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본문은 누가복음 2장 40절부터 52절까지입니다.
오늘 본문은 성경에 기록된 예수님의 유일한 소년 시절, 열두 살 때의 이야기입니다.
성장의 비밀
오늘 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아기가 자라며 강하여지고 지혜가 충만하며 하나님의 은혜가 그의 위에 있더라.”
누가복음은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을 단번에 완성된 존재로 소개하지 않습니다. 그분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시간 속에서 자라 가셨다고 말합니다. 몸이 자랐고, 그 위에 지혜가 더해졌으며, 그 모든 성장 위에 하나님의 은혜가 머물렀습니다.
우리는 흔히 몸이 크면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른의 눈에 보기에 아이 티가 나는 이유는, 몸에 비해 말과 태도, 판단이 자라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지혜’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의미합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성장이고, 동시에 우리가 본받아야 할 성장입니다.
나사렛의 침묵
그런데 본문을 끝까지 읽고 나면 한 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51절에서는 예수님이 부모와 함께 나사렛으로 내려가 순종하며 살았다고 말하고, 52절에서는 하나님과 사람에게 사랑받으며 자랐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곧이어 누가복음 3장으로 넘어가면 이렇게 기록됩니다.
“예수께서 가르치심을 시작하실 때에 삼십 세쯤 되시니라.”
열두 살과 서른 살 사이, 무려 18년이라는 시간이 성경에서 완전히 침묵 속에 묻혀 있습니다. 왜 성경은 이 시간을 기록하지 않았을까요?
메시아의 성장기라면 영웅담 하나쯤 있어도 좋았을 텐데, 성경은 이 시간을 철저히 비워 둡니다.
나사렛이라는 자리
예수님이 머물렀던 나사렛은 예루살렘에서도 한참 떨어진 갈릴리의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사람들의 기대도, 주목도 없는 변방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다나엘은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올 수 있느냐”라고 말했습니다.
열두 살에 성전에서 율법 교사들을 놀라게 했던 그 소년은 이제 다시 이 보잘것없는 마을로 돌아갑니다.
그곳에서 예수님은 아버지 요셉에게서 목수 일을 배우며 대패질을 하고, 톱질을 하고, 쟁기를 고치며 먼지와 땀 속에서 평범한 노동자의 삶을 살아가셨을 것입니다.
성장에 대한 오해
여기서 잠시 멈춰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흔히 성장을 이렇게 생각합니다.
- 더 많은 결과가 있어야 성장
- 눈에 띄는 변화가 있어야 성장
- 바쁘게 채워져 있어야 성장
그러나 오늘 복음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예수님의 성장은 대부분 숨겨진 시간,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장소, 반복되는 일상과 순종 속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성전에서의 놀라운 장면은 잠시였고, 나머지는 모두 나사렛의 조용한 삶이었습니다.
★ 성경이 이 시간을 침묵으로 남겨 둔 것은, 성장이 반드시 더 많은 사건과 성취로 증명되는 것이 아님을 우리에게 가르치기 위함입니다.
덜어내야 성장합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성장에는 때로 덜어냄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의 삶에서 덜어내진 것은
- 주목받는 무대
- 화려한 사건
- 빠른 성공의 서사였습니다.
그 대신 하나님은 조용한 나사렛의 여백 속에서 예수님의 삶을 천천히 발효시키셨습니다.
누가복음 2장 52절은 이 시간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예수는 지혜와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스러워가시더라.”
오늘 우리에게 주는 질문
나사렛의 침묵은 오늘 우리에게 묻습니다.
- 우리는 결과가 보이지 않는 시간을 견딜 수 있는가?
- 하나님과 사람에게 사랑스러워지는 내적 성숙보다 세상에 보이기 위한 외적 성장을 더 붙들고 있지는 않은가?
- 여백의 시간을 실패로 오해하고 있지는 않은가?
성장은 화려한 이벤트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정직하게 살아내는 하루하루가 쌓여 마침내 한 사람의 삶을 만듭니다.
교회의 길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종종 교회의 미래를 말하며 무언가를 더 채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교회의 길은 세상의 기업과 다릅니다.
교회의 성장은 덜어냄의 용기에서 시작됩니다. 불필요한 것들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하나님과 사람이 정직하게 마주할 수 있는 여백을 남기는 것, 그것이 교회의 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나사렛의 침묵 속에서 자라신 예수님을 따라 덜어냄 속에서 깊어지는 성장의 은혜를 우리 모두의 삶과 교회 가운데 경험하게 되길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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