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이야기들 중에는 오랜 세월 번역 과정을 거치거나 문화적 차이로 인해 본래의 의미와 다르게 알려진 것들이 꽤 많습니다.
"정말 그게 아니었어?" 하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들, 성경 속 흥미로운 5가지 오해와 진실을 고고학적, 식물학적 근거를 통해 팩트체크 해보겠습니다.

1. 야곱이 에서에게 끓여준 것은 '팥죽'이다?
👉 진실은: 렌틸콩(렌즈콩) 수프입니다.
배고픈 형 에서에게 장자권을 샀던 야곱의 그 유명한 '팥죽'. 하지만 사실 고대 이스라엘 지역에는 우리가 아는 '팥'이 없었습니다.
성경 원어(히브리어)로는 '아다쉼(Adashim)'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바로 슈퍼푸드로 잘 알려진 '렌틸콩(Lentil)'입니다. 붉은 렌틸콩을 푹 끓이면 갈색빛이 도는 붉은색 죽이 되는데, 이를 성경에서는 '붉은 것'이라 표현했습니다.
한국으로 성경이 처음 번역되던 시절, 생소한 렌틸콩 대신 한국인에게 친숙하고 색깔도 비슷한 '팥'으로 의역한 것이 지금까지 굳어진 것이랍니다.
2. 세례 요한은 곤충 '메뚜기'를 먹고 살았다?
👉 진실은: 네, 곤충 메뚜기(Locust)가 맞습니다. (하지만 다른 주장도 있어요)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 세례 요한이 먹었다는 '메뚜기와 석청'. 혹시 이것이 곤충이 아니라 '쥐엄나무 열매'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실제로 일부 후대 사람들은 성스러운 인물이 곤충을 먹었다는 것을 거북하게 여겨, 메뚜기와 비슷하게 생긴 쥐엄나무 열매(Carob pods, κεράτια 케라티아)를 먹었을 것이라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이 열매는 '세례 요한의 빵'이라고 불리기도 하죠.
하지만 헬라어 성경 원문은 명백히 곤충을 뜻하는 '아크리스(Akris, ἀκρίδες 아크리데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당시 레위기 율법에서도 메뚜기는 먹을 수 있는 정결한 곤충이었기에, 광야에서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누가복음 15장(탕자의 비유)에는 쥐엄나무 열매가 정확히 그 단어(εράτια, 케라티아)로 등장합니다.
3. 겨자씨가 자라난 '나무'는 새가 깃들 만큼 큰 실제 나무다?
👉 진실은: 나무(Tree)가 아니라 거대한 '풀(Herb)'입니다.
"겨자씨 한 알이...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이 비유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겨자 식물은 식물학적으로 나무가 아니라 1년생 풀입니다. 하지만 중동의 기후에서는 이 풀이 사람 키를 훌쩍 넘겨 최대 3~4m까지 아주 무성하게 자랍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나무처럼 보이죠. "새가 둥지를 튼다"는 표현은 거목에 집을 짓는다기보다는, 무성하게 자란 거대한 풀숲 그늘에 새들이 날아와 쉰다, 깃든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작은 시작이 거대한 결과를 만든다는 생명력의 비유입니다.
4. 키 작은 삭개오가 올라간 나무는 '뽕나무'다?
👉 진실은: 뽕나무와 잎이 비슷한 '돌무화과 나무'입니다.
예수님을 보기 위해 키 작은 삭개오가 올라갔던 나무. 우리는 흔히 '뽕나무'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헬라어 원문은 'συκομορέα 쉬코모레아'로, 이는 고대 이집트 등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돌무화과 나무(Sycamore Fig Tree)'입니다. 이 나무는 잎사귀가 뽕나무와 비슷하게 생겼고 열매는 무화과와 비슷합니다. 이 나무는 가지가 낮고 몸집이 큰 사람이 오르기 쉬우며 여리고 지역에 흔했습니다
이 역시 1번의 팥죽 사례처럼, 과거 한국에 없는 돌무화과 나무를 설명하기 위해 잎 모양이 가장 비슷한 '뽕나무'로 알기 쉽게 번역했던 것이랍니다. (최신 번역본들은 '돌무화과 나무'로 수정하는 추세입니다.)
5. '한 달란트'는 동전 한 닢 정도의 가치다?
👉 진실은: 약 20~30kg의 무게 단위이며, 현재 가치로 수억 원에 달합니다.
달란트 비유 때문에 '달란트'를 단순한 화폐 단위나 재능 정도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본래 달란트(Talent)는 무게를 재는 단위였습니다.
신약 시대 기준 금 또는 은 1달란트의 무게는 약 33kg 정도였습니다. 엄청나게 무거운 양이죠.
이를 당시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노동자가 약 16~20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어마어마한 거금입니다. 현재 가치로 따지면 최소 3억 원에서 6억 원 이상에 해당합니다. 다섯 달란트를 받은 종은 수십억 원의 자본금을 맡았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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