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로마서 2장 전후, 로마서 14장 10절 등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종종 ‘비판’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왠지 부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립니다. “교회 안에서 서로 비판만 일삼는다”는 말을 들으면, 비판은 그저 분열이나 갈등을 일으키는 것처럼 여겨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과 여러 성경 말씀을 살펴보면, 주님은 비판 자체를 무조건 금지하시기보다, 어떻게 비판해야 하는가를 중요하게 다루십니다. “건강한 비판”이 필요하며, “병든 비판”은 경계해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바울은 로마서를 쓰면서 유대인들이 범하고 있는 여러 가지 죄악을 지적합니다. 그런데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이 남을 판단하는 문제(로마서 2장)였습니다. 또한 로마서 14장 10절에서는 “우리가 다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리라”라고 말씀하며, 남을 함부로 업신여기는 자세에 대해 엄중히 경고합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건강한 비판과 병든 비판은 무엇이 다른지,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함께 살펴보길 원합니다.
1. 왜 비판이 필요한가? – ‘벙어리 개’가 되지 말라
이사야 56장 10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벙어리 개들이라 짖지 못하며…”라고 당시 영적 지도자들을 책망하시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잘못된 길을 가는 백성들을 보고도 전혀 경고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뜻입니다.
- 교회 안에서도 때때로 잘못된 길로 가는 형제, 자매가 있으면 사랑으로 바로잡아 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 “비판”이란 원래 “사물의 옳고 그름을 분별하여, 잘못을 지적한다”는 의미에서, 바른 공동체를 세우는 중요한 기능입니다.
“건강한 교회일수록 건강한 비판이 필요하다.” 오히려 아무도 말하지 않고 방치하는 교회야말로 병든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태도와 동기로 비판하느냐”입니다.
2. 병든 비판의 특징 두 가지
바울은 로마서에서 유대인들이 ‘비판’을 ‘병든 방식’으로 하고 있음을 엄중히 지적합니다. 오늘날 우리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1) 교만이나 우월감에서 비롯된 비판
로마서 14장 10절은 “네가 어찌하여 네 형제를 업신여기느냐” 하고 묻습니다. 비판의 동기가 자기 의, 교만, 우월감에서 비롯될 때, 그것은 이미 병든 비판입니다.
-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식의 태도는 상대를 낮추고 자기를 높이는 행위입니다.
- “저 사람은 왜 저래?” 하며 수군수군하고 비방하는 것은 사실상 이방인도 하는 수준(롬 1장 후반부)이라고 바울은 지적합니다.
이런 비판은 결국 하나님 자리에 스스로를 올려놓는 행위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옳아도, 타인을 무시하고 업신여기며 비판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주님이 싫어하시는 교만입니다.
2) 자기 자신에게는 적용하지 않는 비판
로마서 2장 1~3절은 “남을 판단하는 네가 같은 일을 행하면서도 스스로 정죄하지 아니하느냐”라고 말합니다.
- 흔히 “내가 남의 결점을 보는 이유는 사실 내 안에도 그 결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우리가 다른 사람을 보며 분노하거나 혐오를 느낄 때, 정작 똑같은 문제가 나에게 있는 것은 아닌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윗의 큰 죄악(밧세바 사건)을 기록한 이유가, 우리가 다윗을 손가락질하고 욕하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도 얼마든지 이런 죄를 범할 수 있구나”를 깨달아 자기 죄를 회개하라는 것입니다. 비판은 반드시 자신에게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만 가혹한 비판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며, 병든 비판입니다.
3. 건강한 비판의 특징 두 가지
그렇다면 성경이 말하는 “건강한 비판”은 어떤 모습일까요?
1) 복음이 지닌 ‘긍휼의 정신’으로 하는 비판
예수님께서 이적을 베푸실 때마다 “불쌍히 여기사(compassion)”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주님의 비판과 질책은 항상 사랑과 긍휼을 기반으로 합니다.
- 우리가 형제를 비판할 때, “그 사람이 가야 할 길에서 벗어났음을 안타까워하는 마음”, “이대로 두면 영적 멸망의 길로 갈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 비판 속에 사랑이 없다면, 그것은 단지 상대를 찌르고 깎아내리는 날카로운 도구가 되고 맙니다.
사랑 없이 휘두르는 비판은 사실상 상대에게 상처만 남기고, 회복이나 회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긍휼의 마음이 동반된 비판은, 상대를 일깨우고 구원하는 통로가 됩니다.
2) 상대방을 깨우치고 살리기 위한 비판
바울이 유대인들을 신랄하게 비판한 이유는, “내버려 두면 그들은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교회에서도 사랑의 마음으로, 상대를 살리고자 하는 간절함으로 비판하는 예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 건강한 비판은 “내가 이 사람을 통해 어떤 유익을 얻겠다”는 이기심이 아니라, “이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살기를 바란다”라는 절박함에서 나옵니다.
- 그래서 때론 단호하고 뼈아프게 지적하더라도, 그 안에 상대를 세우고자 하는 마음이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비판은, 나중에라도 상대방에게 회복과 성장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랑과 긍휼, 그리고 영혼을 향한 관심이 기초가 되어야 “비판”이 “덕을 세우는 일”이 됩니다.
4. 바울의 변화: 율법적 비판자에서 복음적 비판자로
사도 바울은 원래 예수님을 믿는 자들을 핍박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혈기”로 가득 차 있었고, 율법적 열심으로 악랄하게 비판하던 자였습니다.
- 그러나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난 뒤, 그는 변화되었습니다.
- 여전히 죄와 타협을 단호히 질책했지만, 그 바탕에는 복음적 긍휼과 그리스도의 사랑이 깔려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내 노력이나 인격으로는 날카로운 비판자가 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성령의 충만과 그리스도의 은혜가 함께할 때, 상대를 살리는 비판을 할 수 있게 됩니다.
5. 적용과 결단: 비판할 때 먼저 내게 적용하고, 성령 안에서 행하라
1) 다른 사람을 비판할 때는 항상 자기 자신에게도 적용하라
- “타인의 결점을 눈으로 똑똑히 보는 것은 그 결점이 내게도 있기 때문이다.”
- 다윗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저런 나쁜 짓을 할 수 있지?”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나도 저렇게 죄 지을 수 있구나” 하며 자신에게 적용해야 합니다.
2) 기도하며, 하나님의 메시지를 찾아라
- 때로는 타인의 잘못을 목격할 때, 그 문제를 위해 기도하는 동안 하나님께서 내게 주시는 경고나 메시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왜 하나님이 이 문제를 내 눈앞에 두셨는가?”를 깊이 묻고, 나 자신과 공동체를 살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 괴로운 상황에서 교훈은 찾지 못하고, 고통만 당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불행일 것입니다.
3) 성령의 통제 안에서, 영적 언어로 비판하라
- “혈기”로 비판하지 말고, 성령이 통제하시는 상태에서 말씀으로 비판해야 합니다.
- 부부 싸움조차도, 서로의 인격을 파괴하고 깎아내리는 방식이 아니라, “룰”이 필요합니다.
- “영적 언어를 가진 싸움”이란, 그 안에서도 사랑과 존중, 말씀의 기준을 놓치지 않는 태도를 말합니다.
4) ‘벙어리 개’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도 죄이다
- 끝으로, 이사야서의 경고처럼, 교회 안에 잘못된 일이 분명히 드러났는데도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병든 침묵”이 되고 맙니다.
- 건강한 교회, 깨어 있는 성도라면 필요한 때, 주님의 마음으로 정확히 지적하고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합니다.
6. 맺는말: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라”(엡 4:15)
결국, 성경이 강조하는 비판의 핵심은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라”(엡 4:15)는 말씀으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 병든 비판은 교만과 자기중심적 태도로 남을 정죄하고 깎아내립니다.
- 건강한 비판은 긍휼과 사랑, 그리고 상대를 살리고자 하는 열망으로 행해집니다.
- 비판을 할 때 반드시 먼저 자신에게 적용하고, 기도하며, 성령의 통제를 받아야 합니다.
부디 우리가 서로에게 징계와 책망이 필요한 순간에 벙어리 개처럼 침묵하거나, 반대로 혈기로 상대를 무너뜨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복음적 긍휼로, 서로를 세우고 회복시키는 건강한 비판자들이 되어, 더욱 성숙하고 거룩한 공동체를 세워나가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
[기도제목]
- 내 비판이 병든 비판이 되지 않도록
- 건강한 비판으로 공동체를 세우게 하옵소서
- 성령의 통제 안에서 말하길 원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사랑의 하나님,
우리 안에서 행해지는 모든 비판이 병든 비판이 아니라, 건강하고 복음적인 비판이 되기를 원합니다. 남을 판단하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시고, 성령의 음성과 다스림 아래서 진리의 말씀으로 분별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교회 안에 잘못된 길로 가는 형제자매가 있을 때, 벙어리 개처럼 침묵하지 않게 하시고, 참된 사랑으로 권면하여 서로를 살리는 공동체 되게 하옵소서.
우리를 푸른 초장,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며 회복시키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 안에서 승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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