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동광 감리교회
아버님께서 소천하시기 한 두 해 전에, 익산시 금강동에 있는 동광 감리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아버님께서 신흥초등학교 교감으로 근무하시던 1970년 경에 그 근처의 동광 감리교회 목사님의 아드님이 신흥초등학교 학생이었는데, 여름방학을 마친 후 글짓기 시간에 해수욕장에 다녀온 이야기를 쓰면서 "비키니 아가씨들이~"라는 표현을 해서 당시 학교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일이 있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때는 그 이야기가 무척 유명해서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았던 저도 여러 번 들어서 기억하고 있었고, 50년이 지났지만 부자가 모두 기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동광교회가 있던 곳이 '새실'이라고 하셔서 의아했었습니다.
'새실'은 아버지의 친지이셨던 '유세현'님이 통일주체 국민회의 대의원으로 당선하신 적이 있었고, 그분의 별칭이 '새실 양반'이어서 저도 그 동네를 나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곳은 수도산 밑이 아니라 장자산 가기 직전에 오른쪽 들녘 쪽으로 있는 마을이었기 때문입니다. 왜 동광교회가 있는 곳을 아버지께서 새실이라고 하실까?... 하는 의아함이 있었지만, 아버지께 따질 수도 없어서 그냥 흘려보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익산의 향토 사전을 살피다가 동광 감리교회가 처음 성도가 생겨서 교회가 생긴 곳이 새실이었고, 나중에 수도산 근처로 옮긴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역사를 다 아시는 아버지께서 그 교회의 위치를 새실이라고 하신 것이었음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사실 지금 공업단지 토지 정리로 보면 옆 블록이지만, 옛길로 보면 같은 길 위에 있는 두 위치인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아무도 관심 없을 수 있는 오래된 고향 동네 이야기이지만, 아버지와 나눈 얘기들이 생각나서 기록으로 남깁니다.
새실 = 초곡
새실 마을은 지금은 '이리 농악'으로 유명합니다.
한자 표현으로 새실을 '초곡'이라고 하고, 예전에 황새가 많았기 때문에 '황새골'이라고도 하는 마을입니다. 옛날에는 모두 북일면 신흥리였던 곳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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