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제자 훈련을 이끄시는 안영운 목사님은 대부분 중년 남자들의 고민과 범죄는 크게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뉘며 대부분 예외가 없다고 단언하신다. 바로 돈 문제이거나 여자 문제....
처음에는 너무 심한 논리의 비약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첫째는 그분이 신대원 들어가기 전, 학부 전공이 철학이었던 것을 보면 그렇게 속단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되었고,
둘째는 나 스스로를 돌이켜 볼 때 그 두 가지에서 전혀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안 목사님의 단언이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중에서 여자 문제를 생각하면, 다른 가슴 아픈 사연들은 차치하더라도, 사춘기 이후 내게 가장 찔림이 된 것은 바로 마태복음 5장 28절 말씀이었다.
지금도 상당히 많은 교회들이 사용하고 있고 얼마 전까지는 모든 교회들이 사용했던 한글 개역성경은 마태복음 5:28을 이렇게 번역해 놓았다.
'여자(女子)를 보고 음욕(淫慾)을 품는 자(者)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姦淫)하였느니라'
그러나, 요즘 대부분의 교회들이 사용하고 있는 한글 개역개정 성경은 이렇게 번역했다.
'음욕(淫慾)을 품고 여자(女子)를 보는 자(者)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姦淫)하였느니라'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그동안 마태복음 5:28이 내게 찔림이 된 것은 순진무구하던 사춘기 즈음뿐이었다. 왜냐하면, 정상적인 건강한 남자라면, 예쁘고 성적매력이 넘치는 여자를 보고 눈길이 끌리지 않을 수 없음을 금방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음욕'이라는 어휘에 초점을 맞추어서 음욕의 기준을 다르게 보는 측면에서 접근했다. 즉, '그냥 예쁘다...라는 생각만 하는 것은 음욕이라고까지 볼 수 없으므로 죄가 아니다'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려 했지만 그 경계가 모호했다.
그래서, 마침내 이것은 하나님의 아들이나 이를 수 있는 경지이지, 사람의 아들이 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며 포기해 버렸다, 깨끗이.
그 후로부터는, 비교적 마음에 큰 부담 없이 마태복음 5:28을 읽거나 소화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교회를 오륜교회로 옮긴 후 새로운 성경(개역개정)을 읽게 되면서 갑자기 마태복음 5:28이 내게 도전이 되었다. 여자를 보기 전에 먼저 음욕을 품고, 즉 여성을 인격체가 아닌 성적 대상물로 바라보면 (objectify), 마음으로 간음한 것이라고 해석이 되었다. 그리고 이 말씀은 힘이 들기는 하겠지만(? ^^), 내가 애쓴다면 어느 정도는 지킬 수 있어 보이는 수준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맞든, 양심에 화인(火印) 맞은 것 같은 내 마음에 새로운 찔림으로 다가 온 마태복음 5:28... 하나님의 말씀을 내 마음대로 포기하기보다는, 내게 주시는 깨달음대로 충실하게 순종하려 한다.
PS. 본 구절이 간음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몸이나 행동의 정결함과 같이 눈에 보이는 것을 중시하던 유태인들에게 마음의 성결함을 예수님께서 강조하신 것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외식이 아니라, 진정한 신앙생활이죠.
그러나, 오늘은 어려서부터 마음에 짐이 되어 왔던 포인트에서만 살펴보고 이상과 같이 생각을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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