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샜다 활짝 일어나라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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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s/생각의 흐름
어머님이 파킨슨씨 병으로 거동이 어려워지고 동반한 치매가 점점 깊어지고 있었지만 아직은 집에서 돌봄을 받으실 수 있으셨을 때, 줄곧 주무시다보니 새벽에도 일어나시고 한낮에도 잠에서 깨시는 때가 자주 있었습니다. 그 때마다 맑지 않은 어머니의 기억 속에서도 입에 붙어 부르시던 동요가 있었으니, 바로 윤석중 작사 손대업 작곡의 '아침'이라는 곡의 처음 부분입니다. '날이 샜다 활짝, 일어나라 얼른!' 원곡에는 그 뒷부분의 가사와 멜로디가 있지만 (참새 들이 떼지어와서 재재거리며 아기를 깨운다) 어머니의 노래는 거기까지 였습니다. 육남매를 키우시며 불러주셨던 모닝송입니다. 학교 늦겠다고 걱정하시는 꾸지람의 소리가 아니라, 어머니의 부드러운 경종 소리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더 악화되어 요양병원 침상 위에서 의..
당신이 여기 전세 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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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s/이것 저것
뚜렷한 임자가 없는 공공 장소 등에서 자리 다툼을 하다 보면 쉽게 접할 수 있는 볼멘소리가 '당신이 여기 전세 냈어?'이다. '그래 전세 냈다. 어쩔래?' 하고 맞대응하는 사람도 대개 허세일 뿐이지만, 진짜 전세 냈다면 굴복하겠다는 말처럼 들린다. 이런 관점에서 전세의 '전'자가 '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국어사전을 찾아 보니 '傳'임에 무척 놀랐다. 아직 이해는 하지 못한다. 돈이 오가는 다양한 거래에서 갑을(甲乙) 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집주인이 갑일까, 현금을 제공하는 세입자가 갑일까? 지금은 전세금이 치솟는 상황에서 집주인이 우월한 관계에 있으나, 원래 전세의 유래를 따라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 때는 토지 소유자가 돈이 필요해 땅과 그 사용권을 '저당'잡히고 돈을 융..
어떻게 영(靈)적 뿌리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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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us Christ/주님과 함께
성경 누가복음 8장에는 씨뿌리는 비유가 나옵니다. 그 중에, 어린 시절 교회 주일학교 선생님의 동화에서는 돌밭 위에 떨어진 경우라고 했고 성경책에는 '바위' 위에 떨어진 씨의 경우가 있습니다. 눅 8:13 바위 위에 있다는 것은 말씀을 들을 때에 기쁨으로 받으나 뿌리가 없어 잠깐 믿다가 試鍊을 當할 때에 背叛하는 者요 The seeds that fell on rocky ground are the people who gladly hear the message and accept it. But they don't have deep roots, and they believe only for a little while. As soon as life gets hard, they give up. 때때로 설교나 책을..
대표기도 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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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us Christ/주님과 함께
초대교회의 모습은 어땠을까? 예전이 있었을까? 믿는 사람들이 모여 예수님에 대한 서로의 기억을 나누고 주님의 명령대로 서로 떡을 떼어 먹는 것이 예배 또는 모임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천주교회에서 콜렉타(collecta)라고 하는 본기도가 있다. 교회의 대표기도에 준한다고 생각한다. 일주일 동안 서로가 떨어져 살아오면서 경험한 삶을 모아서(collect) 감사와 위로와 격려의 기도를 했던 것이다. 대표기도는 기도자 개인의 기도가 아니라 교회를 대표해서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이다. 그러기에 형식적인 말이나 개인의 생각이어서는 안되고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이어서도 안된다. 회중 전체를 위하고, 교회를 넘어서 세상을 위한 기도여야 한다. 이웃의 아픔을 교회의 아픔으로 공감하며 위해 기도하는 것은 가식이나 위선이..
쉼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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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us Christ/주님과 함께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마 11:29) 예수님은 우리에게 쉼을 주시는 것일까, 멍에를 메게 하시는 것일까? 어떻게 멍에가 쉼을 줄 수 있을까? 오병이어의 기적 이후에 전도 여행에서 돌아온 제자들에게 예수님이 말씀하신다.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 하시니 이는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아 음식 먹을 겨를도 없음이라.”(막 6:31) 1.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쉬어라 먼 곳이 아니더라도 분주한 일상을 떠나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곳,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곳, 자기만의 기도 골방에서 기도하며 하나님을 만나 힘과..
내 자녀를 어떻게 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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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us Christ/주님과 함께
자녀는 낳는 것도 어렵지만, 기르는 것도 무척 어렵다. 별의별 사연이 다 있다. 내게는 누이들이 넷이 있다. 큰 누나가 결혼할 연령이 되자 어머니는 누이의 혼처를 걱정하셨다. 중고등학생이던 나도 괜히 덩달아 걱정했다. 누이가 매형과 결혼하자 어머니는 아이가 바로 들어서지 않는다고 걱정하셨고, 임신을 하자 첫딸을 낳은 것을 괴로워하셨다. 나도 덩달아 걱정이 이어져갔다. 아이를 낳게 되면 그 다음은 기르는 일이 걱정이다. 큰 매형이 교통사고가 나서 함께 탔던 조카들이 얼굴까지 심하게 다쳤을 때, 얼마나 많은 걱정을 했는지 모른다. 큰누이네 집 이야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다른 누이들도 그러했고 내 삶도 마찬가지였다. 그 누구의 삶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 걱정, 생긴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지..
金殷生 개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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