상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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