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순 문턱에서
문종수(1941~)
아주 낯선
처음 찾아온 손님같이
육순이 문지방을 넘어섭니다
어쩐다
허나 얼른 마음 고쳐먹고
중얼거리듯 말합니다
"어서 오시게나
오실 줄 알았네."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 가리라”(요 21:18).
부부
- 함민복
긴 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도 안 된다
걸음의 속도도 맞추어야 한다
한 발 또 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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