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교회 주일 예배 설교. 주경훈 목사님
성경 본문: 요한복음 6:48~55
들어가는 말: 먹는 것이 곧 그 사람이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흔히 “먹는 것이 그 나라의 정체성을 보여준다”라고 말합니다. 이탈리아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피자와 파스타입니다. 한국 하면 김치와 밥입니다. 더 나아가 “먹는 것이 곧 그 사람이다(You are what you eat)”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 몸은 내가 지금까지 먹어온 것들의 기록입니다. 건강한 음식을 먹은 사람은 건강한 몸을, 해로운 음식을 먹은 사람은 병든 몸을 갖게 됩니다.
특별히 우리는 누군가가 무엇을 선택해서 먹는지를 볼 때 그 사람의 취향과 성품, 때로는 그 사람의 본질까지도 알게 됩니다. 결국 ‘먹는 것’으로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요한복음을 통해 영적으로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 존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1. 표적(sign)의 의미: 샌드위치 구조 속에 감추어진 비밀
마태, 마가, 누가는 예수님의 사역을 ‘기적(Miracle)’이라는 사건 중심으로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요한복음은 다릅니다. 요한은 이를 ‘표적(Sign)’이라고 부릅니다. 단순한 기적을 넘어 그 사건이 가리키고 있는 ‘의미’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배경을 보면 아주 독특한 구조가 발견됩니다. 요한복음 6장은 ‘오병이어 표적’으로 시작해서 갑자기 ‘풍랑 위를 걸으신 표적’이 나오고, 다시 ‘오병이어에 대한 긴 설명’으로 이어집니다. 마치 샌드위치 같습니다. '참치 샌드위치', '야채 샌드위치'처럼 샌드위치의 맛과 이름은 빵 사이에 끼어 있는 내용물에 의해 결정되듯, 오늘 말씀도 가운데 끼어 있는 ‘풍랑 사건’을 통해 오병이어의 진짜 의미를 해석해야 합니다.
2. 새로운 출애굽을 이루시는 예수님
이 사건들이 일어난 장소와 시간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첫째, 장소는 ‘빈 들’(마 14:13), 즉 광야였습니다. 둘째, 때는 유월절이 가까운 시기(요 6:4)였습니다.
광야와 유월절,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바로 구약의 ‘출애굽’ 사건입니다.
예수님은 지금 광야에서 유월절을 배경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경험했던 출애굽 사건을 재현하고 계십니다. 아니, 재현을 넘어 ‘새로운 출애굽’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풍랑 위를 걸으신 예수님, 홍해에 길을 내신 하나님 - Way Maker
샌드위치의 속재료인 ‘풍랑 위를 걸으신 사건’을 보십시오. 이것은 홍해 사건의 완벽한 성취입니다.
- 첫째, 예수님은 산에 오르셨습니다(요 6:15). 모세가 호렙산에 홀로 올라 하나님을 대면했듯, 예수님도 홀로 산에 계셨습니다.
- 둘째, “내니 두려워 말라” 하십니다(요 6:20). 여기서 “내니(에고 에이미)”는 출애굽기 3장에서 하나님이 모세에게 자신을 계시하실 때 쓰신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I AM)”라는 표현과 같습니다. 즉, 예수님은 자신이 곧 하나님이심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 둘째, 풍랑을 잠재우고 ‘곧’ 건너편으로 인도하십니다. 시편 18편 15절에 “여호와의 꾸지람과 콧김으로 물 밑이 드러났도다”라고 했습니다. 홍해에 길을 내신 하나님처럼, 예수님은 죄와 사망의 풍랑을 잠재우시고 우리를 구원의 땅으로 인도하시는 분입니다.
예수님은 모세보다 더 크신 분입니다. 모세는 홍해를 갈랐을 뿐이지만, 예수님은 풍랑 위를 밟으십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죄와 사망의 법에서 건져내어 참된 자유를 주시는 ‘새로운 출애굽’의 주인이십니다.
3. 만나를 넘어 생명의 떡으로
- 오병이어를 제공하시는 예수님, 광야에 만나와 메추라기를 제공하시는 하나님
이제 다시 오병이어로 돌아와 봅시다.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었습니다. 예수님은 빈 들에서 오병이어로 5천 명을 먹이셨습니다.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소박한 도시락이었지만 주님의 손에 들려졌을 때 모든 사람을 먹고도 남는 풍성한 은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어도 죽었거니와 이는 하늘로서 내려오는 떡이니 사람으로 하여금 먹고 죽지 아니하게 하는 것이니라” (요 6:49-50)
광야의 만나는 육신의 배고픔을 잠시 해결해 주었지만, 영원한 생명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베들레헴, 즉 ‘떡집’에서 태어나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영원히 죽지 않는 생명의 떡이 되십니다.
“이 떡을 먹는 자는 영원히 살리라” (요 6:58) 이것이 요한복음의 7가지 자기 선언 중 첫 번째인 “나는 생명의 떡이니(요 6:35)”라는 선언의 핵심입니다.
요한복음의 핵심이자 예수님의 신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7가지 자기 선언(The 7 'I AM' Statements)
신학적으로는 헬라어 '에고 에이미(Ego Eimi, 나는 ~이다)' 용법이라고 부르며, 이는 구약 출애굽기 3장 14절에서 하나님이 모세에게 자신을 "나는 스스로 있는 자(I AM WHO I AM)"라고 계시하신 것과 연결됩니다. 즉, 예수님께서 곧 하나님이심을 선포하시는 내용입니다.
요한복음 7가지 자기 선언 (Ego Eimi)
1. 나는 생명의 떡이다 (I am the Bread of Life)
본문: 요한복음 6:35, 6:48
의미: 오병이어 표적 직후의 선언입니다. 육신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만나와 대조되며, 영혼의 굶주림을 해결하고 영생을 주시는 유일한 공급자이심을 의미합니다.
2. 나는 세상의 빛이다 (I am the Light of the World)
본문: 요한복음 8:12
의미: 초막절 행사의 배경(성전을 밝히는 불) 속에서 선포되었습니다. 죄와 무지의 어둠을 몰아내고, 인류에게 구원의 길을 비추며 생명으로 인도하시는 분임을 의미합니다.
3. 나는 양의 문이다 (I am the Door of the Sheep)
본문: 요한복음 10:7, 10:9
의미: 양들이 우리로 들어가는 유일한 입구입니다. 구원을 얻기 위해서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라는 문을 통과해야 함을 보여주는 구원의 유일성을 강조합니다.
4. 나는 선한 목자다 (I am the Good Shepherd)
본문: 요한복음 10:11, 10:14
의미: 삯꾼 목자와 대조됩니다. 선한 목자는 양들의 이름을 알고, 양들을 보호하며, 결정적으로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희생적 사랑의 주님임을 의미합니다.
5.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I am the Resurrection and the Life)
본문: 요한복음 11:25
의미: 죽은 나사로를 살리시기 직전의 선언입니다. 예수님은 생명을 주시는 분일 뿐만 아니라, 죽음의 권세를 깨뜨리는 생명 그 자체이심을 선포합니다. 현재의 믿음이 죽음을 이김을 보여줍니다.
6.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I am the Way, the Truth, and the Life)
본문: 요한복음 14:6
의미: 하나님 아버지께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Method), 변하지 않는 참된 진리(Reality), 영원한 생명(Life)이심을 총체적으로 선언합니다.
7. 나는 참 포도나무다 (I am the True Vine)
본문: 요한복음 15:1, 15:5
의미: 제자들과의 연합을 강조합니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어야 열매를 맺듯, 성도가 예수님 안에 거할 때만 영적인 생명력과 열매를 맺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참고: 숨겨진 8번째 선언 (절대적 선언)
7가지 은유적 선언 외에, 목적어 없이 "나는 나다(I AM)"라고만 말씀하신 중요한 구절이 하나 더 있습니다.
본문: 요한복음 8:58
말씀: "예수께서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브라함이 나기 전부터 내가 있느니라(I am) 하시니"
의미: 이것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영원히 자존하시는 하나님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신 것으로, 유대인들이 이를 듣고 신성모독이라 여겨 돌로 치려 했던 가장 강력한 신성 선언입니다.
이 7가지 흐름을 통해 요한복음 전체를 관통하는 '생명'과 '구원'의 메시지를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4. 굳은 마음을 제하고 예수로 채우라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마가복음 6장 52절을 보면 제자들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고도 “마음이 둔하여졌다”라고 기록합니다. 기적을 보고 떡을 먹었지만, 그 의미를 깨닫지 못했습니다. 마음이 굳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예배를 드릴 때 단순히 머리로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에스겔 36장 26절의 약속처럼,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받아야 합니다. 이것은 성령의 역사로만 가능합니다. 예배할 때마다 우리는 성령의 임재를 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말씀이 떡이 되어 우리 심령 깊은 곳으로 들어옵니다.
사랑의 원자탄이라 불렸던 손양원 목사님은 스스로를 ‘예수 중독자’라고 칭했습니다. 술에 중독되면 술 냄새가 나고, 마늘을 먹으면 마늘 냄새가 나듯, 예수를 먹은 사람은 예수의 향기가 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예수님을 먹어야 삽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 (요 6:56)
예수님을 먹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나의 생각, 나의 감정, 나의 선택이 예수님의 생각, 예수님의 감정, 예수님의 선택이 될 때까지 주님을 내 안에 모셔 들이는 것입니다. 세상의 가치관과 욕망을 먹는 것을 멈추고, 말씀이신 예수를 계속해서 섭취해야 합니다.
맺는말: 당신은 무엇으로 채우고 있습니까?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만나는 하루가 지나면 썩어버렸습니다. 세상이 주는 만족도 그와 같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영원한 생명의 떡이십니다.
우리 인생의 구원의 완성은 오직 예수 안에서만 이루어집니다. 예수님은 우리 인생의 풍랑을 잠재우시고, 우리를 영원한 소망의 항구로 인도하시는 새로운 출애굽의 하나님이십니다.
오늘 이 시간, 우리 자신에게 질문해 봅시다. “나는 지금 무엇으로 나를 채우고 있는가?” 세상의 헛된 양식이 아니라,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으로 여러분의 영혼을 가득 채우시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을 묵상하고, 그분의 말씀을 씹어 먹고, 성령 안에서 그분과 하나 됨으로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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