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시간의 신학 - 크로노스에서 카이로스로
1.1 시간의 이중적 차원과 전례적 변용
인류에게 시간은 단순히 물리적인 시계의 바늘이 가리키는 연속적인 순간, 헬라적 개념으로 말하는 '크로노스(Chronos)'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은 역사 속으로 개입하시는 하나님의 구원 사건을 통해 이 물리적 시간을 '카이로스(Kairos)', 즉 의미로 충만한 구원의 시간으로 변모시킨다. 교회력(Church Year) 또는 전례력(Liturgical Year)은 이러한 시간의 신학적 변용을 체계화한 거대한 구조물이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사역, 죽음과 부활, 그리고 성령의 임재와 교회의 선교라는 구속사의 핵심 사건들을 일 년이라는 태양력의 주기에 맞추어 재배열함으로써, 신자들이 매년 그리스도의 생애를 영적으로 재체험하도록 돕는 교육적이고 영성적인 장치이다.
1.2 교회력의 양대 산맥: 성탄 주기와 부활 주기
교회력의 구조는 크게 두 개의 중심축으로 형성되어 있다.
첫 번째 축은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Incarnation)을 중심으로 한 '성탄 주기(Christmas Cycle)'이다. 이는 주님이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Advent)에서 시작하여 성탄절(Christmas), 그리고 이방에 빛으로 드러나심을 기념하는 주현절(Epiphany)로 이어진다.
두 번째 축은 그리스도의 수난과 승리를 다루는 '부활 주기(Easter Cycle)'이다.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로 시작되는 사순절(Lent), 십자가의 신비를 묵상하는 성주간(Holy Week), 부활절(Easter), 그리고 성령강림절(Pentecost)로 완성된다. 이 두 거대한 산맥 사이에는 일상의 삶 속에서 신앙의 성장을 도모하는 '연중 시기(Ordinary Time)'가 흐르고 있으며, 한국 교회는 여기에 맥추감사절과 추수감사절이라는 토착화된 감사의 절기를 더하여 독특한 전례적 리듬을 형성하고 있다.
본 보고서는 교회력의 각 절기에 대한 상세한 역사적 기원, 신학적 의미, 전례적 색깔의 상징성, 그리고 2025년과 2026년의 구체적인 날짜 데이터를 망라하여, 시간 속에 담긴 신앙의 신비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제1부: 빛과 기다림의 주기 (The Cycle of Light)
2.1 대림절 (Advent): 종말론적 기다림과 희망의 서막
2.1.1 용어의 유래와 삼중적 의미
교회력의 새해는 대림절로부터 시작된다. '대림절(Advent)'이라는 용어는 라틴어 'Adventus'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는 황제나 왕의 '도래' 혹은 '방문'을 의미하는 단어였다. 기독교는 이 세속적 용어를 차용하여 만왕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지칭하는 용어로 승화시켰다
대림절의 기다림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다. 이는 삼중적인 시제를 포함하는 신학적 깊이를 가진다.
- 과거적 차원: 2천 년 전 유대 땅 베들레헴에 육신을 입고 오신(Incarnation) 아기 예수를 기억하며 그 역사적 사건의 신비를 묵상한다.
- 현재적 차원: 지금 이 순간, 말씀과 성령을 통하여 예배와 성도들의 삶 가운데 임재하시는 그리스도를 영접한다.
- 미래적 차원: 역사의 마지막 날, 심판주이자 완성자로 다시 오실(Second Coming) 재림 예수를 종말론적인 긴장감을 가지고 기다린다.
따라서 대림절은 "이미(Already)" 오신 주님과 "아직(Not Yet)" 오지 않은 주님 사이에서, 교회가 깨어 기도하며 거룩함을 회복하는 시기이다.
2.1.2 기간 및 날짜 계산 방식
대림절은 성탄절(12월 25일) 전 4주간을 의미한다. 정확하게는 11월 30일에 가장 가까운 주일(St. Andrew's Day 전후 주일)부터 시작하여 성탄절 전날까지 지속된다.
이 기간 동안 교회는 4개의 촛불을 켜는 '대림환(Advent Wreath)' 예식을 거행하는데, 매 주일 하나씩 촛불을 늘려가며 빛이신 그리스도가 가까이 오심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각 초는 희망, 평화, 기쁨, 사랑을 상징한다.
2.1.3 예전 색깔과 상징: 보라색 (Purple/Violet)
대림절의 주된 예전 색은 보라색이다.
- 왕권의 상징: 고대 로마 시대부터 보라색 염료는 귀하고 값비싸 황제나 왕족만이 사용할 수 있는 색이었다. 교회는 왕으로 오시는 그리스도의 존엄성을 나타내기 위해 이 색을 채택했다.
- 회개와 준비: 동시에 보라색은 사순절과 마찬가지로 참회와 영적 각성을 상징한다.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정결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세례 요한이 광야에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고 외쳤던 메시지와 일맥상통한다.
2.1.4 2025-2026 대림절 일정 분석
- 2025년 대림절: 11월 30일이 대림 제1주일이 된다. 이날은 교회력의 새로운 해(다해 또는 가해의 독서 주기 시작점)가 열리는 날이다.
- 대림 제1주일: 2025년 11월 30일
- 대림 제2주일: 2025년 12월 7일
- 대림 제3주일: 2025년 12월 14일 (자선 주일/기쁨 주일)
- 대림 제4주일: 2025년 12월 21일
- 2026년 대림절: 11월 29일이 대림 제1주일이다.
2.2 성탄절 (Christmas): 말씀이 육신이 된 신비
2.2.1 역사적 기원과 12월 25일의 정착
성탄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초기 기독교에서는 예수님의 탄생보다 부활과 공현(Epiphany)을 더 중요하게 여겼으나, 4세기경부터 성육신 교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성탄절이 확립되었다.
12월 25일이 성탄절로 정해진 배경에는 기독교의 토착화 전략이 있었다. 당시 로마 세계에서는 동지(Winter Solstice)를 기점으로 태양이 다시 길어지는 것을 기념하여 '무적의 태양신 탄생일(Dies Natalis Solis Invicti)'을 지키고 있었다. 교회는 세상의 물리적 태양이 아닌, 진정한 '의의 태양(Sun of Righteousness)'이신 그리스도의 탄생이 참된 빛의 도래임을 선포하기 위해 이 날짜를 기독교화하였다. 안디옥 교회 기록에 따르면 375년경부터 이 날을 성탄절로 지키기 시작했다.
2.2.2 성탄 시기 (The Christmas Season)와 12일의 축제
현대 상업주의의 영향으로 성탄절이 12월 25일 하루의 행사로 축소되는 경향이 있으나, 전례적으로 성탄은 '시기(Season)'이다. 성탄절 저녁부터 주현절(1월 6일) 전날까지 이어지는 12일간을 '성탄 12일(Twelve Days of Christmas)'이라 부르며, 이 기간 전체가 축제의 연속이다. 이 시기 동안 교회는 스테파노 순교일(12월 26일), 사도 요한 축일(12월 27일),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의 축일(12월 28일) 등을 배치하여 성탄의 기쁨과 신앙의 증거가 분리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2.2.3 예전 색깔: 흰색 (White) 또는 금색 (Gold)
성탄절과 성탄 시기의 예전 색은 흰색이다.
- 순결과 신성: 흰색은 죄 없으신 그리스도의 완전한 순결과 신성(Divinity)을 상징한다.
- 빛과 승리: 어둠을 물리치는 빛의 색이자, 천상의 영광을 드러내는 색이다. 최고의 축제일임을 강조하기 위해 흰색 바탕에 금색 자수를 놓거나 금색 제의를 사용하여 왕권을 드러내기도 한다.
2.3 주현절 (Epiphany): 열방을 향한 빛의 현현
2.3.1 동방 박사와 선교적 의미
주현절(Epiphany)은 그리스어 'Epiphaneia(나타남, 현현)'에서 유래했다. 전통적으로 1월 6일에 지켜지며, 동방 교회에서는 예수님의 세례를, 서방 교회에서는 동방 박사의 방문을 주로 기념한다. 동방 박사의 방문은 예수 그리스도가 유대인만의 메시아가 아니라, 이방인을 포함한 온 세상의 구세주임이 공적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따라서 주현절은 '이방인의 성탄절'이라 불리기도 하며, 교회의 선교적 사명(Missio Dei)을 강력하게 상기시키는 절기이다.
2.3.2 2025-2026 주현절 일정
- 2025년 주현절: 1월 6일(월). 한국 천주교 등 일부 교단은 편의상 1월 2일~8일 사이의 주일(1월 5일)로 옮겨서 '주님 공현 대축일'로 지키기도 한다.
- 2026년 주현절: 1월 6일(화) 혹은 이동 축일로 1월 4일(주일)에 지켜질 수 있다.
2.3.3 예전 색깔의 전환
주현절 당일은 성탄의 연장선상에서 흰색을 사용한다. 그러나 주현절이 지나고 사순절 전까지 이어지는 기간(주현절 후 주일들)에는 녹색(Green)을 사용한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세상 속으로 퍼져나가며 생명력을 얻고 성장하는 것을 상징한다.
2.4 주님 세례 축일 (The Baptism of the Lord) - '수세일'
2.4.1 수세일(受洗日)의 의미
'수세일(受洗日)'은 전례력상 '주님 세례 축일(Baptism of the Lord)'을 지칭한다. 이 날은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며 요단강에서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사건을 기념한다. 이때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비둘기같이 임하며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는 성부의 음성이 들린 삼위일체적 현현 사건이 중심이다.
2.4.2 전후 관계 및 시기
주님 세례 축일은 주현절 직후 첫 번째 주일에 지켜진다. 이 날은 성탄 시기가 공식적으로 마감되고, 연중 시기(Ordinary Time)가 시작되는 분기점이다. 수님의 사생활(Hidden Life)이 끝나고 공적 사역(Public Ministry)이 시작됨을 알리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2.4.3 2025-2026 주님 세례 축일 일정 및 예전 색
- 2025년: 1월 12일 (주일)
- 2026년: 1월 11일 (주일)
- 예전 색: 이 날까지는 성탄 시기의 연장 혹은 그리스도의 신성이 드러난 날로 보아 흰색을 사용한다.이 날이 지나면 전례색은 녹색으로 바뀐다.
제2부: 생명과 갱신의 주기 (The Cycle of Life)
3.1 사순절의 서막: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
3.1.1 흙에서 흙으로: 재의 신학
부활절을 준비하는 40일간의 여정인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로부터 시작된다. 이날 교회는 전년도 종려주일에 사용했던 종려나무 가지를 태워 만든 재(Ash)를 축복하여 성도들의 이마에 십자가 모양으로 바르는 예식(Imposition of Ashes)을 거행한다. 사제나 목회자는 창세기 3장 19절의 말씀을 인용하여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기억하라(Memento, homo, quia pulvis es, et in pulverem reverteris. Memento mori와 동일 맥락)"라고 선포한다. 이는 인간의 유한성과 죽음을 직시하고, 하나님 앞에서의 철저한 겸비와 회개로 사순절을 시작하겠다는 신앙적 결단이다. 재는 정화와 순수, 그리고 새로운 생명을 위한 밑거름을 상징하기도 한다.
3.1.2 날짜 계산과 2025-2026 일정
재의 수요일은 부활절 날짜에 종속되어 이동한다. 부활절로부터 주일(Sunday)을 제외한 40일 전의 수요일이 된다. 주일을 제외하는 이유는 기독교에서 모든 주일은 '작은 부활절'로 간주되어 금식일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 2025년 재의 수요일: 3월 5일 (수)
- 2026년 재의 수요일: 2월 18일 (수)
3.1.3 예전 색깔: 보라색
이날부터 교회는 참회와 금식을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제단과 강단을 장식한다.
사육제에 대하여
사육제는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을 기준으로 약 1주 전부터 이어지는 시기에 해당하며, 로마 가톨릭 전통에서 농신제나 고대 이교 축제가 기독교적으로 수용·변형된 축제입니다. 교회력상으로는 사순절 직전에 위치한 절기로, 사순절 40일간의 금식과 절제를 앞두고 고기 섭취를 금하는 규율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잔치를 벌이며 즐거움을 나누는 시기입니다. 이 기간에는 고기와 육식을 미리 즐기며, 다가올 금식과 회개의 시간을 준비하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는 가톨릭과 일부 개신교 전통에서 유래했지만, 한국 개신교 교회에서는 공식 절기로 강조되지 않고 주로 문화적 축제(카니발)로 알려져 있습니다.
3.2 사순절 (Lent): 광야 40일의 영적 훈련
3.2.1 40일의 상징성과 역사적 발전
'사순(四旬)'은 40일을 의미하는 라틴어 'Quadragesima'에서 유래했다. 영어 'Lent'는 '봄(Spring)'을 뜻하는 고어 'Lencten'에서 왔는데, 이는 낮이 길어지는 계절적 특성을 반영한다. 사순절의 40일 기간은 모세의 시내산 40일, 엘리야의 호렙산 40일, 그리고 무엇보다 예수님의 광야 40일 금식을 모델로 한다. 초기 교회에서는 세례 지원자(Catechumens)들이 세례를 받기 전 금식하며 준비하던 기간이었으나, 점차 전 교인이 부활절을 앞두고 회개와 절제, 구제와 기도를 실천하는 영적 갱신의 시기로 발전하였다.
3.2.2 전례적 특징
이 기간 동안 교회는 화려한 장식을 피하고, 예배 중 '알렐루야(Alleluia)'나 '대영광송' 같은 기쁨의 찬송을 유보한다. 이는 죄에 대한 슬픔과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침묵의 영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3.3 장미 주일 (Laetare Sunday): 고난 중의 기쁨
3.3.1 사순절의 오아시스
엄격한 금식과 회개가 이어지는 사순절의 중간 지점인 사순 제4주일은 '장미 주일' 혹은 '레타레(Laetare) 주일'로 불린다. '레타레'는 라틴어로 "기뻐하라"는 뜻으로, 이날의 입당송이 "예루살렘을 사랑하는 이들아...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이사야 66:10)"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는 긴 참회의 여정에 지친 성도들에게 부활의 희망이 가까이 왔음을 알리며 잠시 숨을 고르고 위로를 얻게 하는 목회적 배려가 담긴 주일이다.
3.3.2 예전 색깔: 장미색 (Rose/Pink)
이날은 사순절의 보라색 대신 장미색(Rose) 제의를 입거나 초를 켠다.
- 색의 의미: 장미색은 참회의 보라색과 부활의 흰색이 섞인 중간색으로 해석된다. 짙은 어둠(보라) 속에 부활의 빛(흰색)이 스며들어 여명처럼 밝아오는 상태를 시각화한 것이다. 이는 고난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 끝에 부활의 영광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3.4 성주간 (Holy Week)과 부활절
3.4.1 종려주일 (Palm Sunday)과 수난의 시작
부활절 직전 주일은 종려주일이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군중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호산나"를 외친 사건을 기념한다.
- 예전 색: 붉은색을 사용한다. 이는 이날의 환호가 곧 십자가의 피 흘림으로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며, 그리스도의 수난(Passion, 고난주간)과 왕권을 동시에 상징한다.
- 2025년 날짜: 4월 13일 (주일)
- 2026년 날짜: 3월 29일 (주일)
3.4.2 부활절 (Easter): 전례력의 정점
부활절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최대의 명절이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전파하는 것도 헛것이요(고전 15:14)"라는 고백처럼, 부활절은 교회력의 존재 이유이다.
- 날짜 계산(Paschal Computus):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 정한 원칙에 따라, 춘분(3월 21일경)이 지나고 첫 보름달(만월)이 뜬 후 맞이하는 첫 번째 주일로 정한다.
- 2025년 부활절: 4월 20일 (3월 20일 춘분 → 4월 13일 만월 → 4월 20일 주일)
- 2026년 부활절: 4월 5일
- 예전 색: 흰색과 금색. 죽음을 이긴 생명, 부활의 영광, 천국의 기쁨을 상징한다.
3.4.3 부활 시기 (Eastertide): 50일의 축제
부활절은 하루로 끝나지 않는다. 부활 주일부터 성령강림절까지 50일간을 '부활 시기'로 지킨다. 초대 교회는 이 기간을 '대축제(Great Fifty Days)'라 불렀으며, 기쁨을 표현하기 위해 금식을 금하고 서서 기도했다.
3.5 성령강림절 (Pentecost): 교회의 탄생
3.5.1 오순절의 성취와 의미
'오순절(Pentecost)'은 50일째 되는 날이라는 뜻이다. 구약의 칠칠절(맥추절)에 해당하는 이 날, 마가의 다락방에 모인 제자들에게 성령이 불의 혀처럼 강림하셨다(행 2장). 이는 바벨탑 사건으로 흩어졌던 언어가 성령 안에서 하나로 소통되는 회복의 사건이자, 신약 교회가 공식적으로 탄생한 날이다.
3.5.2 예전 색깔: 붉은색 (Red)
성령강림절의 예전 색은 붉은색이다.
- 불의 혀: 성령의 임재를 시각적으로 나타낸다.
- 사랑과 열정: 복음을 전파하기 위한 선교적 열정과, 교회를 하나 되게 하는 뜨거운 사랑을 상징한다.
3.5.3 2025-2026 성령강림절 일정
성령강림절은 부활절로부터 7주 후(50일째) 주일이다.
- 2025년: 6월 8일 (부활절 4/20 기준)
- 2026년: 5월 24일 (부활절 4/5 기준)
제3부: 일상 속의 성화와 한국적 적용
4.1 삼위일체 주일 (Trinity Sunday)과 연중 시기
성령강림절 직후 첫 주일은 삼위일체 주일로 지킨다. 이는 구원의 역사가 성부의 창조, 성자의 구속, 성령의 교통하심이라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협동 사역임을 고백하는 교리적 절기이다. 이후 교회력의 마지막 주일인 '그리스도 왕 대축일'까지 긴 '연중 시기(Ordinary Time)' 또는 '오순절 후' 기간이 이어진다.
- 예전 색: 녹색 (Green)
- 의미: 녹색은 자연의 푸르름과 생명력을 상징한다. 특별한 절기가 없는 이 긴 기간 동안, 성도들은 말씀과 성령 안에서 믿음이 나무처럼 자라나고(Growth), 일상(Ordinary Life)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는 삶을 살아야 함을 의미한다. "따로 녹색을 걸지 않아도 일상과 함께해야 한다"는 목회적 해석처럼, 이는 신앙의 생활화를 강조한다.
4.2 한국 교회의 독자적 절기: 맥추감사절과 추수감사절
4.2.1 맥추감사절 (Barley Harvest Festival)
- 기원과 토착화: 구약의 맥추절(칠칠절) 명칭을 차용했지만, 한국 교회의 맥추감사절은 한국의 농경 문화와 밀접하다. 선교 초기 한국은 보리농사를 짓는 이모작 사회였고, 6월 말 보리 수확을 마친 후 7월 첫 주일에 하나님께 첫 열매를 드리는 감사 절기로 정착되었다.
- 현대적 의미: 농경 사회가 아닌 현대 도시 교회에서는 이를 '상반기 감사절'로 재해석하여 지킨다. 지난 6개월을 지켜주신 은혜에 감사하고 남은 하반기를 의탁하는 의미를 갖는다.
- 날짜: 통상적으로 7월 첫째 주일 (2025년 7월 6일).
- 예전 색: 붉은색(성령강림절기와 겹칠 경우)을 쓰거나, 감사의 축제성을 드러내는 흰색 또는 녹색을 사용한다.
4.2.2 추수감사절 (Thanksgiving Day)
- 유래와 논쟁: 한국 교회의 추수감사절은 1904년 조선예수교장로회 공의회에서 11월 10일을 감사일로 정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미국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미국의 추수감사절 전통(청교도들이 1621년 첫 수확 후 드린 감사)을 따라 11월 셋째 주일로 굳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11월이 한국의 실제 추수 시기(9-10월)와 맞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우리 민족의 고유 명절인 추석 즈음으로 날짜를 변경하여 토착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 날짜: 11월 셋째 주일 (2025년 11월 16일).
- 의미: 한 해의 수확과 삶의 모든 결실을 하나님께 되돌려 드리는 감사의 절기이다.
제4부: 총정리 (2025-2026)
다음 표는 상기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2025년과 2026년의 주요 교회력 일정을 종합 정리한 것이다.
| 절기 구분 | 절기명 (한글/영문) | 2025년 날짜 | 2026년 날짜 | 예전 색깔 | 비고 및 주요 특징 |
| 성탄 주기 | 대림절 제1주일 (Advent Sunday) |
11/30 (일) | 11/29 (일) | 보라 | 교회력의 시작 (새해) |
| 성탄절 (Christmas) |
12/25 (목) | 12/25 (금) | 흰색 | 성육신, 12일간의 축제 시작 | |
| 주현절/공현 대축일 (Epiphany) |
1/6 (월) | 1/6 (화) | 흰색 | 동방박사 방문, 이방 선교 | |
| 주님 세례 축일 (Baptism of Lord) |
1/12 (일) | 1/11 (일) | 흰색 | 공생애 시작, 성탄 시기 종료 | |
| 부활 주기 | 산상변모 주일 (Transfiguration) |
3/2 (일) | 2/15 (일) | 흰색 | 사순절 직전, 영광의 체험 |
|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 |
3/5 (수) | 2/18 (수) | 보라 | 사순절 시작, 재 도포 예식 | |
| 사순 제4주일 (Laetare Sunday) |
3/30 (일) | 3/15 (일) | 장미 | 장미 주일, 잠시의 기쁨 | |
| 종려주일 (Palm Sunday) |
4/13 (일) | 3/29 (일) | 붉은색 | 성주간 시작, 예루살렘 입성 | |
| 부활절 (Easter) |
4/20 (일) | 4/5 (일) | 흰색 | 빈 무덤, 부활 승리 | |
| 성령 주기 | 성령강림절 (Pentecost) |
6/8 (일) | 5/24 (일) | 붉은색 | 교회 탄생, 선교의 시작 |
| 한국 절기 | 맥추감사절 | 7/6 (일) | 7/5 (일) | 녹색/적색 | 7월 첫 주, 상반기 감사 |
| 추수감사절 | 11/16 (일) | 11/15 (일) | 흰색 | 11월 셋째 주, 한 해의 결실 |
결론: 색채로 기록된 신앙의 여정
본 보고서를 통해 살펴본 바와 같이, 교회력은 단순한 날짜의 나열이 아니다. 그것은 보라색의 참회와 기다림, 흰색의 환희와 영광, 붉은색의 희생과 역동성, 그리고 녹색의 생명과 일상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거대한 영적 드라마이다.
- 순환과 상승: 교회력은 매년 반복되지만, 신앙인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선형 계단처럼 매년 더 깊은 영적 성숙을 향해 상승한다.
- 균형 잡힌 영성: 성탄과 부활, 고난과 영광, 역사적 예수와 종말론적 그리스도 사이의 균형을 잡아주어 신앙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한다.
- 삶의 성화: 특별한 절기뿐만 아니라 긴 연중 시기를 통해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하나님이 거하시는 거룩한 시간(Kairos)이 될 수 있음을 가르친다.
따라서 교회력의 흐름을 따라 걷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선택적인 문화 활동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을 그리스도의 구속사에 잇대어 살아가는 본질적인 신앙 행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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